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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수가 인상 없이 병원 성장 가능? 불가능?

병원계, 수가인상 필요 VS 환자단체, 틈새시장으로 커버 가능


날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병원들의 위기극복과 재도약을 위한 방안을 각계 관계자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중소병원협회(회장 홍정용)는 제25차 정기총회 및 학술세미나를 28일 오전 10시 50분 63빌딩 별관 2층 세콰이어룸에서 개최했다.

이날 학술세미나에서 한림병원 정영호 원장의 사회로 ‘성장이 멈춘시대, 중소병원의 위기극복과 재도약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의 발표 세션이 진행됐다.

지영건(차의과대학 교수), 안기종(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이창진(메디칼타임즈 기자), 유인상(영등포병원 원장) 등 4명의 패널이 자유토론 형태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우선 영등포병원 유인상 원장은 “중소병원의 성장이 멈춘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기본적으로 건강보험 수가 보존율이 75%에서 80%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의사와 간호사, 의료기사와 행정직원 등 병원 종사자들의 인건비는 물가와 연동해 날로 높아지는데 수가는 함께 쫒아오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

유 원장은 “국민들이 부담이 적으면서 높은 질을 담보해야 하는데 원가보전이 되지 않아 공급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이제는 국민들도 인식을 바꿔 높은 의료 질을 위해서는 그에 상응한 가격을 지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에는 이로 인한 병원의 손해를 비급여로 벌충하라는 논리였지만 이제는 100%로 수가로 보존해야 한다”면서 “근본적인 제도 수정 없이는 선순환 과정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이 병원계의 중론이며 몇몇의 아이디어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공급자가 정부나 건강보험공단에 의견을 조율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더 많은 부분에 투자를 하고 아이디어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많은 투자를 통해 의료 질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유인상 병원장의 주장에 대한 반론도 제기됐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기승전 ‘수가’인 것 같다”면서 무조건 수가 인상만을 주장하기 보다는 수가 인상 없이도 중소병원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지금도 틈새시장을 노리는 병원들은 약진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성장이 멈춘 시대가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계에서 수가 이야기를 자꾸 하는데 그러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병원계는 일단 투자라도 해보고 수가를 올려달라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메디칼타임즈 이창진 기자도 “안기종 대표의 주장에 동의한다”면서 “지금까지 병원계 위기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적이 없었다. 위기라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안 대표의 주장을 거들었다.

그는 “전국에 중소병원이 1600개 정도 되는데 병원장들이 요양병원들도 개원하고 있다”면서 “이런 게 바로 병원 내의 선순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창진 기자는 특히 “중소병원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병원 간 단합을 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보건복지부에 대해 원하는 바를 보다 확실히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의과대 지영건 예방의학과 교수는 병원계의 위기를 스마트폰의 위기에 비유했다.

지 교수는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는 너도 나도 일반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교체했지만 이제 새로운 스마트폰 모델이 나오면 굳이 새로운 것을 사야하는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들이 과거에 비해 많이 건강해지고 인구 수 역시 증가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병원들마다 몸집불리기에 치중하는 동시에 수가 통제와 비급여 통제까지 받고 있어 성장이 매우 어렵다는 것.

지영건 교수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제 병원들이 환자들의 질병만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도 예방을 위해 찾는 곳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병원 성장이 멈춘 것 같지만 병원은 스마트폰과 다르게 건강에 대한 수요가 무한대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사람을 끌고 올 수 있을 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형병원과 중소형병원도 이제 경쟁관계가 아닌 상생관계를 지향하고 봉직 시스템만이 아닌 개방형 병원 모델을 도입해 의사와 병원의 관계도 재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기종 환자단페연합 대표는 다시 “대형병원에 비해 환자들이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중소병원이 많이 있으면 결국 환자에게도 이로운 것”이라면서 “그런데 중소병원들의 홍보가 너무 부족하다. 홍보를 획기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인상 병원장은 “환자단체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중소병원의 홍보를 강화하는데 주력하겠다”면서 “또한 앞으로는 시민단체 및 건보공단과도 더욱 긴밀히 조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