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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⑤] “접수부터 검사까지 원스톱으로!” 영남대병원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김성호 영남대학교병원 병원장

올해 초 갑작스럽게 발생한 코로나19 감염증은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모두의 바람과 달리 1년 가까이 그 확산세를 유지하며 전 세계적인 팬데믹이 되었다. 지난 2월 영남대병원이 소재한 대구 지역에서는 특정 종교단체로부터 집단 감염이 발발하여 무서운 속도로 확산해갔다. 

이에 영남대병원은 늘어나는 검사 수요에 대응하고자 2월 26일 오전 8시 30분부터 드라이브 스루(YU Thru) 선별진료소 운영을 시작했다. 기존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며 느꼈던 불편함을 개선하고자 의견을 모았고, 감염의 우려를 최소화하고자 커피나 패스트푸드 체인점 등을 이용할 때 고객이 매장 내부에 입장할 필요 없이 차를 탄 채로 주문에서부터 메뉴 수령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시스템인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을 차용하기로 했다. 설치 당시 참고할 사례가 많지 않아 설치 위치와 각 단계의 순서 배치, 결제 방식 등 여러 의료진의 논의 끝에 ‘YU Thru’가 탄생했다.

기존에도 드라이브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고 있었으나 접수부터 진료, 수납, 검체 채취까지 차 안에서 내리지 않고 원스톱 시스템을 적용한 것은 영남대병원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진과 환자, 환자간의 교차 감염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를 넘어 외신에서도 극찬을 받고 있다. 검사 시간에서도 한 명의 의심환자가 방문할 경우 검사 이후 방역작업까지 30분 정도 소요되었던 기존 선별진료소 시스템과 비교하여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이용할 경우 검사시간이 3~5분 정도로 대폭 감소한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 병원은 대구 지역 내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하기 전부터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하고, 모두가 처음 직면한 위기에 대응하고자 경영진과 감염관리팀을 주축으로 컨트롤 타워를 구축했다. 덕분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행에 옮기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임으로써 코로나19 검사 방식의 새로운 장을 펼칠 수 있었다.

위기는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

대구 지역은 지난 2월 한 차례 대량 확산 사태를 거치면서 의료진뿐만 아니라 지역민도 감염예방에 관한 학습효과를 경험했다. 대다수 시민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일상생활 속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데에 협조적이었으며 모두의 힘으로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대규모의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언제든지 위기는 다시 찾아올 수 있다. 따라서 지난 위기상황을 통해 배운 것을 토대로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리 병원은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코로나19 감염관리 활동을 엮은 백서를 발간했다. 감염관리 활동을 수행한 여러 부서가 합심하여 어떠한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어떠한 시행착오가 있었으며 이를 어떠한 방법으로 해결했는지를 상세한 기록으로 남겨 교훈으로 삼을 수 있게 했다. 

정책적으로 향후 또다른 위기가 온다면 우선 환자 발생 시 환자의 상태에 따른 구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같은 질환에 대해 어떤 환자는 경증을 보이는가 하면 어떤 환자는 생명이 위급한 단계로 이행되기도 한다. 기저 질환이 없고, 감기와 비슷한 가벼운 증상을 겪는 환자는 입원할 필요 없이 자가격리를 통해 안정을 취하고 면역력을 높임으로써 치료되는 사례가 많다. 반면, 폐섬유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어 스스로 호흡하기 어려워 에크모(ECMO) 시술 등 입원치료가 절실히 필요한 중증환자는 즉시 입원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지역 내 대형병원의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지역 간 대형병원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병원의 병상이 부족해 환자가 이송되어야 할 경우 빠른 시간 내에 충분한 병상이 확보된 병원이 어디인지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중증환자를 치료할 때에 필요한 장비들을 적시에 공급받을 수 있으려면 각 병원마다 현재 보유한 장비 대수와 사용 중인 현황을 시시각각 확인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긴급하게 대여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역시 구축되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의료진의 피로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가 많은 병원에서는 항상 원내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우리 병원은 원내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의 의료기관 관련 지침을 항상 염두하고 이를 교직원에게 주기적으로 상기시켜 모두가 일상생활 속에서도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내원객을 대상으로 철저한 발열 및 증상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감염의 우려를 최소화하고 있다. 현재 많은 기관 입장 시 사용되고 있는 QR코드 인증을 지난 4월부터 이미 시행하여 QR코드를 활용한 문진표 작성으로 빠르고 안전하게 내원객 출입을 관리하고 있다. 앞으로도 영남대병원은 유행성 감염병에 대응한 선제적 조치를 시행함으로써 지역민의 건강을 수호하는 의료현장의 최전선에서 희망을 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