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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건보공단의 지나친 傷弓之鳥(상궁지조)?

요즘 대한민국의 가장 큰 화두를 꼽자면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소통이란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을 말한다.

그런데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소통의 창구를 닫아버린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계기가 무엇인지 정확치 않지만 건보공단 실무진들은 입을 굳게 닫았다. 알아도 모르고 말해줄 수 없다는 답이 대부분이다.

공단 실무진들의 이 같은 행태가 나타난 것은 지난 5월 환산지수 연구자 선정을 두고 벌였던 내부감사가 원인이 아닌가 싶다. 내년도 수가협상을 위한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 연구자 공모는 벌써 세 번째. 하지만 공단은 언론의 관심에 “연구결과가 반드시 적용되는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관심을 갖느냐?”고 되묻는 지경이다.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면 굳이 세 번이나 연구자를 공모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비단 환산지수 연구자 선정뿐만 아니라 공단과 관련한 대부분의 취재에 실무진들은 “지금은 이동 중이다”, “회의에 들어가야 한다”, “전화가 잘 안 들린다” 등의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현재 공단 직원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傷弓之鳥(상궁지조)’라고 할 수 있다. 상궁지조는 ‘화살에 상처 입은 새’라는 뜻으로, 한 번 화살에 상처를 입은 새는 구부러진 나무만 보아도 놀란다는 말로 어떤 일로 한 번 혼이 나면 항상 의심과 두려운 마음을 품게 됨을 비유하는 고사 성어다.

지금 건보공단의 실무진들의 행태가 바로 상궁지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공공기관으로서 밝혀서는 안 되는 일들도 있다. 반면에 공공기관으로서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반드시 밝혀야할 부분도 있다. 공단은 지금 후자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문제가 있다면 사전에 개선해야함이 마땅하다. 사전에 개선하지 못할 경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막는다고 모든 일이 잘 되지는 않는다. 소통의 부재는 결국 서로간의 상처만 남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