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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동 주 경상대 의대 순환기내과 Dong-Ju Choi, M.D. & Ph.D. Division of Cardiology Dept. of Internal Medicine Gyeongsang National University Collage of Medicine. |
고혈압과 동맥경화 동맥경화는 고대 이집트의 미이라에서 발견될 정도로 오래 전부터 발생하였으나 최근 식생활 및 환경의 근대화와 함께 급증하고 있다. 동맥경화의 진행은 혈관내의 동맥경화반 (atheroma plaque) 형성과 혈관 재성형 (vascular remodeling)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혈관 내경이 좁아지고 결국 뇌, 심장 및 말초혈관등 표적장기에 손상을 초래하게 된다. 동맥경화의 발생과 진행을 유발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고 복합적인데, 흔히 위험인자로 불리는 고지혈증과 고혈압을 비롯한 흡연, 당뇨, 가족력, 고령 및 남성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과는 대조적으로 고혈압은 silent risk factor이다. 고혈압의 유병율은 60세 이상의 고령환자의 경우 50%를 넘으나, 이들 중 실제로 진단되어 치료받는 환자는 25%미만이다. 실제로 높은 혈압이 지속되면 동맥경화에 의한 뇌혈관질환은 정상인에 비해 4배, 관동맥 질환은 2배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 meta-analysis에 의하면 확장기 혈압이 7 mmHg 상승함에 따라 관동맥질환의 위험도는 27%, 뇌혈관 질환의 위험도는 42%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이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기전은 몇 가지로 설명될 수 있는데 1) 내피세포 의존성 혈관 이완 장애, 2) 단핵구와 림프구의 내피세포 부착 활성화, 3) 혈관 내막내 탐식세포 침윤, 4) 성장인자 및 사이토카인 활성화, 5) 평활근세포 증식 활성화, 6) 동맥경화반 세포 침윤, 7) 혈관내 산화작용 증가, 8) 내막 및 중막 두께 증가 등으로 알려져 있다. 혈압이 높을 수록 동맥경화가 조기에 시작되고 빠르게 진행하여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는데,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는 경우 50%는 관동맥 질환이나 심부전으로, 33%는 뇌혈관 질환으로, 15%는 신부전으로 사망하게 된다. 고혈압이 혈관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고혈압성 변화”와 “동맥경화”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는 혈압 상승 자체에 의한 직접적인 영향으로 단순히 혈압을 낮춤으로써 예방할 수 있으나, 후자는 더욱 복잡한 요인들에 의해 발생한다 (Table 1). 비록 고혈압이 동맥경화의 한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으나 단순히 혈압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동맥경화의 진행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고혈압 약제와 동맥경화 예방 고혈압이 혈관 변화에 미치는 영향과 마찬가지로 고혈압 치료에 의한 항동맥경화 효과도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되어야한다. 항고혈압 치료에 의해 혈압을 5∼6 mmHg 낮추면 뇌혈관 질환 발생은 40% 가량 낮아지나, 관동맥 질환은 단지 14% 가량 낮아진다. 이러한 강압 치료에 대한 두 질환의 차이는 고혈압 약제의 단순히 혈압을 낮추는 강압효과와 항동맥경화 효과에 의한 차이 때문으로 설명되고 있다. 즉 단순한 강압 효과에 의한 영향은 관동맥 질환에서 보다는 뇌혈관 질환 예방에서 더욱 뚜렷하다. 실제 Spence 등의 연구에 의하면 이뇨제를 사용하는 경우 뇌혈관 질환의 감소는 주로 열공경색과 뇌출혈 감소에 의하며 동맥경화와 관련된 뇌졸중의 감소는 많지 않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항고혈압 약제를 선택할 때는 환자에 동반된 다른 질환과 함께 항동맥경화 작용도 고려 되야 할 것이다. 베타 차단제와 항동맥경화 효과 베타 차단제의 항동맥경화 효과는 관동맥 협착을 예방하여 관동맥 질환의 유병율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이미 여러 동물 실험을 통한 연구에서 밝혀져 왔으며, 이는 몇몇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MRC (Medical Research Council) trial, IPPPSH (International Prospective primary Prevention Trials in Hypertension) 및 HAPPHY (Heart Attack Primary Prevention in Hypertension) 등이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이뇨제와 베타 차단제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들로서, 두 가지 약제사용에 의한 뇌졸중, 관동맥 질환 및 사망률을 관찰하였다. 관동맥 질환의 발생은 MRC에서 이뇨제의 경우 5.6%에서 발생하였으나 베타 차단제 사용 환자는 4.8%로 감소하였으며, IPPPSH에서는 각각 8.4%와 7.1% 였고 HAPPHY에서는 8.3%에서 7.7%로 감소하였다. 이는 장기적인 베타 차단제의 복용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와는 무관하게 항동맥경화 효과가 있음을 입증해 준다. 베타 차단제가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효과는 몇 가지로 설명되는데, 우선 혈역학적 조건의 개선이 동맥경화 발생을 막아준다. 동맥경화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혈관 내피 세포의 손상은 동맥이 분지되는 부위에서 혈류의 와류 형성에 의한 전단응력(shear stress)이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동맥의 분지의 혈류 흐름이 간헐적이고 가속의 변화가 심할 수록 와류 형성이 잘된다. 