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병원/의원

“메르스 털어버리고 이제 새 출발합시다”

병원계, 메르스 극복 기념 각종 행사 마련 눈길

정부가 사실상 메르스 종식을 선언한 가운데 의료 최일선에서 메르스 극복에 가장 큰 기여를 한 병원계가 이를 기념하는 각종 행사를 펼쳐 눈길을 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원장 곽영태)은 지난 7월 31일(금), 낮 12시부터 병원 1층 로비에서 서울시와 강동구청이 주최한 ‘메르스 치유 찾아가는 음악회’를 개최했다.

이날 테너 김기웅 씨는 감성 깊은 목소리로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O sole mio'를 불렀고, 기타 듀오 ’필로스‘ 는 ’로망스‘, ’La Vida Breve' 등 10여곡을 연주하며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음악을 선사했다.

음악회에 참석한 환자, 보호자, 내원객과 의료진들은 메르스를 극복하고 보다 안전해진 병원 환경 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6월 6일 76번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뒤 35일 동안 폐쇄됐던 강동경희대병원은 지난 7월 13일부터 진료를 재개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특히 인공신장실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해 면역력이 취약한 투석 환자들의 대규모 감염이 우려됐다.

하지만 병원은 혈액투석환자 90명 전원 코호트 격리 및 입원 격리 투석치료와 71명에 대한 입원 후 1인 1실 격리 투석치료를 시행하는 등 감염확산을 위한 각고의 노력 끝에 투석환자 감염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는 쾌거를 이뤘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이번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감염관리를 강화해 병원 내 감염을 완벽 차단함으로써 안심병원, 청정병원으로 새로 태어난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병원장 유규형)은 지난 7월 24일 ‘RESTART & JUMP UP’ 행사를 개최해 전 직원이 화합하는 시간을 가졌다.

병원장을 비롯한 전 교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6월 한 달여 동안 계속된 메르스 사태 대응으로 인한 고생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행사에서는 묵묵히 근무해온 교직원에 대한 포상을 비롯해 메르스 극복 및 병원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담은 동영상을 전 교직원이 시청했고 새로운 출발과 도약을 다짐하는 떡케잌 커팅식도 가졌다.

특히 전 교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퀴즈 대회와 레크레이션을 하며 그동안 느꼈던 마음의 짐을 모두 털어버리는 시간을 보내 큰 호응을 얻었다.

병원이 직접 메르스 극복에 기여한 직원들에게 표창과 상금 등을 전달하는 행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을지대학교병원(원장 황인택)은 지난 7월 30일 오후 3시 병원 5층 회의실에서 메르스 극복 유공자들에게 표창장 및 상금을 전달했다.

이날 수여식에서는 메르스 극복 유공자로 선발된 감염관리실 연복희 팀장 등 8명의 직원이 표창장과 함께 530만원의 상금을 수여받았다.

황인택 원장은 “을지대병원이 추가 확진자 없이 무사히 메르스를 극복한 성공요인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임무를 묵묵히 완수한 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라며 격려와 감사를 표시했다.



을지대학교병원은 지난 7월 31일에는 대한병원협회(회장 박상근)로부터 감사장과 격려금을 전달 받기도 했다.

이날 박상근 병원협회 회장은 의료현장 최일선에서 메르스 확산 저지에 헌신한 을지대학교병원의 노고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황인택 병원장에게 감사장과 격려금을 전달했다.

직접 교직원들에게 감사의 글을 써 선물과 함께 전한 병원도 있다.

고려대학교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김우경)은 7월 30일(목) 메르스 극복에 힘써준 교직원들을 격려하고자 ‘메르스 확산 차단을 위해 사명감을 갖고 책임을 다해주신 여러분의 헌신에 감사드립니다’라는 감사의 글과 함께 선물을 전했다.

