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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제약업계 끊임없는 ‘코프로모션 바람’

글로벌 파트너십 긍정평가 vs 장기적인 성장동력 망친다


제약업계 ‘코프로모션 바람’이 거세다. 지난 7~9월 발표된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 간 코프로모션 계약은 8건이었다. 국내 제약사, 다국적사 간 계약으로 범위를 넓히면 수는 더 늘어난다.

제약업계 코프로모션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국적사는 특허만료를 앞둔 오리지널 품목의 돌파구로, 국내사는 매출 성장을 목표로 코프로모션을 맺는다. 제약업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국내 제약사는 다국적사의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오리지널 품목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보장받고, 다국적사는 국내 제약사의 유통망과 영업력으로 자사 제품을 판매한다.

외국계 한국법인들은 의원급 병원까지 영업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코프로모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국내 제약사 역시 코프로모션 제품이 일정 수준 이상 매출을 보장하고 오리지널 선호도가 높다는 점 등을 이유로 계약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안국약품과 산도스의 계약을 시작으로 한미약품과 노바티스, 일동제약과 다케다제약이 코프로모션을 맺었다.

9월에는 대웅제약이 산도스, 다케다제약과 각각 코프로모션을 체결했고, 환인제약과 앨러간도 보톡스에 대한 공동 판매 계약을 가졌다.

유한양행도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새로운 당뇨병치료제를 도입하면서 전략적 제휴 관계를 견고히 했다.

최근에는 기존 다국적사 제품만을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양 측의 부족한 품목을 채워주거나 반대로 국내 회사 제품을 외국 제약사가 판매하기도 한다. 올로스타(고혈압·이상지질혈증)를 공동 판매하기로 한 대웅제약과 다이이찌산쿄가 이에 해당한다.

코프로모션이 제약업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극명하게 나뉜다.

긍정적인 입장에서는 대형품목 도입으로 업체들의 매출이 늘면서 국내 제약산업의 외형성장과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을 높게 평가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도입 품목으로 매출 성장을 기록하는 회사를 향해 외형성장만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자사 제품보다 코프로모션 품목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경우,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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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프로모션 바람’을 일으킨 유한양행의 성공 사례에서도 명과 암은 있다.

현재 업계 매출 1위인 유한양행이 있기까지 코프로모션의 역할이 차지하는 비중은 컸다.

유비스트 자료 기준 작년 유한양행의 자사 제품 원외처방액은 1872억원. 반면 주요 코프로모션 품목은 2177억원을 기록했다. 처방의약품 매출에 상당부분을 코프로모션 품목이 차지한 모습이다. 자사 제품으로는 아토르바가 358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지만 트윈스타(825억원)와 트라젠타(628억원)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처방의약품 1~3위(트라젠타, 트윈스타, 미카르디스)는 모두 베링거인겔하임 제품이다. 올해 유한양행이 매출 1조를 달성한다면 코프로모션 품목으로 이뤘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프로모션 성공 사례가 늘어나자 국내 제약사는 너나 할 것 없이 다국적사 손을 잡고 있다. 제네릭 시장의 포화 상태와 리베이트 투아웃제라는 환경 속에서 마땅한 돌파구가 없는 가운데 매출 성장을 위한 제약사 간 코프로모션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