즉 심박동수가 빠르고 혈류 속도 변화율이 클수록 혈관 내피 세포의 손상은 커지는데 베타 차단제의 심박동수와 혈류 속도 변화율의 억제 효과가 이러한 현상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베타 차단제는 혈액의 점도를 낮추고, LDL-cholesterol의 proteoglycan에 대한 부착을 저해하며, acylcholesterol acyltransferase (ACAT)를 억제하여 항동맥경화 효과를 보인다.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항동맥경화 효과 관동맥 질환에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의 활성도가 증가되어 있고, 전환효소 억제제를 동물모델에 장기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대동맥, 경동맥 및 관동맥의 동맥경화를 감소시킬 수 있음은 이미 알려져 있다. 전환효소 억제제의 항동맥경화 효과는 조직과 혈중의 Angiotensin II의 형성을 억제하고 bradykinin을 증가시켜서, 혈관 평활근 세포의 증식과 이동을 억제하고, 염증세포의 침윤과 활성화를 방지하고, 산화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혈관 내피의 NO 형성을 촉진하여 나타난다. 기존의 전환효소 억제제의 항동맥경화 효과에 대한 임상연구로 혈관조영 연구의 일부인 QUIET (QuinaprilIschemic Event Trial), SCAT (Simbastatin/Enalapril Coronary Atherosclerosis), PART-2 (Prevention of Atherosclerosdis with Ramipril Trial) 및 SECURE (Study of Evaluate Crotid Ultrasound changes in Patient treated with Ramipril and vitamine E)등이 있다. 이중 관동맥 조영술을 이용한 QUIET과 SCAT에 의하면 quinapril과 enalapril은 뚜렷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으며, 단지 QUIET의 일부군 분석에서 LDL-cholesterol이 높은 환자들에서 항동맥경화 효과를 보였다. SECURE에서는 이와는 달리 경동맥의 동맥경화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러한 서로 다른 임상 결과들은 약제의 종류나 용량 및 연구 디자인과 연관될 것으로 생각되나, 동맥경화 진행의 평가 방법으로 혈관조영술 보다는 경동맥 초음파가 더욱 예민한 검사임을 시사한다. 칼슘 길항제제와 항동맥경화 효과 동맥경화가 발생한 혈관 세포막에서 칼슘 이동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혈관 세포 배양에 의한 in vitro 연구나 동물 모델을 이용한 in vivo 연구에 의하면,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LDL-cholesterol의 증가 혹은 HDL-cholesterol의 감소에 의해 혈관 평활근 세포막의 이중막 구조의 콜레스테롤 조성이 바뀐다. 이와 같은 세포막 구조의 변화는 칼슘에 대한 투과성을 증가시켜 세포 분화를 촉진시키는데, 이러한 세포증식과 동맥경화의 유발은 동물 실험을 통하여 칼슘 길항제에 의해 억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칼슘 길항제에 의한 항동맥경화 작용은 항산화 작용 (antioxidant activity), 혈관 내피세포의 nitric oxide 생성 촉진, 혈관 평활근 세포 이동 억제 효과 등에 의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슘 길항제의 항동맥경화 작용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연구로는 MIDAS (Multicenter Isradipine Diuretic Atherosclerosis Study), VHAS (Verapamil in Hypertension and Atherosclerosis Study), INSIGHT (International Nifedipine GITS Study Intervention as a Goal in Hypertension Treatment), PREVENT (Prospective Randomized Evaluation of the Vascular Effect of Norvasc Trial), CAPARES (Coronary Angioplasty Amlodipine Restenosis Study)와 ELSA (European Lacidipine Study of Atherosclerosis) 등이 있다. PREVENT는 관동맥 질환이 확인된 82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amlodipine 투여에 의해 3년 동안의 입원율과 유병율을 낮추었을 뿐 아니라, 초음파로 측정한 경동맥의 동맥경화도 위약군에 비하여 현저히 저하시켰다. CAPARES는 PREVENT와 유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칼슘 길항제 사용으로 관동맥 성형술 후 재협착과 임상적 재발을 낮춘다는 것이다. ELSA는 2,259명을 대상으로한 전향적 임상연구로 경동맥 초음파를 이용하여 기본 동맥경화 정도를 측정한 후 4년동안 lacidipine과 atenolol을 투여한 후 두 그룹을 비교하였다. 연구 결과 lacidipine 투여군이 경동맥 IMT (Intima-MediaThickeness)가 일년에 평균 0.006 mm 증가하여 0.015 mm 증가한 atenolol 군에 비하여 동맥경화 진전이 둔화됨을 보여 준다. 결 론 고혈압 치료에 의한 항동맥경화 효과는 실제 임상적으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고혈압 치료 후 동맥경화에 의한 뇌혈관 질환, 관동맥 질환의 유병율 혹은 사망률이 좋은 지표로 사용되어 왔으나 실제로 이들 결과에는 많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단순한 강압 효과와 구별이 어렵다.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실제 혈관의 형태 변화를 관찰하는 방법으로 혈관 조영술 보다는 경동맥 초음파가 더 예민한 검사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각 고혈압약제의 항동맥경화 효과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더 많은 대규모 전향적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출처 : DiaTreat Vol2. No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