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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우리나라 중환자실 현실, 세월호가 따로 없어”

중환자 의료 질 높여 입원일수 줄면 결국 의료비도 절감


“우리나라 병원 중환자실을 들여다보면 너무나 취약해 세월호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루 빨리 개선이 시급하다.”

고윤석 세계중환자의학회 조직위원장(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은 28일 제12차 세계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가 열린 서울 코엑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서구의 중환자 의학 전문가들은 간호사 1명당 환자 5명을 담당해야 하는 우리나라 중환자실 현실에 대해 경악한다”면서 “국내 전문가들도 모두 열악한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지난 12년간 수 차례 국회 공청회를 개최하고 보건복지부 장차관 이하 실무자들을 접촉하는 등 중환자 의료 질 개선을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녔지만 뚜렷한 변화가 없다는 것.

고 위원장은 현재 7등급으로 분류된 우리나라 중환자실 체계에 대해서도 “수가를 관리하기 위해 맞춰진 분류일 뿐 중환자 의료 질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구국가는 말할 것도 없고 중국 등 많은 아시아 국가들도 간호사 대 중환자 비율이 1대1인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간호사 1명이 환자 5명을 간호할 정도로 열악한 현실”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의료법 개정에 따라 올 9월부터는 전국의 모든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에 전담의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그러나 고 위원장은 여기에도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법률상 전담의사가 인턴이든 피부과 전문의든 아무 상관이 없어요. 한명의 전담의사가 담당하는 환자 수를 어느 정도까지 제한해야 한다는 구체적 규정도 없습니다. 메르스 사태만 봐도 중환자들이 가장 감염에 취약함을 알 수 있는데 이렇게 방치해도 되겠습니까?”

고윤석 위원장은 너무나도 열악한 우리나라 중환자 의료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환자실을 공공재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그 구체적 사항으로 중환자 의료비용 국가부담과 수가인상 등의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중환자 의료를 강화하면 의료비가 상승할 것이라고 오해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중환자실 하루 입원비만 150만원에 달하는데 중환자 의료 질을높여 환자의 입원일수가 줄어들면 결과적으로 국민 의료비가 절감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중환자 의학 교류와 축제의 장, 82개국 3400여명 모여
한편, 세계중환자의학회와 대한중환자의학회의 주관으로 8월 29일(토)부터 9월 1일(화)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제12차 세계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에는 전 세계 82개국에서 3400여명 이상의 중환자 의학 전문가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WFSICCM(성인분야) 193명, WFCCN(간호) 62명, WFPICCS(소아) 32명, 런천 심포지움 및 워크샵 42명 등 47개국 329명의 석학들이 모여 194개의 정규 세션과 소규모 그룹 워크샵 등으로 구성이 된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이번 학술대회의 개최를 통해 국내 중환자 진료 수준에 대한 고찰과 함께 아시아 지역 저개발국가에 중환자 진료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진료 수준의 향상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를 통해 중환자와 중환자실의 인식 전환 역시 꾀하고 있다.

고윤석 조직위원장은 “중환자란 급성 중증 환자들을 일컫는데, 중환자의학은 이런 환자들을 모아서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치료하는 분야로, 병원 내 진료에 있어 생명과 가장 밀접하고 진료의 성과가 가장 드라마틱하게 나온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흔히들 중환자실을 응급실과 혼동하는데 초기 응급조치 후에 중환자로 분류되면 본격적인 중환자 진료가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중환자실”이라면서 “고가의 장비와 숙련된 의료진에 의한 집중진료가 요구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중환자는 대부분 여러 장기의 손상을 동시에 가지고 있고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제한되어 있어 매 순간의 의료 결정이나 행위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한된 전문지식만으로 중환자를 제대로 진료 하기는 어렵고 중환자의학 전문의를 중심으로 호흡과 순환, 신경, 영양, 약제 등 총체적인 진료를 수행할 수 있는 중환자 진료팀이 필요하다는 것.

고윤석 위원장은 “우리 사회에서 중환자실은 임종 전 마지막에 들르는 곳, 중환자실에 입실하면 후유증 없이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깊지만 중환자실은 회복될 희망이 있는 환자가 가는 곳이며 집중 진료를 통해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중환자실은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는 곳이며 이를 통해 중환자가 회복하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국민적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술대회를 통해 참가자들의 실질적인 지식 공유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One-Step Further”의 기치 아래, 중환자의학에 관심이 있는 국내외 의료진 및 전문가들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고, 진료 수준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참가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실습과 소규모 토론 및 워크숍 등에 보다 더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석학들을 대거 초대하여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함께 나누는 기회를 마련함과 더불어 개최국인 우리나라 외에도 아시아지역 많은 나라들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고윤석 조직위원장은 “이를 위해 개발도상국들의 중환자의학 의료인들에게는 저렴한 등록비를 제공하고 현재 중환자의학을 공부하고 있는 탈북의사들에게도 무료 등록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일이를 통해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학술대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환자의학 분야를 이끌어갈 개발도상국 및 6·25 참전국 대표 의료진(26개국 53명)도 초청됐다.

주최 측은 선진 의료 시스템과의 격차를 줄이고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특별 토론 세션인 “Step-up Session”을 마련했는데, 연사로 초대된 저명한 석학(47개국 329명)들은 이 세션을 위해 모이는 개발도상국 의료진들의 경비를 지원하고자 하는 조직위의 뜻에 동참했다.

조직위원회로부터의 항공비 지원을 사양한 것. 중환자의학회는 “중환자의학에 대한 이들의 순수한 열정으로 조직위원회는 더욱 풍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 우리나라가 메르스 사태로 큰 홍역을 치룬 만큼 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관련 세션도 마련됐다.

패혈증의 세계적인 진료실정과 최근 에볼라 및 메르스 등의 이슈들에 대하여 세계보건기구(WHO)의 경험과 전략 그리고 정책에 대해서 일선 의료진들의 이해를 높이고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의 대표로 Nahoko Shindo(전염병 임상관리팀)가 참석할 예정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과들과의 교류도 이뤄질 전망이다.

중환자의학을 구성하고 있는 학문 분야는 매우 광범위하면서도 전문적이며 지속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꾸준한 학습과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학술대회는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연 및 토론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기회로서 실질적으로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의 중환자 진료 수준을 향상 시키는데 이바지 할 것으로 주최 측은 기대하고 있다.

또 젊은 의료진들에게는 최대 규모의 세계 학회에서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각국의 전문가들이 서로 교류하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젊은 의료진들이 세계무대로 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wfsiccm2015.com)와 행사 공식 어플리케이션(WFSICCM 2015)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