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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윗돌 빼서 아랫돌 채우는게 타당한가?”

영상의학회, 복지부의 영상수가 인하 방침에 불만 폭발


“윗돌 빼서 아랫돌을 채우겠다는 것이 복지부의 생각이다. 잘 나가는 놈 때려주려는 발상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대한영상의학회 임태환 회장은 9일 오후 2시 서울 코엑스에서 제70차 대한영상의학회 학술대회를 기념해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영상수가 재인하 방침에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보건복지부가 상대가치를 조정해 지난 2012년에 이어 또 다시 검체 및 영상 수가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한 대한영상의학회 관계자들이 쓴 소리를 내뱉었다.

복지부 손영래 보험급여과장이 최근 개최된 제1회 외과의료 미래전략포럼에서 “현재 기피과로 전락한 외과 수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수술 및 처치 수가는 인상하고 검체 및 영상수가는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힘에 따라 영상의학계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현재의 상대가치를 살펴보면, 수술 및 처치에 대한 원가보존율은 각각 76%, 85%인 반면 검체 및 영상 검사는 159%, 122%로 산정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오주형 영상의학회 총무이사는 “이런 식으로 한정된 재정 내에서 검체나 영상수가를 낮추는 방식은 진료 왜곡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곧 전공의 지원이 전혀 없는 진료과들이 속출할 것이고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오 총무이사는 “사실 수가 보장 차원에서 행위 수가들은 50% 이상 인상된 상태이지만 영상의학과 수가는 선택진료 수가 축소로 인해 지난 2년간 약 40% 정도 축소된 상태”라면서 “영상수가를 내림으로써 인해 발생한 재원으로 수술수가를 올리겠다는 복지부의 발상은 매우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보건산업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현재도 영상수가 보전이 70% 밖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내년 6월경 상대가치 개정이 마무리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현실을 모두 무시하고 정치적인 판단 아래 일방적으로 수가가 조정되어서는 절대 안된다”라고 말했다.

오 총무이사는 “현대의학은 이미 청진기보다는 영상으로 대부분의 진단이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원가 대비 60% 이하로 보상해주는 현 상황에서 영상수가의 상대가치가 불합리하게 조정되면 영상장비 노후화와 교체 지연을 점점 더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이로 인한 환자 진료 왜곡을 막기 위해 상대가치 개정 작업이 공정하게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거듭 밝혔다.

임태환 대한영상의학회 회장은 “사실 임상의학계의 영상의학에 대한 질투의 시선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의학 MRI 수가를 낮출 때도 억울해도 사회적 역할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영상의학계는 크게 반항하지 않았는데 계속 이렇게 조용히 있으니까 상대가치를 조정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황당함을 나타냈다.

임태환 회장은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나라 의료가 지금까지 쌓아온 세계적 수준의 기조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면서 “영상의학과에 대해 ‘잘 나가는 놈 때려주기식의 횡포’ 보다는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계속 우리나라 의료가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