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도 건보재정 실제 흑자는 7조 9천억원으로 2개월치 진료비에 불과하다.”
2016년도 수가협상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 성상철 이사장이 의료공급자들의 기대와 달리 사상 최대 건강보험재정 흑자분을 수가인상으로 연결시키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성 이사장은 23일 보건의료전문지 기자들과 만나 건보재정 흑자 12조 8천억원에 대한 공단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2014년도 건보재정 총 누적수지는 12조 8천억원이지만 미청구 진료비를 제외하면 7조 9천억원으로 2개월치 진료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건강보험법 제39조에 의하면 연간 급여비의 50%까지 적립하도록 되어있지만 7조 9천억원은 그 36%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성상철 이사장은 “앞으로도 재정적자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건강보험적용인구 감소 및 65세 이상 노인 비중 증가, 질병구조 변화로 만성질환 진료비 급증이 예상된다는 것. 여기에 정부의 ‘중기 보장성 강화계획’에 따라 2018년까지 약24조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성 이사장은 “이러한 재정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건보료부과체계 개선 ▲안정적 국고지원(한시적 지원규정폐지, 사후정산제 도입 등) 등 수입재원 확충을 추진하고, 재정누수방지 및 예방적 건강관리사업 활성화 등 지출효율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상철 이사장은 2016년 수가계약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수가협상은 재정운영위의 심의·의결을 거치는 등 법에 정한 절차를 따르고, 건강보험 재정상황과 병원경영수지 등 환산지수 용역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성 이사장의 발언은 보험자 수장으로서 수가협상에 있어서도 원칙을 고수해 건보 흑자등 다른 요인을 반영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는 확고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성 이사장의 강경한 입장과 달리 현재 건강보험 재정이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이를 수가인상으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각 의료 공급자들의 기대가 매우 커진 상황.
특히 성상철 이사장은 서울대병원장과 대한병원협회 회장을 역임한 의료공급자 출신으로 의료계 사정을 잘 아는 만큼 공급자들의 수가 인상에 대한 기대를 어느 때보다 더 크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건보재정이 4조 4,0796억원의 흑자와 약 12조원의 최대 누적적립금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수가협상에서 수가인상을 통한 적정한 보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의협 수가협상단(단장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은 “협상에 만전을 기울여 건보공단에서 공개한 각종 통계자료 및 내부 분석자료에 근거한 적정수가 인상을 요청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일차의료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김숙희 협상단장은 "두 자리 숫자의 수가 인상률을 요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건보 재정이 흑자아닌가" 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