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치료과 관련된 연구에 집중하던 한 교수는 오랫동안 어떻게 하면 각각의 동물모델에 동일한 화상을 입힐 수 있는지 고민에 빠진다.
본격적인 해결모색에 나선지 1년 남짓, 마침내 세계 최초의 ‘표준화상창상장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국내 특허(제10-056703)를 받은 이 발명제품의 중심에는 손대구 계명의대 성형외과 교수가 있다.
“치료용으로 개발된 각종 드레싱 소재들이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 제품들의 효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서는 실험동물의 피부에 일정한 온도와 압력을 가하여 일정한 깊이로 동일하게 화상을 입히는 장치마련이 꼭 필요했죠.”
그동안 창상장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금속막대기를 일정한 온도의 끓은 물에 담궜다가 실험동물에 접촉시켜 화상을 입히는 정도로, 이 과정에서 금속막대기의 온도, 접촉시의 압력과 시간 등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일정한 깊이의 화상을 가져오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대한 고민이 지속되었지만, 손 교수는 진료와 연구 때문에 짬을 낼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 2002년 중순 연수차 미국 MD앤더슨에 머물렀다.
진정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손 교수는 벤처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재미사업가 이종성씨를 만나게 되고, 현실화를 위한 개발에 착수했다.
“2003년 초에 표준화 장치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국내에 2004년 8월 귀국해 국내특허를 신청, 이번에 특허를 획득했습니다.”
제품을 개발한 이후 시작한 객관적인 드레싱 비교연구는 현재 마무리되어, 연구논문을 곧 국제학술지에 보낼 예정이다.
드디어 표준화상창상장치를 개발하고, 비교연구도 마친 손 교수는 몇가지 고민을 안고 있다.
제품화를 위해서는 제조업체가 필요하다는 점과 미국이나 영국 등의 해외특허를 얻어야만 국내·외에서 인지도를 높여 사용하기에 수월하다는 점.
“화상을 포함한 창상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 매우 필요한 장치입니다. 국제학술지 논문게재와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세련된 제품들이 출시 되면 경제적인 효용가치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손 교수의 또 하나의 바람은 실험쥐에도 사용할 수 있는 작은 사이즈의 원모양 창상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바쁜 진료와 연구, 거기에 각종 법률적 제재와 미흡한 지원 등 국내에서 의사가 발명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은 현실 속에서 귀한 성과를 거둔 손 교수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