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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초고령화시대 의료는 예방 - 재가 - 통합

생애전반에 걸친 접근과 생애주기별 건강관리 필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의료정책의 방향은 어떻게 설정돼야 할까?

고령화시대 보건의료정책의 방향은 예방적 의료, 지역사회 및 재가서비스 중심, 그리고 통합의료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윤환 아주의대 교수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기간행물인 보건복지포럼에 7월호에 기고한 '초고령화사회와 보건의료대응'을 통해 이 같이 강조했다.

최근 우리나라가 경험하고 있는 급속한 인구고령화는 사회적 위기로 인식되어지고 있는 상황. 이는 고령인구의 취약한 건강상태와 이에 따른 의료비 증가가 건강보험 및 장기요양보험 재정과 나아가 국가복지재정 전반에 미칠 악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4년도 노인실태조사 결과 65세 이상 노인의 89%가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지니고 있으며, 두 가지 이상의 복합이환자도 70%에 이르고 있다. 또한 노인의 18%는 사회활동에 제한을갖고 있으며, 심지어 7%는 기본적인 일상생활 수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

이에 따라 의료이용률도 높아 평균 5개 이상의 의사처방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78%가 지난 1개월 간 의료기관을 이용하고 18%가 지난 1년간 입원한 경험을 갖고 있다.

노인진료비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4년 기준 전체진료비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최고령층의 증가, 높은 만성질환 유병률과 의료이용률, 복합이환자에 대한 비효율적 관리체계, 병원에서의 임종 및 연명치료 등은 의료비 상승을 초래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윤환 교수는 "이러한 노인의 주요보건현황을 고려할 때 고령화시대 보건정책의 방향은 예방적의료, 지역사회 및 재가서비스 중심, 그리고 통합의료를 견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인의 조기사망에 가장 큰 역할을 미치는 요인이 건강행위인 것을 감안할 때 노년기에 건강증진과 예방서비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는데, 특히 우리나라 65세 이상 연령층의 건강지표가 다른 국가에 비해 그리 좋지 않아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것.

이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연령층의 흡연율은 12%, 음주율은 28%, 운동실천율은 58%, 영양상태 비양호율은 49%, 비만율은 35%, 건강검진율은 84%에 이르고 있다.

이윤환 교수는 특히 최근 10년 전에 비해 노인 건강지표가 크게 개선된 것에 대해 "노년기에 갑자기 형성된 것이라기보다 생애전반에 걸쳐 축적된 결과"라면서 "이같은 점을 감안할 때 생애과정접근과 생애주기별 적절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그는 고령화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지역사회와 재가 중심의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대책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다수 노인은 자신이 익숙한 주거환경인 집과 지역사회에서 나이먹기를 희망하기 때문에 의료서비스도 가능한한 재가에서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은 급성기질환과 사고대응에 맞게 구축되어 부적합하므로 일부 선진국처럼 의사나 전문간호사가 노인환자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왕진의료를 활성화해야한다는 것.

이윤환 교수는 일부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집에서 왠만한 입원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병원, 지역사회에서 치매를 가진 노인이 편히 지낼 수 있도록 하는 '치매친화마을 만들기 사업' 등을 현재 시도되고 있는 좋은 예로 들었다.

환자의 의료필요도에 따라 포괄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통합적 제공체계 역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은 병의원과 보건소 등 각 서비스 제공기관이 분절된 상태로 상호배타적으로 제공되고 있어 노인환자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단일창구를 통한 포괄적 건강상태 평가, 사례관리, 의료정보공유, 다학제팀을 통한 공동치료 등의 관리체계를 기반으로 노인에게 적합한 서비스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윤환 교수는 통합의료에 대해 "이미 미국, 캐나다, 일본 등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고 있는 성공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고령사회로 도래되어 다양한 보건문제에 직면해 있으므로 보건의료에 있어 예방과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의료 제공체계의 구축을 위한 대책 수립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윤환 교수는 "세계보건기구가 주창한 보건정책의 주요목표인 활동적 노후를 노년기에 영위하기 위해서는 의료시스템이 고령친화적으로 재정비돼야 함은 물론 사회적 환경과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미래 고령인구의 새로운 의료필요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