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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봉직의, 성과연동제 움직임 “거세게 반발”

중소병원협과 대립…'총액연봉제’ 자체는 찬성

전국중소병원협의회(이하 전중협)가 추진하고 있는 실수령액제(Net) 철회 움직임에 대해 봉직의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특히 봉직의들은 내부 의견을 모아 자체 단체결성 등을 통해 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움직임도 있어 중소병원협의회와 봉직의 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봉직의들은 “전중협이 협의회 차원에서 봉직의에게 의무만 지우고 권리는 전혀 보장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봉직의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대표는 전중협이 제시하고 있는 성과연동총액연봉제와 관련 “현 급여수준과 의무에 상응하는 권리 등에 대한 보장이 불투명한 상태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는 노조에서 인상한 인건비 인상분을 의사에게서 보상 받으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현재 전중협은 연세대 의료복지연구소 김정덕 연구원의 연구보고서를 근거로 현 Net 임금체계에서 ‘성과연동총액연봉제’ 전환을 적극 추진 중이다.
 
Net는 그동안 병원계에서 관례화 돼 온 봉직의들의 임금체계로, 갑근세 등 각종 세금 및 4대 보험금은 병원이 대납해 주고 실수령액만 계약하는 방식.
 
김 연구원의 보고서는 “중소병원 수익구조의 한계에 따라 불합리한 음성적 관행 병원경영의 투명성 확보와 병원경영 압박요인 해소를 위해 대·내외적 병원경영 환경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봉직의 임금체계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즉, 적정 인건비를 산출해 중소병원에 적합한 총액연봉 임금체계 표준모델을 개발하고 총액 중 기본급과 성과급의 황금비율을 고려한 성과급여체계를 개발하는 한편, 봉직의의 계약 중도 파기에 따른 병원의 진료공백에 대한 안전장치(표준계약서)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봉직의 커뮤니티 대표는 “지금으로서는 봉직의들이 현 임금체계를 고수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Net를 도입한 주체는 바로 병원”이라며 “Net 는 당초 병원이 세금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명하고 규모가 큰 병원의 경우 임금을 지불하는 대로 신고하지만 대부분의 병원은 축소신고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봉직의들은 총액계약제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임금체계(Net)에서는 대부분의 병원들이 연말정산에 대한 혜택이나 퇴직금을 보장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봉직의들은 간호사·의료기사 등 병원 근무자에게 적용되는 주 40시간 근무, 주5일제 등의 혜택으로부터도 소외되는 등 불합리한 점 때문에 이 부분은 총액계약제를 통해서라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총액계약제로 전환될 경우 병원 경영측면에서 높아진 인건비를 인건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사의 인건비 축소로 충당하려 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봉직의들이 걱정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서울의 한 봉직의는 “현재 매년 1년 단위로 계약을 하고 있지만 퇴직금은 전혀 없는 실정”이라며 “총액계약제 전환 방침에서는 계약 중도파기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 할 것을 명시하고 있지만 과연 병원들이 봉직의의 급여와 권리를 얼마만큼 보장해 주겠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악덕병원의 경우 고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해고한 뒤 재공고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와 같은 분위기 형성에는 개원이 급증했던 의약분업 직후와는 달리 경기침체 등으로 많은 수의 의사인력이 취업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봉직의는 “경영자 측에서는 봉직의 공급이 많아졌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며 “병원이 요즘은 덜 줘도 올 사람은 온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이와 같은 사실을 뒷받침 했다.
 
한편 전중협이 올해 말까지 성과연동총액연봉제 시행안을 마련해 수도권에 우선 적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봉직의들은 이에 대한 대응을 위해 자체 기구를 활성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 봉직의는 “봉직의의 경우 오래 근무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정보 공유에도 무리가 있었다”며 “전중협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표준화 지표를 제시할 경우 봉직의는 데이터가 전무해 대처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살인범 재판에서도 원고측과 변호사측이 있기 마련인데 현재는 전중협이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근무 여건상 서로 모이기가 힘들어 단체를 형성하기 힘들었던 만큼 봉직의들 사이에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구를 마련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봉직의들은 형식적 기구에 그쳤던 대한의사협회 산하의 병원의사회를 정상적으로 재정비해 차후 기본급을 높이고 봉직의들의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한다는 방침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
2005-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