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4월 29일 만난다. 2022년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2년 만에 이뤄지는 첫 대화에 국민들의 기대와 관심이 높다. 시급한 민생 현안과 국정 과제 해결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공의 집단 진료거부와 의대교수 집단사직으로 인한 필수·중증·응급의료 파행 사태는 민생 현안 중에서도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할 현안 과제이고, 필수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가장 절박한 국정 과제이다. 의제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한 이번 영수회담에서 의대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 해법과 필수·지역·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 추진방안을 반드시 대화 의제에 포함해야 한다. 여러 대화 의제 중에서도 조속한 진료 정상화와 올바른 의료개혁 의제를 1순위 의제에 올려 논의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진료거부 중단과 조속한 의료현장 복귀 호소 ▲조속한 진료 정상화 추진 ▲대화를 통한 해법 마련 약속 ▲의사들의 고충을 의료개혁 과제에 반영하기 위한 실질적 노력 ▲필수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한 초당적 협력 등의 가시적인 조치를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 추진되는 의료개혁의 궁극적 목적이 환자 살리기임을 명심하고 진정한 의료개혁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2월 1일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를 내용으로 하는 ‘4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어 이를 추진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위해 4월 25일 ▲위원장 1인 ▲공급자단체 10인 ▲수요자단체 5인 ▲분야별 전문가 5인 ▲정부위원 6인 총 27인이 참여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발표로 촉발된 전공의 및 의대 교수 집단행동과 이로 인한 의료공백이 10주째 이어지고 있다. 의료공백 장기화 사태로 인해 그동안 응급환자와 중증환자가 치료 지연 및 연기로 겪은 심리적 불안감과 불편·피해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환자가족의 당혹감과 분노는 상상 이상이다. 특히, 의대 교수들이 한 달 전에 제출한 사직서 효력이 오늘부터 발생한다는 점과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 일주일에 하루는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는 셧다운을 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앞으로 증원될 의사인력이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에 종
1. 도대체 증원의 근거가 무엇인가요? 2023년 10월만 하더라도 정부에서 흘러나오던 의대증원 숫자는 1000명 이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3-4개월도 안 돼 2000명을 발표했습니다. 도대체 정부는 의사가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요? 근거는 갖고 증원 숫자를 이야기하는 것인지요? 어떻게 3-4개월만에 의대증원이 두배가 되는 것인가요? 2. 또한, 일시 감원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2000명에서 한 명도 줄일 수 없다고 정부는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정부는 “늘 대화를 할 준비를 하고있다”, “어떤 형태이든 어떤 논제이든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00명은 절대 건드릴 수 없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총장들은 의대생의 유급 등이 닥치고, 신입생 대거 증원을 하게 되면 임상실습 등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고, 허겁지겁 국립대총장협의회를 통해 2025년 신입생만 일시 감원해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의견을 냅니다. 하지만 이 의견을 내기 24시간 전만 하더라도 우리 대학(충북의대)의 총장은 한 언론을 통해 잘 찍은 프로필 사진 세 장까지 넣어서 당장 200명의 신입생이 들어온다고 하더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윤석열 정부의 ‘의료 개혁’이 지역과 필수의료 공백을 해결하기 위한 진정한 개혁이 아닌, 의료 시장화와 영리화를 가속시키는 가짜 의료 개혁이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 4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은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 대란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에서 “의료산업 발전에 따라 바이오, 신약, 의료기기 등 의사들을 필요로 하는 시장도 엄청나게 커질 것”이고, “의료서비스의 수출과 의료 바이오의 해외 시장 개척 과정에서, 의사들에게 더 크고, 더 많은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라며 의사들을 달래려 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이 담화에 대한 논평을 통해 윤석열표 ‘의료 개혁’이 의사를 증원해 지역과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 시장화’이자 의료 산업계에 부족한 의사들을 공급하려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4월 22일 발표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내정자를 통해 다시금 윤석열표 ‘의료 개혁’이 의료 시장화, 영리화임이 더욱 분명해졌다. 