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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의사도 생소한 희귀질환 ‘파브리병’이란?

“병에 대한 인지도 높여, 조기진단·초기치료 집중해야”

희귀질환 중에서도 희귀한 ‘파브리병’.

파브리병은 알파-갈락토시다아제 A(a-GAL) 효소가 모자라 발생하는 유전질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세포 내에 노폐물이 축적되는 병이다. 세계적으로 4~12만 명당 1명이 이 병에 걸린다. 국내에는 120여 명의 환자가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땀이 잘 나지 않고 손과 발이 타는 듯한 통증이다.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뇌졸증, 심혈관 질환, 청각 장애 등을 유발한다. 진행성 질환으로 증상이 심해지면 장기 손상 등이 나타나 치료가 어렵다.

파브리병의 특징은 X염색체를 통해 유전된다는 점이다. 여성은 X염색체를 딸과 아들 모두에게 물려준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파브리병이 유전될 수 있지만 남성의 경우는 딸에게만 유전된다는 특징이 있다.

여성이 보인자인 경우 자녀가 파브리병 유전자를 가질 확률은 성별에 관계없이 매번 임신할 때마다 50%에 달한다.

심각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인지도가 낮다. 진단받는 환자의 평균 나이도 남성은 23세, 여성은 32세로 보고되고 있다. 파브리병 환자는 아동기부터(남성의 경우 평균 9세, 여성은 13세) 증상이 나타나지만 진단까지는 평균적으로 15년이 걸리는 셈이다.

환자들은 조기 진단 시기를 놓치면서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파브리병 환자 중 남성의 42%와 여성 27%는 부정맥이 발생한다. 뇌졸중과 뇌혈관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도 남자는 11% 여성은 8%로 나타났다.



30일 사노피 희귀질환사업부 젠자임이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막스 힐츠(에를랑겐 뉘른베르크 신경과) 교수는 “파브리병이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조기에 발견한다면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막스 힐츠 교수는 “파브리병은 30세도 안 되는 젊은 층이 뇌졸증을 경험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신경이 손상되면 인지 장애, 우울증 등 다양한 질병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으로 사전에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힐츠 교수는 “징후와 증상은 환자의 연령과 상관없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현하는 시기가 늦다. 동일한 가족 내에서도 파브리병의 증상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증상이 하나라도 나타나면 한번쯤은 의심을 해봐야 한다. 신경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초기에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브리병을 설명하는 내내 조기 진단과 함께 고용량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힐츠 교수는 “파브리병은 진행성 질환으로 환자 삶의 질을 크게 낮추는 질병”이라며 “심혈관 질환 뇌졸증 등을 일으키는 데 고용량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 과정을 지연할 수 있다. 1mg이 적정 용량이다. 이하 용량은 장기나 신체 기능을 회복하는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조기진단 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병이 발병하고 난 후 신장 이식이나 투석에 드는 비용을 고려한다면 조기진단을 통해 초기에 치료하는 편이 비용 측면에서도 낫다”며 “초기 치료는 뇌졸증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막을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젠자임 코리아 최종태 전무도 조기 진단·치료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파브리병 치료제 ‘파브라자임(성분명 아갈시다제 베타)’의 임상적 유용성을 강조했다.

최종태 전무는 “파브리병은 환자 본인이나 가족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든 유전질환이지만 조기 진단·치료가 잘 안 되는 현실”이라며 “시기를 놓치면 심장과 뇌 신경계통이 치명적인 손상을 받는다.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안 되면 이미 늦는다”고 말했다.

최 전무는 “파브라자임은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청(EMA)에서 모두 승인 받은 유일한 효소대체요법”이라며 “파브리병의 원인이 되는 GL-3을 제거하고 병의 진행을 늦춘다. 합병증 징후와 증상을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조기에 파브라자임 치료를 할 경우 뇌졸중, 심부전과 신부전 같은 합병증 위험을 위약군에 비해 61%까지 줄여준다”며 “비교적 가벼운 신장 손상 환자의 경우 81%까지 감소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입장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