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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로 인해 신경이과학 영역 앞으로 더욱더 각광 받을 것!

이형 교수, 임상연구의 출발은 환자의 궁금증을 해소시키기 위한 노력

[편집자주] 지난 1996년, 신경과 단위에서는 전국 처음으로 계명대 동산병원에 어지럼증 전문 진료실이 개설되었다. 현재 동산병원 어지럼증 클리닉과 자율신경 클리닉의 수장을 맡고 있는 이형 교수(신경과)는 우리나라 신경이학과(神經耳科學)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어지럼증과 뇌졸중 분야’에서는 세계적 의학교과서 집필에 수회 초청되는 등 국제적인 명성을 갖추고 해당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이형 교수는 ‘내이(속귀) 경색(inner ear infarction)’의 임상적 의의를 세계 최초로 규명해 국제 학회에서 찬사를 받았는데,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2015년 보건의료기술진흥유공자 복지부장관 표창, 마르키즈 후즈 후 등재 등 국내외에서 해당 분야에서의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메디포뉴스는 이형 교수를 만나 그간의 활동과 신경이학과 분야에서의 포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신경과 이형 교수는 1989년 계명의대를 졸업하고 동산병원에서 신경과 전문의 수련을 마친 후 2000년부터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신경과에서 근무 중이다.


대한평형의학회, 대한안신경의학회에서 기획, 국제, 홍보 이사 등을 역임 한 후 현재 감사로 활동 중이며, 국제전문학술지인 ‘Frontier in Neurotology’ 및 ‘Current Medical Imaging Review’ 저널의 편집위원(Editorial Board)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2015년 국내 의학단체 중 최고의 석학으로 구성된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에 선정되어 활동 중이다.



연구와 집필 활동이 상당히 활발하십니다. 그간 어떤 활동을 해오셨는지요?


제 주 전공 분야는 어지럼증 환자를 보는 신경이과학(神經耳科學)이다. 2000년 임용 후부터 어지럼증 및 청력장애 분야 국제전문학술지에 110여 편의 논문을 게재해 왔다.


특히 혈관성 어지럼증, 즉 “뇌졸중의 주 증상 혹은 뇌졸중을 예고하는 증상으로서의 어지럼증 및 청력장애”에 관한 연구는 국제적인 수준을 인정받아 이후 ‘어지럼증과 뇌졸중 분야’에서 세계적 의학교과서 집필에 4회 정도 초청되어 집필 작업을 함께했다.


2011년 미국 어지럼증 교과서인 「어지럼증과 자세 불균형(Vertigo and Imbalance: Clinical Neurophysiology of the Vestibular System, 엘즈비어 출판사)」에서 “뇌졸중과 어지럼증”을 집필했으며, 2012년에도 전 세계 뇌졸중 교과서로 불리는 「뇌졸중 증후군(Stroke Syndromes, 캠브리지대 출판사)」에서 “뇌졸중에서 청력장애”를 집필했다.


또한 2013년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펴낸  교과서 「어지럼증과 자세 불균형(Oxford Textbook of Vertigo and Imbalance)」에서 “뇌졸중과 어지럼증”을 집필하였으며, 2016년에는 엘즈비어 출판사가 진행하는 「Vertigo and Imbalance: Handbook of Clinical Neurology」에서 “뇌졸중과 어지럼증”을 집필하여 현재 출판 예정에 있다.


그밖에도, 미국신경과학회(AAN) 진료지침개발위원회가 주관하는 “어지럼증 진단에 필수적인 전정기능검사의 진단적 신뢰성에 관한 근거 중심 조사” 연구에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참여했으며, 이 연구결과는 미국신경과학회 공식 저널인 ‘Neurology’에 게재될 예정이다.


현재 계명대 동산의료원의 어지럼증 클리닉/자율신경 클리닉의 수장을 맡고 계십니다. 간단히 클리닉 소개를 하신다면?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에서는 지난 1996년 신경과 단위에서는 전국 처음으로 어지럼증 전문 진료실을 개설했다.


현재 어지럼증 클리닉에서는 3차원 비디오 안구 운동기, 회전의자 검사기, 동적 자세 검사기, 주관적 수직축 기울임 검사 및 전정유발성 근전위검사 장비를 이용하여 어지럼증 환자를 진단하고 있다.


이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장비는 ‘비디오 안구 운동기’이다. 안구의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3차원 비디오 안구 운동기를 갖추고 있는 곳은 지역에서 계명대가 유일하다. 안구운동검사를 왜 하는가 하면, 어지러운 환자에서는 눈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불수의적으로 움직이는 일명 안진이 관찰되기 때문이다.


