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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치과계도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강력 반대

치과계, 국민피해 심각 VS 한의계, 국민이 판단할 것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의료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치과계에서도 이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만만찮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의료계는 엑스레이나 초음파, CT, MRI 등의 진단기기를 통해 질병을 진단·치료하는 것은 의과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국가로부터 면허를 부여받은 의사의 고유영역이므로 전혀 다른 원리와 체계의 공부를 한 한의사들에게 이를 허용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

한의사들에게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에 맞서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최근 5일간의 단식투쟁까지 벌이는 등 의료계는 ‘결사항쟁’을 불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의사와 마찬가지로 각종 진단·의료기기를 활용해 병리 검사를 실시하고, 치과기구를 사용해 외과적 수술 및 약물치료 등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치과의사들도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일부 한의사들이 전통적인 치과진료의 영역으로 인식돼온 턱관절 장애, 치주질환, 구취 등을 한방진료과목으로 내걸고 의료행위를 하면서 치과계와 한바탕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최남섭 회장은 지난 21일 단식투쟁 2일차에 접어든 의협 추무진 회장을 직접 찾아 응원하기도 했다. 보건의약단체장 모임 대표 자격으로 이뤄진 의례적인 방문이었지만 추 회장과 덕담을 나누는 모습이 무척이나 화기애애하게 느껴져 다른 의료직역단체장의 방문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는 후문이다.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등의 문제와 관련해 김욱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회 공보이사(의정부치과의사회장)는 최근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치과계도 한의사의 영역침범과 턱관절장애, 치주염, 구내염, 구취, 치주질환 등 불법적인 치과진료로 인해 한의계와 많은 다툼을 벌이고 있고 국민 피해가 심각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심지어 최근 대전의 한 한의원은 치과에서 쓰이는 구강내장치를 ‘음양균형장치’라는 황당한 이름으로 둔갑시켜 환자들에게 허가도 받지 않고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팔아먹는 등 불법의료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이사는 “치과에서는 구강내장치를 각 환자의 치아모양에 맞게 본을 떠서 주는데 반해 이 한의원에서는 환자 치아에 정확히 맞지도 않는 중국산 마우스피스를 싼값에 대량으로 구입해 환자에게 씌우고 있다”며 “이로 인해 턱관절 장애 증상을 더 악화시키거나 부정교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최근에는 한의원들이 턱관절 장애뿐만 아니라 치주질환도 보면서 임플란트 시술을 해야 하는 환자에게 대신 고가의 보약을 지어주는 등 혹세무민해 제때 치과진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증상을 더 악화시켜 치과를 찾아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김욱 이사는 “한의사들의 ‘엉터리 불법 치과진료’로 인해 지금도 국민피해가 매우 심각한 상황인데 만약 의료기기 사용까지 가능하게 되면 의료질서가 무너지고 국민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전문의에게도 버거운 진단의료기기를 의학적 기반이 다른 한의사들에게 허용해선 절대 안된다”라는 강력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대한치과의사협회 홈페이지 게시판을 비롯한 각종 치과계 커뮤니티에서도 의료계와 마찬가지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움직임을 비판하는 글이 심심찮게 보이고 있다. 일부 치과의사들은 “치협도 의협과 연대해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강력히 제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치과계에서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강력한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한의계는 치과계가 타 직역에 대해 지나친 참견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한의사협회 김태호 기획이사는 26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타 직능단체에서 한의학에 대한 이해도 없이 한의학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학문의 자유와 발전을 심각히 침해하는 것이므로 매우 상식적이지 못하다”라고 불쾌한 심정을 내비쳤다.

김태호 이사는 “한의학적 치과치료가 국민에게 이로울지 말지는 결국 수요자인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면서 “더 이상 다른 의료공급자들이 한의학과의 충분한 학문적 교류도, 한의학에 대한 이해도 없이 무조건 감정적으로 비난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