정부는 위원장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협회장인 노연홍을 내정했는데, 해당 협회는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기구다. 이 협회에는 악명 높은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인해 야기된 사회적 혼란이 두 달째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이번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고 계신 모든 분들과 근심과 우려 속에 사태해결을 기대하고 계신 국민들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유급은 의료 인력 양성 시스템의 붕괴와 회복 불가능한 교육 손실을 초래할 것입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의과대학 학사 일정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지만, 반복되는 개강 연기와 휴강으로 인해 4월 말이면 법정 수업 일수를 맞추기 어렵게 됐습니다. 학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한 지 2개월이 다 되도록 교육부에서는 동맹휴학이라는 이유로 휴학계 승인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 사태가 지속되고 학생 복귀가 어려워진다면, 학장들은 집단 유급과 등록금 손실 등 학생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학 승인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음을 밝힙니다. 정부는 4월 19일 2025년 의대 입학정원으로 당초 배정받은 증원분에서 대학별 자율 모집을 허용한다는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발표는 숫자에 갇힌 대화의 틀을 깨는 효과는 있었지만,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국가 의료인력 배출 규모를 대
5월 20일부터 요양기관 이용 시 본인 식별이 가능한 신분증 확인이 의무화된다. 추진 배경이나, 목적은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그 내용은 누가 봐도 당연히 정부가 관리하고 책임을 감당할 내용이다. 애초에 개인의 신분을 확인하고 관리하는 일이 의료기관의 고유 업무는 아니지 않는가? 정부에서 민간 기관에 협조를 구할 때는 해당 기관의 업무에 적합해야함은 물론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충분한 양해를 바탕으로 합의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과연 5월 20일 시행일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의료기관에 오면 신분증을 제시하여야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시작 당일에는 의료기관 현장에서 실랑이가 벌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한민국 의료를 송두리째 파괴하는 개악은 세뇌 수준으로 홍보하여 우리 눈과 귀를 혹사 시키는데 정작 이와 같이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정책에 얼마나 대국민 홍보를 했는가? 환자 곁을 한순간도 지켜보지 않은 자들이 탁상에 앉아 환자에 대한 정책을 결정하고 현장의 소리에는 귀를 틀어막고 있다. 대국민 홍보조차 전무한 상황에서 현장의 혼란은 무시한 채 본인확인을 위반한 의료기관에는 과태료 처분을 하겠다고 공공연히 믄소리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의 식견과 인식에 걱정이 앞서는 것은 약사사회만의 걱정일까? 최근 대한의사협회 당선인은 현재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입장 발표에 강한 항의 뜻을 전달했고 그 내용을 스스로 공개했다. 그 항의내용의 첫 단추는 의약분업 제도 도입에 관여했던 해당 시민사회단체의 질타로 시작했다. 그렇다면 당선인은 현재의 의약분업 제도가 어떻게 도입이 됐는지, 그리고 의약분업 제도가 왜 지금의 모습으로 운영되는지 아는가? 의약분업 제도는 국민건강을 위해 세계가 보편적으로 시행하는 방식을 사회적 합의에 의해 선택한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현행 보건의료 환경에 대한 의료소비자인 국민의 인식 수준과 당선인의 인식 수준이 과연 어느 정도 부합한다고 판단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우리는 국민건강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의사사회의 새로운 지도자가 착각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보건의료계는 국민건강을 제일 목표로 존재하는 집단이다. 그 배타적 면허의 책임은 좁은 식견과 옹졸한 인식보다는 배려와 존중임을 인식해 주길 바란다. 국민 건강을 위한 핵심적 역할을 자부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당부한다. 