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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약 팔면 팔수록 손해”...다국적 제약사 ‘침묵’

의약품유통협회, “최소 마진 8.8%”...“제약사와 상생발전 원해”

의약품유통협회가 다국적 제약사의 저마진 정책에 반발하며 최소 마진 8.8%를 요구하고 있지만 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이를 외면하는 분위기다.

의약품유통협회 주최로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다국적 제약사 의약품 유통 비용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유통업계 인사들은 대거 참석했다. 하지만 KRPIA 측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제약사 관계자는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토론회에서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제약업계가 처한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몇몇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들이 ‘갑의 횡포’를 자행하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의약품유통협회에 따르면 2013년 유통업계는 국내 의약품의 87%(약 17조원)를 약국과 병원 등 전국 요양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50여개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국내에서 생산시설을 철수하고, 수입이나 판매에 치중하면서 유통업계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내 의약품유통업체는 지난 2011년 11개를 시작으로 2013년 33개가 경영 악화로 문을 닫거나 부도 위기에 놓여있다.

다국적 제약사는 유통업체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평균 마진율 8.8%에 못 미치는 7% 내외를 제시하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 독점권을 소유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의 이 같은 태도에 유통업계는 갑의 횡포라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업계 평균 마진율 8.8% 중에서 약사법령으로 인정한 금융비용과 카드수수료 3.8% 마저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한 목소리로 불만을 쏟아냈다.

지난해 제약사와 도매의 매출액 총이익률은 제약이 36.04%, 유통이 7,02%로 나타났다. 제약사의 원가율이 64% 수준이고 유통업계 원가율은 93%였다.

영업이익률은 제약사 7.2%, 유통업체 1,65%다. 순이익은 제약 6%, 유통0.89%다. 제약업계 이익률이 유통업계보다 6~7배 높지만 다국적 제약사는 도매 원가에도 못 미치는 저마진을 제공하고 있다는 게 유통업계 주장이다.

조선혜 의약품유통협회 수석부회장은 “국내 의약품유통업계의 수익은 전적으로 제약사 마진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지만 팔면 팔수록 손해보는 상황”이라며 “의약품유통업계 생존 차원에서 더는 저마진을 수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국적 제약사에게 “정부정책으로 인한 대금결제기간에 금융비용 인정과 카드결제를 수용해 줄 것으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약사회도 다국적 제약사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앞세워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두주 대한약사회 경영개선본부장은 “대부분의 다국적 제약사가 생산시설을 국내에서 철수하고 의약품을 수입해 판매하는데 치중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재고의약품 반품과 보험약가 인하에 따른 차액보상 등 약국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던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최 본부장은 “약국은 환자에게 원활하게 의약품을 공급할 책임이 있으며 이는 의약품유통업체의 원활한 의약품 공급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의약품 도매상과 제약사간 적정 유통비용과 약업계의 공동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약사회, 제약협회, 다국적의약산업협회, 의약품유통협회가 함께 참여하는 상설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로 토론회에 참석한 이고운 보건복지부 사무관은 “하반기에 유통업계 경영에 있어 필요한 규제나 법령 개정을 통해 도움될 만한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며 “법적으로 해결할 부분, 상설협의체 등 현장에서 나오는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제약업계 불참으로 ‘반쪽 짜리’ 행사에 그쳤지만, 유통업계가 다국적 제약사와 마진율 문제를 놓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향후 제약업계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