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출생률은 역대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으나, 정작 출생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기반 중 하나인 모자동실의 경우 열악한 실정으로 확인됐다. 모자동실이 산모와 아기 간의 유대 향상과 감염병·사망률 등 건강 향상에 도움이 되는 시설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최악의 출생률이라는 상황에 대해 대응하는 우리나라의 노력이 매우 미흡한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손인숙 한국모자보건학회 이사장(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을 만나 모자동실을 확보하려면 어떤 부문이 개선돼야 하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출생률 향상을 위해 분만 및 산후조리 환경에 대해서 어떤 점을 신경써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모자동실’을 확보하려면 법·제도·정책 등에서 어떤 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시나요? A. 첫째로 모자보건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개정은 치료를 요하지 않는 신생아는 그의 어머니와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별도의 공간에 분리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방향으로 개정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 평가 인증제도 지표에 모유 수유율과 모유 수유 권장 활동이 포함돼야 하며, 산후조리원은 모자동실과 모유수유율을 증가시키
2022년 우리나라 출생률은 0.78명으로 전년(2021년) 0.81명 대비 0.03명 감소함에 따라 2015년 이후 매년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해가 지날수록 출생률 향상의 중요성은 커지다 못해 국가 존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지난 8월 8일 ‘아동친화적인 출생의료환경 구축’ 정책토론회에서도 지적됐지만, 산모와 아기 간의 유대가 한층 더 돈독해지고, 감염병 등 유병률과 사망률도 낮추려면 모자동실이 필요하지만, 모자동실 관련 부문에서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식과 관련 환경이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손인숙 한국모자보건학회 이사장(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을 만나 모자동실이 무엇이고, 분만 및 양육에 어떠한 장점이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의 모자동실 관련 실태 및 인식이 어떠한 상황인지에 대해 점검해봤다. Q. ‘모자동실’은 무엇이고, 어떤 장점이 있나요? A.모자동실은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다면 분만 직후부터 산모와 아이를 같은 방에 있게 하는 방법입니다. 옛날 산후조리 방법은 엄마와 아기가 같은 방에 있게 해 아기가 원할 때마다 젖을 먹이고, 아기를 돌보는 양육 과정을 자
우리나라는 현재 2025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노인 의료체계의 중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필수의료와 응급의료 문제가 불거지고 있으며,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폭행 및 폭언하는 사건도 지속 발생하고 있어 마음 편히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이에 메디포뉴스는 남충희 대한요양병원협회 회장을 만나 요양병원을 활용한 필수의료·응급의료 해결방안은 없을지, 그리고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통칭 ‘저질 요양병원’을 근절 및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그밖에 대한요양병원협회의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초고령화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초고령시대에 걸맞는 보건의료 또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필수의료를 해결하려면 어떠한 요양병원 관련 법·제도·정책의 도입·개선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A. 현재 요양병원은 의료취약지나 농어촌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에 1400여 곳이 있으며, 특히 농어촌 지역의 경우 3만명당 요양병원 1곳 비율로 존재합니다. 또,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인력은 의사와 간호사 등 28만명으로 추정되며, 대학병원이나 일반병원과 마찬가지로 요양병원도 24시간 문 열고 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생률과 보건의료 발전 등을 통한 기대수명 증가로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를 넘어 2025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노인 의료체계의 중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노인 의료체계를 책임지고 있는 요소 중 하나인 요양병원들은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버티다 못해 폐업하는 요양병원이 새로 개업하는 요양병원 수보다 많아 실질적으로 요양병원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 이에 메디포뉴스는 남충희 대한요양병원협회 회장을 만나 현재 우리나라의 요양병원을 무너뜨리고 있는 원인이 무엇이 있는지 진단하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요양병원 폐업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요양병원들은 상황은 어떠한 상황인가요? A. 