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담배소송 패소에 “일반적 인과는 인정되나, 개인에게는 아냐”
서울고등법원이 최근 담배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흡연의 중독성과 흡연이 폐암을 포함한 중증 질환의 주요 원인이라는 의학적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담배회사에 대한 법적 책임은 부정했다. 판결문이 스스로 인정한 사실을 끝내 외면한 셈이다. 판결문은 반복적으로 말한다. “흡연 외에도 유전, 환경, 직업력, 생활습관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존재할 수 있으며, 그 기여도를 특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흡연이 질병 발생에 결정적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한다. 그러나 이는 질환은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는 현대 의학의 사고방식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의학에서 폐암은 단일 원인 질환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가장 강력하고 지배적인 위험요인이 무엇인지를 본다. 흡연은 바로 그 지위에 있다. 흡연은 폐암 발생 위험을 수 배 이상 증가시키는 가장 강력한 위험요인이다. 이 점을 부정하는 의학자는 없다. 그럼에도 법원은 “개별 환자에게서 흡연이 폐암의 직접적이고 유일한 원인임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과관계를 부정했다. 판결문은 또 다른 축으로 자기책임을 든다. 중독성을 인정하면서도 흡연자의 자기결정
-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 2026-02-05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