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갑상선암 환자 중 약 5% 이하에서만 나타나는 방사성 요오드 불응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분화갑상선암 환자에 최근 새로운 치료옵션이 보험 급여를 적용 받으며 환자들에 희소식이 되고 있다.
한국에자이는 지난 1일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갑상선암의 퍼스트 치료 전략’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렌비마의 급여 출시 소식을 알렸다.
렌비마는 수술이 불가한 방사성 요오드 불응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분화갑상선암에서 기존 표적항암제와 동일한 1차 요법 치료제로서 지난 8월 24일부터 보험급여를 인정받게 됐다.
렌비마는 경구용 표적항암제로 혈관내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VEGFR) 1-3 및 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FGFR) 1-4, 혈소판유래성장인자수용체(PDGFR-α), RET유전자, KIT 유전자를 동시에 억제하는 다중 키나아제 억제제다. 암세포 성장에 필요한 영양을 전달하는 주변 혈관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항암 효과를 나타낸다.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의 갑상선암 환자 39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렌비마의 무작위 3상 임상인 ‘SELECT’ 임상에 따르면, 렌비마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앙값은 18.3개월로 위약 투여군(3.6개월)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무진행생존기간을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렌비마 복용 환자군의 반응률은(ORR) 64.8%로, 위약군(2.0%) 대비 우수한 반응률을 보였으며, 2%의 렌비마 투약 환자에게서 완전 관해, 63%에게서 부분 관해가 나타나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분화 갑상선암에서의 렌비마의 효과가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렌비마 투약 환자군은 2개월(중앙값) 만에 최초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렌비마의 신속한 작용이 확인됐다.
한국에자이 고홍병 대표는 "렌비마는 3상 임상 결과와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누적 처방에 근거해 반응률, 무진행생존기간 연장 등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임상적 이점이 확인되었다”며, “방사성 요오드 불응 분화 갑상선암 1차 요법 시장에서 ‘효과’ 자체만으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연자로 참석한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원배 교수(대한갑상선학회 이사장)는 “이번 렌비마의 보험급여로 방사성 요오드 불응성 분화 갑상선암에서도 치료 옵션이 확대돼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분화 갑상선암 환자의 경우 10년 생존율이 1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아 처음부터 치료효과를 최우선으로 하는 치료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급여에 적용되는 환자들은 전체 갑상선암 환자수의 5% 미만으로 소수의 환자들이지만 질환의 나쁜 예후에 비해 치료옵션이 많지 않아 환자들은 치료에 있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런 환자들에게 효과 면에서 개선된 약제를 우선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된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한 것이다.
또한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임동준 교수도 ‘렌비마 처방 케이스와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효과’를 발표하면서, “렌비마는 FGFR(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를 동시 억제하는 기전으로 효과적으로 종양 혈관 생성과 암 성장을 차단해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렌비마를 처방한 환자에게서 신속한 반응이 나타났으며, 환자들의 종양 크기가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렌비마는 에자이가 유방암 치료제 할라벤과 함께 자사의 대표적인 주요 품목으로 꼽는 제품이다.
에자이는 2016년 연간보고서를 통해 렌비마의 2017년 총 매출을 330억 엔(약 3,364억 원)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렌비마는 2015년 115억 엔(약 1,529억 원)에서 2016년 215억 엔(약 2,191억 8천만 원)의 연간 매출을 기록하며 약 87%의 매출 성장율을 보였다.
2017년 1분기에는 73억 엔(약 74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동기인 44억 엔 대비 66%의 매출 성장율을 보여, 연말까지는 에자이의 목표인 330억 연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에자이는 렌비마의 향후 연매출 상승치의 근거로, 갑상선암에서 빠르고 월등한 장기 임상효과를 통해 1차 치료제로 인식됨에 따라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고, 독일 등 1차로 출시된 유럽국가에서의 지속적인 성장과 프랑스, 이탈리아와 같이 2차로 출시된 국가들에서의 빠른 성장을 꼽았다.
게다가 렌비마는 높은 반응률을 근거로 국제적인 암 치료 가이드라인인 2017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전이성 분화 갑상선암 치료에 있어 선호되는 약제로 권고된 바 있다.
또한 갑상선암뿐만 아니라 미국 내 신세포암 치료 시장에서의 확대 또한 렌비마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요소로 꼽았다. 렌비마는 2016년 8월 미국과 유럽에서 신세포암 환자 치료에 mTOR 표적항암제 ' 에버롤리무스'와의 병용요법 2차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또한 지난 2016년 9월 신세포암 1차 치료제로서 ' 에버롤리무스'와의 병용 그리고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으로 3상 임상을 시작하여 진행 중이며, 2019년 중으로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으로는 자궁내막암, 흑색종, 두경부편평세포암, 방광암 그리고 비소세포성 폐암 치료에서의 1, 2상 임상들도 진행 중에 있으며 2020년까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지속적인 적응증 확대를 통한 매출 상승을 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2일부터 5일간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2017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구연 발표된 3상 임상 결과에 따르면, 현재 간세포암 1차 치료제인 '소라페닙'과의 비열등성 입증과 유의한 객관적 반응률(ORR) 개선 결과(렌비마 24.1% vs. 소라페닙 9.2%)를 도출해 냄으로써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의 가능성에 긍정적인 포문을 열었다.
의료진들은 그간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갑상선암 환자의 1차 치료에 소라페닙을 거의 유일한 치료옵션으로 사용해 왔으며 때문에 상당 기간 동안 리월월드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소라페닙 치료에 실패한 혹은 반응하지 않은 환자에서 2차 치료로 렌비마를 사용해 온 관계로 1차 치료제로서 렌비마가 어느 정도 임상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임상 처방 자료가 축적되어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실상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갑상선암 환자에서 소라페닙과 렌비마 외에는 별다른 치료옵션이 존재하지 않는다. 의료전문가에 따르면, 갑상선암의 경우 최근 항암제 분야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면역함암제의 적용 또한 비관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유는 면역항암제의 경우 보통 유전자변이율이 높은 암종에서 효과를 내는데, 갑상선암은 유전자변이율이 낮은 암종에 속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소라페닙으로 치료 실패할 경우 렌비마가 유일한 마지막 치료옵션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임상에서 이제까지와 같이 의료진들이 렌비마를 최후 치료 수단으로 남겨두고 소라페닙을 우선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렌비마 1차 치료 임상 데이터가 쌓이고 있고, 다른 암종에서의 효과 또한 계속해서 입증되고 있는 만큼 렌비마 처방은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