고려대의료원 산하의 의과대학, 보건과학대 및 산하 3개 병원 등과 외부용역직원까지 원내 함께 일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우경 의무부총장은 “국가적인 위기에서도 나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애써주신 여러분의 희생과 노고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기억될 것이다”라면서,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함께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보여주셨던 서로에 대한 믿음과 끈끈한 동료애는 의료원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고려대의료원은 메르스 안심병원으로 단 한 명의 확진환자도 발생하지 않았고 오히려 타지역의 환자를 받아 완치시킨 것은 물론 일부 의료진은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격리병원으로 파견을 자원해 환자들을 돌보며 많은 감동을 주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힐링기부’ 차원에서 미술 전시회를 무료로 관람 시켜준 병원도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원장 안명옥)은 최근 인근에 위치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로부터 문화힐링축제의 일환으로 ‘간송미술재단전시회’ 초대권 1,300장을 기증받아 의료진 및 임지권들에게 나눠줬다.

서울디자인재단 이근 대표이사는 “메르스 진료에 지친 의료진과 임직원들을 위해 주변 이웃으로서 DDP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어떻게 고마운 마음을 전할지를 여러 차례 고민해 왔다”면서 “짧지 않은 메르스 기간 동안 정신과 육체피로가 상당했을 의료원 가족들을 위해 치유의 일환으로 전시 관람을 제안하게 됐다“며 기증의사를 밝혔다.

안명옥 원장은 “메르스로 인해 관광특구인 동대문상가 종사자 분들이 경제적․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을텐데도 이렇게 따뜻한 배려를 보여주셔서 감동을 받았다”며 “의료원이 병원내 감염없이 무사히 메르스를 극복해낸 힘은, 60일이 넘는 짧지않은 시간동안 불평없이 묵묵히 지켜봐주시고 격려해 주신 주변 이웃들의 뜨거운 성원 덕분”이라고 화답했다.

안명옥 원장은 “메르스 진료와 수습을 위해 오랜시간 가족과 떨어져 잠이나 식사 등 기본적인 생활에 불편이 많아 지친 임직원들에게 전시회 관람은 세상과 다시 소통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힐링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중앙거점병원으로 지정되고 병원 전역이 격리 폐쇄 조치되어 메르스 환자 진료에만 전념한 국립중앙의료원은 입원치료 중인 메르스환자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지난 20일(월)부터 외래 및 입원진료의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국립중앙의료원은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감염병관리 최고병원으로서 메르스 등 감염병 질환에 대한 진료 및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일양약품(주)과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양 기관은 ▲메르스바이러스 등 감염성 질환 신약개발 분야 연구 및 양 기관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호발전을 위한 연구협력 활동 ▲신약개발 분야의 비임상시험(BSL, ABSL 실험실 사용) 및 임상시험 상호 협력 ▲학술자료 및 정보, 출판물의 교류 등을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하였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감염성 질환 연구분야에 대한 경쟁력 확보 및 전문성 강화를 통해 공공보건의료 실행 및 확장을 위한 다양한 시너지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은 메르스 환자 진료 40명, 감염자 0명, 메르스 1호 환자 완전 회복이라는 감염전문 치료기관으로서 명성을 확인해 진료 재개 3일 만에 외래환자 경우 예전 이용환자의 70%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사회병리현상에서 참된 의료인의 역할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한 병원도 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좋은의사연구소(소장 안덕선)는 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메르스 사태를 다양한 관점으로 보고 의사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자 지난 7월 23일‘집단공황에 빠진 대한민국’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의료계, 인문사회계 학자들이 참여한 이번 심포지엄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본 메르스 사태’, ‘인문사회학자가 본 메르스 사태’ 두 개의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심포지엄을 통해 메르스와 같은 국가적 공황 상태에서 의료인 및 사회의 역할에 대해 토론했다

김우경 의무부총장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메르스 사태를 정신의학계, 철학계, 사회학계를 망라한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의료인은 단순히 환자를 치료하는 것을 넘어 ‘사회의 병’을 치료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