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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청소년 스마트폰 사용, 일정 기준 제한 필요”

청소년정신의학회, 스마트폰 사용으로 가정 갈등 급증

#초등학교 6학년 영훈이 엄마는 날마다 아이가 또 스마트폰을 하고 있지않나 감시하다가 홧병이 생겨 쓰러질 지경이다. 영훈이는 눈만 뜨면 계속 스마트폰을 가지고 살다시피 해서 늘 혼내야한다. 사주기 전에 정해진 사용시간을 잘 지키겠다고 다짐을 몇 번이고 받았지만 지금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다른 아이들도 다 가지고 있다며 아이가 원했고, 또 엄마 마음에도 아이가 스마트폰이 없으면 주눅들것 같아서 사줬던 것인데 이제는 아이를 혼내느라 스마트폰만 보면 당장 때려 부수고 싶은 마음뿐이다.

#중학교 2학년 지영이는 카톡으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어 학교가는 것을 너무 힘들어한다. 그래서 지영이 엄마는 아이가 학교만 다녀오면 아이 얼굴을 살피게 된다. 지영이는 같은 반아이들과 단체 카톡을 하는 중 같은 반 남학생을 좋아한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 말이 카톡으로 금새 있지도 않은 이야기까지 더해져서 학교 전체에 소문이 나버렸다고 한다. 지영이만 보면 다 수군대고 지영이와는 어울리려고 하지 않아 학교가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한다. 그 뒤로 아이는 학교만 다녀오면 스마트폰을 붙들고 계속 나에 대한 소문이 있나 살피느라 하루를 다 보내고 있고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있다. 지영이 엄마는 안쓰러워서 그냥 두었는데 몇 달째 계속되고 있어서 지영이 스마트폰을 뺏어버리고 싶은데 또 스마트폰으로 카톡을 안하면 더 왕따를 당한다고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어 답답할 따름이다.

#초등학교 3학년 광수 엄마는 워킹맘으로 아이와 연락을 위해서 스마트폰을 사줘야할까 고민이다. 광수는 학교가 끝나면 태권도, 영어학원을 가야하는데, 학원 시간을 못 지키는 일이 너무 많아서 늘 집에 오면 학원 안간 것에 대해서 혼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광수 엄마는 스마트폰을 사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생각중이다. 지금까지는 아이가 사달라고 해도 스마트폰이 아이에게 안 좋을 것 같아 안사주고 있었는데 과연 사주는 게 좋을지 결정하기가 어려워서 다른 엄마들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을 뒤져봐도 확신이 서지 않아서 답답하다.


위 사례들처럼 아동과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가정 내 갈등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스마트폰 사용을 일정 기준으로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온 이후 짧은 기간 동안 빠르게 대중화되어 우리나라 청소년들(2013년 청소년 매체 이용 실태조사, 81.5%)도 대부분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는 상황.

따라서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위 사례들과 유사한 고민을 하거나 스마트폰 때문에 자녀와 갈등을 모두 경험한다. 부모입장에서 여러 가지로 걱정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아동·청소년들은 스마트폰 과다사용,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집단 따돌림, 유해 컨텐츠 노출과 눈과 근골격계를 포함한 신체 질환 등을 겪고 있다.

사실 이런 문제들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한데, 아직까지 아동과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적절한 지침이나 권고안이 없다.

이에 따라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는 아동·청소년 스마트폰 사용 지침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기본틀을 만들고자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21명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의견을 조사했다.

청소년정신의학회는 “이번 조사는 아직 예비단계이지만, 스마트폰 사용문제와 관련 질환을 가장 가까이에서 접하고 치료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시행한 첫 연구로써 가치가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설문에 참여한 대부분의 전문의들은 아동과 청소년의 스마트폰 제한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아동과 청소년 스마트폰 사용 연령 제한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적정 연령으로는 중학교 1-2학년으로 나타났다.

또한 모든 응답자는 아동과 청소년 스마트폰 사용 시간 제한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학년별 일일 권장 사용 시간으로 주중에는 ▲초등학생 55.25분, ▲중학생 96.86분, ▲고등학생 115.04분이었고, 주말에는 ▲초등학생 79.67분, ▲중학생 135.95분, 고등학생 157.69분이었다.

스마트폰 사용 제한이 필요한 이유로 응답자들은 스마트폰 사용 제한이 필요한 이유로 자기 조절 능력 혹은 통제력 부족을 가장 문제시 삼았고, 과다 사용이나 중독 위험, 유해 자극이나 위험에 노출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이에 따라 아동과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된 문제 해결을 위한 개입 방법으로 아동면담과 부모교육이 제안되었다.

아동·청소년 스마트폰 사용관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인식도 조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스마트폰 사용 시작 연령과 사용시간 제한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사용 시작 연령으로 중학교 1-2학년이 적절하고, 학년별 일일 적정 사용 시간으로는 주중 초등학생 55.25분, 중학생 96.86분, 고등학생 115.04분을 권장했고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된 문제 발생시 아동 면담과 부모교육의 개입을 우선 시행해야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인터넷과 전자 기기 사용을 위해 홍콩 자치구 보건부에서 2014년 지침을 발간하였다. 연령별로 사용 시간을 나눠서 제시하는데, 2세 미만은 가급적 전자기기 화면을 접하지 않도록 하고 있고, 2-6세는 하루 2시간 이하로 하되 보호자의 지도 감독이 필요하며, 6-12세의 경우 전자기기 사용 시간은 하루 두시간 이하로 제한하고, 12-18세의 경우 장시간의 전자기기 사용을 피하라고 조언했다.

그 외 스마트폰은 30cm이상 떨어져서 사용하고, 20-30분마다 20-30초씩 휴식을 취하라는 등 본 조사에 비하여 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는 “본 연구의 결과는 아직까지 예비 단계이나, 우리나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최초로 전문가로써의 의견을 확인한 것으로 가치가 있고, 향후 보다 확대 연구 및 가이드라인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