동산병원 어지럼증 클리닉에서는 현재까지 약 21,000명의 어지럼증 및 안구운동장애 환자에서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는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신경과 단위에서는 전국 최고 수준의 검사 실적이다.


일상생활에서 원인 모를 어지럼증, 실신, 심계항진, 두통, 만성 피곤 등은 자율신경의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자율신경계의 기능은 신체의 모든 장기와 관련이 있고 통합적으로 작용하며, 그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한 신경과학의 틈새 분야이다.


자율신경검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는 ‘기립경 검사’이다. 흔히 장기간 앉았다 일어서면 머리가 핑 돌면서 어지러워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 즉 기립성 어지럼증 및 실신의 상황을 재연하면서 기립에 따른 혈압과 맥박의 변화를  알아보는 검사이다.


자율신경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가 체위 변동에 따른 혈압 변화를 최소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런 자율신경이 약해지면 혈압을 잡아주지 못하므로 일어나기만 하면 어지러움을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은 65세 이상 노인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10대, 20대 젊은 여성들에게도 많이 나타난다.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이 아침에 어지럽고 힘이 빠지면서 쓰려져서 오는 경우도 많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이 보유한 기립경 검사 장비는 심장박동에 따라서 실시간 혈압과 맥박을 측정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혈압 측정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자율신경 클리닉은 땀샘을 자극해 땀이 나는 정도를 측정하는 정량적 발한축삭반사 검사 장비 등 첨단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다. 2011년 이후 현재까지 4,500여 명의 자율신경이상 환자를 검사하였으며, 이는 전국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교수님께서는 신경이과학 분야에 대한 유독 남다른 관심이 있으신데요. 특별히 그 분야 연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전공의 시절이던 1990년대 초반에도 어지럼증 환자는 많았지만 뇌졸중, 뇌전증 등 신경과 주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많이 부족하여 어지럼증을 전공하는 전문의가 거의 없는 실정이었다. 당연히 저 또한 체계적인 지도를 받을 수 없었고, 이런 이유로 언젠가 이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군복무 후 1997년 모교 병원에 전임의로 들어왔을 때에는 마침 병원 신경과에 어지럼증 클리닉이 개설되어 있었지만, 제가 선임자를 대신해서 클리닉을 이끌어야 할 상황이라 동분서주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2년 뒤인 1999년, UCLA 신경이과학 교실의 어지럼증 클리닉으로 연수를 가게 되었다. 당시 별 준비 없이 간 터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UCLA 연수 시절 멘토셨던 Baloh 교수를 만나고 학문적 자극을 받은 것이 내 인생의 전환기가 된 것 같다.


신경이과학은 어지럼증 환자를 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임상 신경학 영역의 한 분야이고, 어지럼증은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되는 경향이 있으며 또한 노년층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인 낙상의 가장 중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적으로 통증보다 더 참을 수 없는 극한의 고통인 어지럼증 환자를 치료하는 신경이과학 영역이 앞으로 더욱더 각광 받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확신한다.

 
교수님께서는 이미 세계적인 권위가 있는 저서들 집필에 참여하셨고, 수많은 논문을 발표하시며 신경이과학 분야의 발전을 이끌어 오셨습니다. 신경이과학 최고 권위자로서 해당 분야의 연구를 시작하는 후배 의사들에게 당부하고자 하시는 말씀이 있으시다면?


의사는 고귀한 생명을 마주하는 특별한 직업이기에 연구에 앞서 환자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가장 중요하다. 의사에게 환자는 학문의 스승과도 같은 존재다.


자기를 찾은 환자를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논문의 형태로 더 많은 동료들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 연구의 출발은 환자의 궁금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에 있으며, 그 결과가 논문인 것이다.


가능하면 영어 논문을 쓰는 이유도 전 세계의 보다 많은 신경과학을 전공하는 동료들과 연구 결과를 공유하여 그들이 보는 환자에게 보다 높은 질의 진료를 제공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고귀한 생명체를 치료하기 위한 것이다.


후배 의사들 또한 환자의 생명을 위해 의사로서의 연구와 진료의 신념을 다하길 바란다. 새로운 도전에 흘리는 땀방울이 더 많은 환자들을 웃음 짓게 하고, 한국의 임상 신경학의 세계화를 선도하는 길이라는 마음으로 연구와 진료에 헌신해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2016년 하반기 새로이 계획하신 개인 활동이나 연구 활동이 있으시다면?


특별한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 제 삶의 에너지는 환자와 연구로부터 나온다. 환하게 웃는 환자의 얼굴이 오늘날 저를 있게 한 힘이며, 앞으로도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임상 연구를 끊임없이 하여 소명을 다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