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대표 조순태)가 지난 2012년 세계에서 2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가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 최대 뮤코다당증 학회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 13일~17일(현지시간)까지 브라질 코스타 두 사우이페(Costa Do Sauipe)에서 열린 국제뮤코다당증학회에서 녹십자는 15일 ‘헌터증후군의 치료사례 및 경험 공유’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이 학회는 뮤코다당증 관련 의사와 제약업계 관계자, 환자단체가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 학술행사다. 녹십자는 다국적제약사의 독무대였던 세계 최대 규모의 이 국제 희귀질환학회에서 ‘헌터라제’의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했다.
녹십자 심포지엄에서는 이 분야의 남미지역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자 학회 조직위원장인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레병원 로베르토 줄리아니(Roberto Giugliani) 박사,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에 반 데르 플뢰그(Van der Ploeg) 교수, 삼성서울병원 조성윤 교수, 아주대병원 손영배 교수, 목암생명공학연구소 김치화 박사가 발표자로 나섰다.
발표자들은 20개국 50여명의 관련 질환 의사들에게 헌터증후군 치료 사례와 헌터라제의 임상 및 소아임상 결과, 장기 안전성 평가 계획 등을 소개 했다. 녹십자는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헌터라제에 큰 호응과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에 반 데르 플뢰그(Van der Ploeg) 교수는 “한 회사 제품이 독점하고 있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시장에 좋은 효능의 경쟁 제품이 들어오는 것은 안정적 약물 공급이나 비용측면을 고려했을 때 의사나 환자 모두에게 환영할 일”이라며 “헌터라제가 유럽시장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의약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2형 뮤코다당증’으로 불리는 헌터증후군은 남아 10~15만 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질환이다. 리소좀(세포 내 소기관 중 하나)의 IDS(Iduronate–2-sulfatase)효소가 결핍돼 글로코사미노글리칸(산성뮤코다당)이 비정상적으로 세포 내에 축적되고 이 때문에 골격이상, 지능 저하 등 예측하기 힘든 각종 증상을 보이다가 심할 경우 15세 전후에 조기 사망하는 유전병이다. 치료에 필요한 약값은 환자 한 명당 3억원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고가의 의약품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이창희 녹십자 전무는 “각 국의 관련 질환 의사들과 환자단체 모두 큰 관심을 보였다”면서 “헌터라제의 임상적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이어 “헌터라제가 미국, 유럽 등 거대의약품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글로벌 의약품으로의 가능성을 봤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임상을 계획하고 있는 녹십자는 헌터라제를 세계 시장에 내놓고, 점유율 절반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