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협의체 참여 거절 올바른 태도 아냐”

김성주 의원, 전쟁 중 적군끼리도 만나는 법인데

“전쟁 중에 적군끼리도 밀사를 보내 서로 만나는 법이다. 의협의 협의체 제안 거절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논의하는 협의체 참여를 거부한 의협에 대해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이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난 4월 6일 국회 공청회에서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협의체에 참여해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을 요청받았지만 거절했다.

의사-한의사 전문가들 간의 자율적 협의는 전향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지만 복지부 중심 협의체는 의료의 전문가가 아니며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주체들이 서로 뒤엉켜 자칫 정치적인 논쟁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 우려를 나타내며 참여 자체를 거부한 것이다.

이에 김성주 의원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대화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은 좋은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의사와 한의사가 서로 만나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대해 “단순히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 전반에 대한 문제”라면서 “양한방 협력 발전과 결합된 사안이기 때문에 매우 신중히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해가 충돌하는 문제로서 당사자간 소통을 통한 협의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국회가 개입해 강제할 수는 없고 의협과 한의협이 진정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해 더 좋은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적 판단과 시행여건 등을 고려해 정부가 직역들과의 유기적인 협조와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합리적 방안을 제시해야지 국회에서 이러한 사안들에 대한 옳고 그름을 섣부르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성주 의원은 “기본적으로 관련 직역단체간의 대화와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국회는 관련 단체의 이익이 아닌 국민의 건강권과 편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부와 협의해 나가는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 결정은 오롯이 국민의 뜻을 반영해야 하며 국민이 원하고 국민의 의료서비스의 질이 향상되는 쪽으로 결과가 도출되면 국회도 이를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 해당 직역단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제시할 기회는 국회가 항상 열어두고 있다”면서 “지난 4월 6일 공청회를 통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신사법안 등 민감한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제기할 기회를 부여했던 것도 같은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중지가 모아진 현안이 국회에 오면 법적, 제도적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다만 조정되지 않은 이슈가 국회로 넘어와 오히려 갈등이 더 증폭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김성주 의원은 “이를 위해 정부가 최소한의 공감대를 만드는 일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