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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용두사미된 병협 박람회의 교훈은?

甲의 요청에 출품한 乙들…우리에게 디테일한 배려를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가 막을 내렸다.

대한병원협회가 제1회로 개최한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는 한마디로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한 용두사미(龍頭蛇尾) 박람회였다.

25일 첫날 보건복지부장관 등 귀빈이 참석하고, 척수손상 환자가 웨어러블 로봇을 입고 걸어 화려한 개막을 알렸다.

하지만 참관객이 적어 썰렁한 박람회가 돼버렸다.

25일 open seminar stage부터 강의를 듣는 참관객은 아주 적었다.
.



금요일인 26일 그나마 참관객이 제법 있었지만 업무시간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토요일 일요일인 27일과 28일 쉬는 날이니까 병원관계자들의 참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썰렁했다.

이 때문인지 찬조 출연한 기관이나 단체 들은 왜 참가했는지 의문이 갈 정도로 부스를 비우는 등 엉망이었다.

마지막 날에는 기관의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버려 문의를 하기 위해 들렸던 참관객이 한동안 기다리다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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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오후 2시경 병원협회 박상근 회장, 정영진 사업위원장 등 일행 10여명이 모든 부스를 돌아보며 관심을 보여 유종의 미는 거두었다.

마지막날 28일 오후 결산을 겸해 인터뷰한 참가업체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병원협회의 디테일한 배려를 아쉬워했다.

한 기기업체 관계자는 “사람도 많이 안 왔다. 병원단체 외에는 없는 것 같다.”고 썰렁한 박람회를 묘사했다.

다른 영상기기 관계자는 “실재 클리닉에서 많이 와줘야 하는데 아쉽다. 3월부터 시작해서 인지 준비가 너무 부족했다고 생각된다. 7개월 준비는 좀 그런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국내 굴지의 참가업체 관계자는 “사전관람객수를 인터넷에 올린 것을 보았다. 그런데 박람회장에는 오지 않은 사람도 많다. 사전등록자를 늘려 놓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식이면 부스를 줄이거나 내년에는 참석하지 않는 업체도 많을 거 같다.”고 예상했다.

해외 바이어를 기대하고 참가한 국내 업체 사장은 “해외바이어가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내년에는 참가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참관객을 잡으며 출품 의료기기에 대한 설명을 들어 달라고 권하던 한 참가 업체 관계자는 “생각보다 너무 참관객이 적어 실망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바이어나 관람객은 거의 없어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라는 명칭이 무색했다.

예상외로 약을 파는 제약업체들도 제법 눈에 뛰었다. 그들은 “병원장님이 말씀하셔서 나왔다.”고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서도 내년에는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참가업체 관계자들의 이야기도 있었다.

한 영상기기 관계자는 “학회 행사에 가보면 이보다는 훨씬 성과가 있다. 학회와 조인트 박람회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다국적 의료기기업체 관계자는 “병협이 회원들에게 공지한 것 같다. 병원장이나 본부장급 인사들이 제법 보였다.”고 언급했다.

한 침대기기 관계자는 “참관객은 적었지만 병원 관계자들이 대부분 참가했기 때문에 상담 성사도는 높을 수 있다. 앞으로도 전문박람회로서 견지해 나가면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기기박람회 보다는 병원관계자들이 참관하는 박람회가 됐으면 한다는 것이다.

세가지 제안 중 학회와 조인트 행사는 성사되기 어려울 듯하다. 왜냐면 학회의 경우 학술대회의 비용이 참가업체에서 일정 부분 충당되는데 이 비용을 모두 병협에 양보하면서 학술대회만 하기에는 학회의 손해가 많기 때문이다.

병협이 회원들의 참가를 권하는 방법이 최선인 듯하다. 다만 공지하는 정도로는 이번 박람회에서 알 수 있듯이 업무시간에 오는 정도다. 최소한 병협 회원병원장들이 나서서 4일간 적정하게 참가 인원과 날짜를 배정하는 디테일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정리해 보면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국제박람회이고, 을(乙)에게 동원령을 내렸으니, 명실상부한 국제박람회가 되기까지는 갑(甲)도 동원령을 내리는 자기 희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