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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증상 없이 병들어가는 침묵의 장기…간(肝)

가을 밤, 늘어나는 술자리만큼 현대인의 간은 혹사

가을이 깊어감에 따라 푸르른 날씨에 대학가에서는 축제가, 회사에서는 사무실을 떠나 야외에서 활동하는 야유회, 워크숍 등의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술. 늘어나는 술자리만큼 현대인들의 간은 혹사당하고 있는 셈이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 불릴 만큼, 오랫동안 손상이 진행 된 후에야 이상 징후가 발견되기 때문에 간질환은 우리가 흔히 간과하기 쉽다. 간염, 간경변증, 간암으로 대표되는 간질환은 우리 사회와 가정을 이끄는 중추 세대로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40대 중년 남성을 집중적으로 괴롭힌다.

오는 20일 ‘제15회 간의 날’을 맞이하여 일반인들에게 간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됨에 따라 고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서상준 교수의 도움으로 간질환의 증상과 종류, 치료법, 자가진단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잦은 피로와 식욕부진이 있다면 간질환을 의심해봐야
앞서 밝힌 것처럼 간질환의 대표적인 종류로는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 간암이 있다. 지방간은 술이 간의 대사기능을 저하시켜 간에 지방이 축적되게 함으로써 발생하며, 약간의 피로나 식사 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반드시 의미 있는 알콜 섭취(남성 소주 3병/주, 여성 소주 2병/주)가 없더라도 비만에 의해서도 지방간이 유발될 수 있다. 간염이란 간세포의 염증과 파괴를 유발하여 간기능 이상을 나타내는 질환으로 원인에 따라 알콜성 간염, 바이러스성 간염, 약제 유발성 간염 등이 있다.

대부분 간염에 걸린 경우는 급성간염의 경우로 피로감, 식욕저하의 증상만 보일 뿐 합병증 없이 수개월 내에 회복되지만, 일부에서는 회복되지 못하고 6개월 이상 간세포의 염증과 파괴가 지속되어 만성간염으로 진행된다.

이들 중 일부는 간세포가 굳어가는 간경변증 또는 간암으로 진행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잦은 음주습관으로 인해 급성간염이 만성간염과 간경변증,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간경변증은 간염이 지속되어 간세포의 파괴가 일어나고 간세포 대신 전반적으로 섬유화가 일어나며, 재생결절을 형성함으로써 간의 구조가 변하여 굳어지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간경변증의 진단을 받으면 무력감, 식욕부진 및 코피, 잇몸출혈 등을 보이나, 자각증상이나 간 기능의 이상이 없는 사람들도 많다. 간암은 간경변증 환자의 20-40%가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초기에는 대개 증상이 없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다.



충분한 휴식과 영양식 섭취, 정기적인 검진이 간질환 예방에 큰 효과
지방간 환자의 경우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한 체중조절이 필요하며 잦은 음주습관이 있다면 금주가 선행되어야 한다. 급성 간염 환자의 경우 금주와 휴식이 필요하며, 균형 있는 영양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특히 저단백의 손실을 막기 위한 탄수화물과 간세포의 재생에 좋은 단백질이 많은 식사가 좋고, 지방질이 적은 식사를 해야 한다. 만성간염은 상당부분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 환자는 의사와 반드시 상의하여 필요 시 항바이러스제 등의 치료를 받아야한다.

특별한 치료에 이외에, 식이요법으로는 급성간염과 마찬가지로 고단백과 고칼로리의 식사가 도움이 된다. 이러한 식사는 파괴된 간세포의 재생에 도움이 되지만 지방간을 유발하는 과량의 음식 섭취는 주의해야하며, 과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 보다는 모든 영양소가 고루 들어있는 균형이 이루어진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만약 간성혼수의 경험이 있다면 단백질섭취는 제한해야 하며, 양에 대해서는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간암은 초기에 발견되거나 작고 고립성인 경우 수술로 근치가 가능하지만, 대개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치료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최근에는 알콜국소주사법, 혈관 조영술하 항암제 투여 및 색전술 등이 시도되고 있으며, 간이식도 보편화 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다.

고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서상준 교수는 “가을철은 각종 축제와 행사로 술자리가 늘어나는 시기이므로 간 손상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하루 음주했으면 이틀 이상 쉬는 식으로 간이 회복할 수 있는 여유를 마련하고, 어쩔 수 없이 음주할 때에는 물과 안주를 충분히 섭취하여 간 손상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간질환은 급성 및 만성간염에서 간경변증, 간암에 이르기까지 종류와 심한 정도가 제각각이고, 증상도 전혀 없는 경우에서부터 심한 경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자가진단을 통해 체크리스트에 해당되는 사항이 있거나 정기검진에서 이상이 나타난다면 곧장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