현재 요양병원들은 경영난 등으로 힘들어 굉장히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요양병원이 매 2년간 150여 곳이 폐업했었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부터는 매 2년간 150~170여 곳이 문을 닫고 있으며, 신규 개업하는 요양병원 대비 폐업하는 요양병원들이 많아 전체적인 요양병원의 수는 매 2년마다 50여 곳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사망 시 평균 나이는 치매 환자 84세, 암환자 66.8세, 뇌전증 환자 49세이다. 돌연사율이 매우 높은 중증 뇌전증 환자들의 사망시 나이는 20-30대로 추정된다. 사망 시 남은 수명은 뇌전증 환자가 훨씬 더 길다. 특히 0세-34세 어린이, 청소년, 청년의 사망률은 치매 0%, 암 4.5%, 뇌전증 27.6%로 어린이와 젊은 사람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환이 뇌전증이다. 뇌전증은 3대 신경계 질환으로 환자 수는 약 36만명이다. 그 중 약 70%는 약물 치료에 의하여 발작이 잘 조절되므로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지만, 2가지 이상의 항뇌전증약을 복용해도 경련발작이 재발하는 악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는 약 10만명으로 신체 손상, 화상, 골절, 낙상, 익사, 무직, 실직, 차 운전을 못하는 등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과 장애를 겪는다. 특히, 발작이 한 달에 1회 이상 발생해서 돌연사율이 30배 높고, 뇌전증 수술이 시급히 필요한 약 3만명의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과 가족은 언제 어디서 다치거나 죽을지 모르는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정부는 이 3만명의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의 치료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 이 환자들의 유일한 치료법인 뇌전증 수
9월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건정심)에서 내년 건강보험료율이 결정될 전망이다.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은 동결되어야 한다. 지난 몇 년에 걸친 물가 인상, 금리 인상, 보험료율 인상으로 이미 노동자·서민들의 허리는 휘고 있다. 물가 인상의 상당 부분은 전기료, 가스 요금, 교통 요금 등 정부가 추동한 것이며, 많은 기업이 비용을 상쇄하고 이윤을 벌충하기 위해 상품 가격을 인상하는 기업 이윤 주도 물가 인상이 벌어졌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기업 법인세와 부유층 부동산 세금을 깎아 주고 있다. 그 결과로 60조 원에 이르는 세수 펑크가 났다. 재정 건전성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정부가 세금 펑크가 나도 기업과 부유층 세금은 깎아 주는 것이다. 기업과 부유층의 부담을 줄인 대가는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노동자·서민들에게 돌아왔다. 윤석열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이 위기라며 건강보험 재정을 염려하는 척하며 보장성을 줄이면서도, 그동안 정부가 건강보험공단에 지급해야 할 법정 지원금은 한 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그 결과 정부 미지급금이 32조원에 이른다. 건강보험 재정을 정말로 염려한다면 건강보험 보장성을 줄일 게 아니라 정부 지원 미지급금부터 지급해야 한다. 지금 건
유례없는 초저출산과 낮은 보상수가에서 시작된 소아청소년 1차 진료의 붕괴와 전공의 지원 급감이 종합병원의 소아청소년 중환 및 응급진료 공백으로 이어지면서, 국가의 미래인 소아청소년을 위한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사회안전망이 위협받는 급박한 상황이 시작됐다. 이에 2023년 2월 소아청소년 진료시스템의 회복을 최고 우선 순위에 두고 아이와 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소아청소년의료체계를 확보하라는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이 공개됐다. 이어서 이번 9월 22일 지원 정책의 방향성을 더욱 구체화하고, 의료현장의 문제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실행 방안이 강화된 ‘소아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후속대책’이 발표됐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소아진료에 대한 개선된 미래 전망을 제시해 의료인력을 확보하고, 지역 병·의원부터 중증소아 진료기관까지 차질없는 연계진료 지원으로 부모와 아이 모두 안심할 수 있는 소아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하여 많은 수정과 다각적인 보완을 거쳐 이번 후속 대책을 마련해 주신 정부의 노력에 모든 회원을 대표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번 후속 대책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진료 현장의 위기 극복을 위해 매우 시기적절하게 발표됐으며, 이러한 계획이 차
