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선거를 석달여 앞두고 입후보자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연세의대 동문회에서는 당초 연대출신 출마자들에게 제기한 후보 단일화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연세의대 총동문회로부터 후보단일화 결정권을 위임받은 연대의대 서울 동문회는 단일화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힌 장동익 내과의사회장과 주수호 원장에 대해 단독으로 출마할 경우 동문회 차원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연세의대 출신으로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박한성 서울시의사회장, 장동익 내과의사회장, 주수호 외과원장 등 세명이다.
연세의대 서울동문회 백종렬 회장은 “단일화에 대한 진행은 일단 유보된 상태”라고 말한 뒤 “하지만 연말까지는 입장을 정리한 후 단일 후보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 회장은 단일화 거부 움직임과 관련 “후보 단일화는 출마를 못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도가 더 많은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히고 “만약 동문회의 단일후보 결정에 불복하고 단독으로 출마할 경우 동문회 차원에서 최대한 불이익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박한성, 장동익 회장과 주수호 원장의 경우 각각 의협회장 선거 출마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는 점에서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측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주수호 원장은 “동문회가 후보 단일화로 얻을 것이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하고 “굳이 단일화를 추진한다면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단독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한 주 원장은 의협회장 선거의 직선제 전환 배경에 대해 “의약분업 이후 정부의 규제가 심해지고 의사의 자율성이 침해됨으로써 전체 회원들의 입장을 수렴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그동안 간선제에 의해 일정 대학 출신이 의협회장를 섭렵했던 관행 등 학연·지연에 따른 비민주적 절차를 바꾸자는 직선제의 취지를 동문회가 왜 간과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장 중요한 것은 차기 회장을 뽑는 잣대가 될 수 있도록 세 후보의 객관적 장단점을 전체 의사회원들에게 있는 그대로 알리는 것”이라며 “결국에는 동문회가 단일화를 철회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동익 회장은 동창회의 이 같은 강경방침에 대해 “객관적인 방법이 아니라면 어떤 결정도 수용할 수 없다”며 “불이익을 감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동문회의 불합리한 결정에 대해 대외적으로 지탄받도록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 회장은 “의협 회장 후보를 결정하는 데 강제성을 띠는 것은 순수성이 결여된 것”이라며 “이는 제3자가 보더라도 수궁할 수 없는 것이며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1월 15일 이전까지는 법적으로 선거 후보자에 대한 여론조사가 가능하다”며 “객관적인 수렴절차를 거친다면 동창회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동익 회장은 후보 단일화와 관련,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최소 1000명 정도의 모집단 범위에서 동문만이 아닌 의협회원 전체를 대상으로 과별, 지역별, 직종별로 균등한 표본을 선정해 세 후보 모두에 대한 지지도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이미 제시한 바 있다.
이처럼 이들 후보자들은 동문회의 방침에 대해 한치의 물러섬 없이 단독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어 과연 후보단일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후보단일화를 이뤄낸다면 어떤 후보가 낙점을 받게 될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
2005-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