대한약사회는 당선인이 현재 보건의료 환경에서 국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21대 국회는 결자해지 마음으로 이번 의료공백 사태에 대한 마지막 국민의 대표로서 책무를 수행하길 촉구한다. 환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국민들은 지난 2달 가까이 의료계와 정부의 강대강 치킨 게임으로 이미 녹초가 되어 더 이상 울부짖을 기력도 하소연 할 곳도 없는 무기력한 상태이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2달 전부터 이번 총선 준비를 위한 전초전으로 공천 관련 이벤트와 언론이 온갖 선거 관련 이슈로 인해 국민의 신음하고 있는 모습을 되돌아볼 여유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중증 환자들은 56일간의 고통을 이를 악물고 버티어 왔다. 지난 총선기간 동안 국회가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중차대한 정치 일정을 감내하며 환자들 스스로 초인적인 힘으로 지금까지 악몽같은 시간 2달을 매일매일 견뎌내며 온 것이다. 이제 국회는 총선을 통해 민심을 확인했다. 국회는 선거기간 동안의 긴 동면에서 깨어나 국민과 환자의 목숨과 생명이 달린 의료 공백사태에 대해 정부와 의료계가 조속히 종결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행동을 보일 때이다.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원칙만을 주장하며, 지난 두 달을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주장만을 펼치는
옆구리 두 개의 신장은 어제 먹고 마신 탁한 국물들을 밤새도록 애써 걸러내었다. 짙은 호박 빛깔의 고농축 오줌은 요관을 통해 방광까지 흘려 내려갔다. 덜 깬 눈을 게슴츠레 뜨고 정신을 집중하자 방광 근육이 수축하면서 밤새 고였던 소변은 줄기차게 떨어져 내렸다. 열 손실을 만회하고자 온 몸이 한바탕 부르르 떨렸다. 어제 요관을 잘라내고 소장으로 갈아 끼우는 수술을 했다. 암은 이겨내었으나 치료 과정에서 요관이 막혀 힘들어 했던 환자였다. 오래 걸렸던 수술 탓인지 허리가 쑤셨지만 뜨거운 커피 한 잔과 컴퓨터 유튜브 창에 열어 놓은 7080 음악만으로도 흡족한 토요일 아침이었다. 'J 난 너를 못 잊어 J 난 너를 사랑해' 노랫말 속에 반복되는 J를 듣다 보니 요관 속을 지나가는 오줌의 흐름이 떠올랐다. 사람 몸은 온갖 복잡한 구멍과 관들의 집합체다. 현대 의학의 발달은 몸 밖에서 이 구멍이나 관에 접근하여 막힌 곳을 뚫고 새는 곳은 막으려는 눈물겨운 노력과 함께해 왔다. 요관이 막혔을 때 방광내시경을 통해 신장까지 삽입하는 요관 스텐트는 양쪽 끝이 J 모양으로 구부러져 '더블 제이' 간단히 그냥 'J' 라 불린다. 삽입된 J를 통해 소변은 다시 흐를 수 있다.
맑은 하늘이 파랗게 열렸다. 설레는 기분으로 길을 나선다. 오늘은 어떤 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볼까? 진료 대기실에 들어서니 교복을 입은 아이가 가방을 둘러멘 채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옆자리 어머니의 얼굴엔 오만가지 걱정이 서려 있다. 시험이 코앞인데 힘들더라고 좀 참고 묵묵히 달려주면 좋으련만. 전력으로 질주해도 경쟁에서 이길까 말까 한 이때, 왜 또 아프다고 하냐는 표정이다. “저 괜찮을까요?” 내 앞에 앉은 아이가 묻는다. 공부할 때가 되면 ‘머리도 아프고,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고,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아이는 힘든 낯빛이 영력하다. 어머니는 ‘더는 듣고 싶지 않은 언사를 늘어놓는다’면서 아픈 자식을 원망한다. 책상엔 잠시도 앉아 있지 않으면서 머리 아프다고 하다가도, 놀 때가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말짱한 얼굴로 기분이 좋아지니 꾀병이 분명하지 않느냐며 아이에게 눈을 흘겨댄다. 배불리 먹고 공부만 하면 되는데, 이제 조금만 더 하면 고생도 끝이 날 것인데, 그것이 무에 그리 힘들어서 저리도 고통스러워하는지 모르겠단다. 진찰대 위에 누워 있는 아이가 듣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슴 속 레퍼토리를 다 내어 보이는 어머니, 하소연하다
민준의 나이가 벌써 열아홉 살, 청년이 되었다. 출생 25일 만에 보송보송한 우윳빛 피부로 평화롭게 누워 첫 진찰을 받을 때가 생생한데 세월은 공평한 것인가. 그날... 그의 신체 계측 백분위 수치는 표준이었다. 그러나 아기 포대기를 홀랑 벗기고 진찰대에 옮길 때 내 손으로 느껴지는 그의 중량감은, 직감적으로 뇌신경 계통에 문제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척주와 사지의 근무력(筋無力)과 경직성이 뇌성마비 중증이었다. 내 표정만 살피던 젊은 부부는 마치 공판을 기다리는 피고인처럼 불안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아이의 상태를 묻는 아기 아빠는 거의 울상이었다. 신생아 운동반사 반응 등을 정밀 진찰하면서, 난 이 결과가 젊은 부부에게 줄 수 있는 충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하고 내심 걱정을 했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흔히 있는 경우인 것처럼 사무적으로 설명했다. “운동신경에 장애가 있으니 종합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군요.” 집에서도 갓난아이의 행동과 반응에 뭔가 이상해 했던 부부 역시 낙담의 기색이 역력했다. 이때부터 민준의 성장은 내 인생의 고리가 되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우리 민준이 예방주사 맞으러 왔습니다.” 늘 밝은 미소로 민준이 아버지가 진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