대한마취통증의학회와 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는 한의사가 봉침액에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혼합 사용한 불법 의료행위에 대하여 무면허 전문의약품 사용의 확산을 우려하며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해당 사건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월경 한의사가 리도카인 주사액과 봉침액을 혼합해 환자의 통증 부위에 주사한 행위에 대하여 의료법 위반 혐의를 받아 벌금 800만원 약식 명령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해서 1심 판결이 2023년 11월 10일에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예정돼 있다. 2017년에도 3월 경기도 오산의 한의원에서 한의사가 리도카인을 투여 후 환자가 사망한 사안으로 당시 큰 사회적 논란이 됐다. 대한의사협회는 한의사를 의료법 위반(무면허 의료행위)및 업무상 과실치사로, 의약품 공급업체를 약사법 위반(의약품 불법 공급)으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하지만 수원지검은 한의사의 의료법 위반에 대해서는 벌금형 약식기소를 내렸으며, 업무상 과실치사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림과 함께 의약품 공급업체에는 약사법 위반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혐의가 없음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려 의료계의 공분을 샀다. 당시 의약품 공급업체에 대한
옆구리 두 개의 신장은 어제 먹고 마신 탁한 국물들을 밤새도록 애써 걸러내었다. 짙은 호박 빛깔의 고농축 오줌은 요관을 통해 방광까지 흘려 내려갔다. 덜 깬 눈을 게슴츠레 뜨고 정신을 집중하자 방광 근육이 수축하면서 밤새 고였던 소변은 줄기차게 떨어져 내렸다. 열 손실을 만회하고자 온 몸이 한바탕 부르르 떨렸다. 어제 요관을 잘라내고 소장으로 갈아 끼우는 수술을 했다. 암은 이겨내었으나 치료 과정에서 요관이 막혀 힘들어 했던 환자였다. 오래 걸렸던 수술 탓인지 허리가 쑤셨지만 뜨거운 커피 한 잔과 컴퓨터 유튜브 창에 열어 놓은 7080 음악만으로도 흡족한 토요일 아침이었다. 'J 난 너를 못 잊어 J 난 너를 사랑해' 노랫말 속에 반복되는 J를 듣다 보니 요관 속을 지나가는 오줌의 흐름이 떠올랐다. 사람 몸은 온갖 복잡한 구멍과 관들의 집합체다. 현대 의학의 발달은 몸 밖에서 이 구멍이나 관에 접근하여 막힌 곳을 뚫고 새는 곳은 막으려는 눈물겨운 노력과 함께해 왔다. 요관이 막혔을 때 방광내시경을 통해 신장까지 삽입하는 요관 스텐트는 양쪽 끝이 J 모양으로 구부러져 '더블 제이' 간단히 그냥 'J' 라 불린다. 삽입된 J를 통해 소변은 다시 흐를 수 있다.
맑은 하늘이 파랗게 열렸다. 설레는 기분으로 길을 나선다. 오늘은 어떤 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볼까? 진료 대기실에 들어서니 교복을 입은 아이가 가방을 둘러멘 채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옆자리 어머니의 얼굴엔 오만가지 걱정이 서려 있다. 시험이 코앞인데 힘들더라고 좀 참고 묵묵히 달려주면 좋으련만. 전력으로 질주해도 경쟁에서 이길까 말까 한 이때, 왜 또 아프다고 하냐는 표정이다. “저 괜찮을까요?” 내 앞에 앉은 아이가 묻는다. 공부할 때가 되면 ‘머리도 아프고,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고,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아이는 힘든 낯빛이 영력하다. 어머니는 ‘더는 듣고 싶지 않은 언사를 늘어놓는다’면서 아픈 자식을 원망한다. 책상엔 잠시도 앉아 있지 않으면서 머리 아프다고 하다가도, 놀 때가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말짱한 얼굴로 기분이 좋아지니 꾀병이 분명하지 않느냐며 아이에게 눈을 흘겨댄다. 배불리 먹고 공부만 하면 되는데, 이제 조금만 더 하면 고생도 끝이 날 것인데, 그것이 무에 그리 힘들어서 저리도 고통스러워하는지 모르겠단다. 진찰대 위에 누워 있는 아이가 듣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슴 속 레퍼토리를 다 내어 보이는 어머니, 하소연하다
민준의 나이가 벌써 열아홉 살, 청년이 되었다. 출생 25일 만에 보송보송한 우윳빛 피부로 평화롭게 누워 첫 진찰을 받을 때가 생생한데 세월은 공평한 것인가. 그날... 그의 신체 계측 백분위 수치는 표준이었다. 그러나 아기 포대기를 홀랑 벗기고 진찰대에 옮길 때 내 손으로 느껴지는 그의 중량감은, 직감적으로 뇌신경 계통에 문제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척주와 사지의 근무력(筋無力)과 경직성이 뇌성마비 중증이었다. 내 표정만 살피던 젊은 부부는 마치 공판을 기다리는 피고인처럼 불안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아이의 상태를 묻는 아기 아빠는 거의 울상이었다. 신생아 운동반사 반응 등을 정밀 진찰하면서, 난 이 결과가 젊은 부부에게 줄 수 있는 충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하고 내심 걱정을 했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흔히 있는 경우인 것처럼 사무적으로 설명했다. “운동신경에 장애가 있으니 종합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군요.” 집에서도 갓난아이의 행동과 반응에 뭔가 이상해 했던 부부 역시 낙담의 기색이 역력했다. 이때부터 민준의 성장은 내 인생의 고리가 되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우리 민준이 예방주사 맞으러 왔습니다.” 늘 밝은 미소로 민준이 아버지가 진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