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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욱의 medical trivia

UN 의료지원단을 아시나요?

UN 의료지원단을 아시나요?

           - 6.25사변 60주년 기념 -

 

    

 

 박 지 욱

 

 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 저자

 한미수필문학상 수상(2006년, 2007년)

 

 

 

  부산광역시 서면 중심가에 있는 롯데백화점, 그 휘황찬란한 조명의 그늘에 선 이 생뚱맞은 비석을 만난 것은 2009년 초겨울의 일이다. 따뜻한 남국의 기후를 대변하는 소철나무 사이로 보이는 낯선 국기, 어느 나라지?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 고민할 것도 없이 가까이 다가서자 그 국기의 국적을 알 수 있다.

 

 

  ▶ 스웨덴 참전기념비

『1950년 9월 23일 이곳 부산상고에 설치되었던 UN군 사령부 산하의 스웨덴 야전병원은 대한민국의 자유수호를 위해 1950~1953(3년간) 한국 전쟁에 참가했다. 이를 길이 기념하고, 스웨덴과 대한민국 양국 간의 영원한 친선을 위해서 이 기념비를 바치노라.

1971년 10월 1일 스웨덴 야전병원 협회 스웨덴-한국협회

 

 

 

 참전이라니?2002년 월드컵 참가가 아니고?

 

  스웨덴이 우리나라에 의료지원단을 파견했다? 금시초문이지만 자료를 찾아보니 6.25사변에 참전한 나라들은 우리가 아는 U.N. 16개국 이외에 의료지원단을 파견한 5개국이 더 있었다.

   이 중에서도 스웨덴은 최초로 의료지원단을 파견한 나라이자 가장 늦게 철수한 나라다. 낙동강 전투가 치열했던 1951년 9월 23 부산의 변두리 서면의 부산상고를 빌어 『스웨덴 적십자 야전병원Swedish Red Cross Field Hospital』을 열었다. 지금은 부산상고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롯데백화점이 들어선 까닭에 이 기념비가 이렇게 초라한 행색으로 서 있는 것이다.

 

 

 

 

  스웨덴 야전병원은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았고, 나중에는 민간인들의 진료도 도맡았다. 그 결과 1957 4, 6 6개월의 임무를 마치고 한국을 떠날 때까지 도합 200만 명의 환자를 치료하였다.

 

    

    

   ▶ 부산상고에 있었던 『스웨덴 적십자 야전병원』과 현재 그 터에 남은 기념비.

    

 

       덴마크는 적십자 병원선 『유틀란디아호MS Jutlandia』를 파견하였다. 내과, 외과, 치과, 방사선과를 두었고 수술실도 3개나 갖춘 현대식 병원선으로 1951년 3월 7 부산항에 입항하여 진료를 시작하였다. 후송병원의 역할을 맡은 『유틀란디아호』는 전황에 따라 원산, 인천까지도 북상하였고 보급과 환자 후송을 위해 8개월마다 본국으로 귀환하여 총 3회에 걸쳐 파견되었다. 1953년 8월 16 인천항을 떠나 영구 귀국하면서 의료장비들을 인천 시내의 민간 병원들에게 남겨주었다.    

 

 

  

  ▶ 부산항에 정박 중인 『유틀란디아호』와 코펜하겐 항구에 남은 참전 기념비

    

 

  노르웨이는 1951년 7월 19 의정부에 『노르웨이 야전병원(NORMASH; Norwegian Mobile Army Surgical Hospital)』을 세웠다가 1년 후 북쪽의 전선 근처인 동두천으로 옮겼다. 1954 11월에 공식 폐원할 때까지 총 9만여 명의 부상병과 민간인들을 돌보았다. 지금은 북위 38도에 근접한 동두천의 『노르매쉬』자리에는 그 기념관이 남아있고, 당시의 유물들은 인근의 자유수호평화박물관으로 옮겨 보관하고 있다.

 

   

  ▶ 동두천의 『노르매쉬』와 현재 그 터에 남은 기념관 

 

 

  인도는 2차 대전에 참전 경험이 있던 『제60야전병원』을 파병하였다. 1950년 11월 20 부산에 상륙하여 전선의 공격부대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였기에 평양, 대구, 가평, 문산 등지에서 활약하였다. 미군 공수부대와 같이 낙하하기도 하였고 후방으로 철수할 때도 가장 늦게까지 남아 전상병들을 돌본 용감한 야전병원으로 UN군들의 존경을 받았다.

  이탈리아는 1951 12월에 서울 영등포의 우신초등학교에 야전병원을 열었다. 내과, 소아과, 외과, 안과, 결핵과, 방사선과를 두었고 민간인 진료활동에도 열성을 보였다. 정전 후에도 1년간을 민간인 구호사업을 시행하였다. 

 

  잘 알려진 것처럼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즉 모두 스칸디나비아 3개국은 1951년부터 전후 한국 의료지원을 위한 계획을 구상, 대한민국 정부 그리고 유엔 한국재건단과 공동으로 1958년 8월 1 서울시립병원 터에 『국립의료원 National Medical Center』을 세웠다. 그래서 지금은 명칭이 바뀐 『국립중앙의료원』은 6.25사변을 인연으로 이 땅에 상륙한 북유럽 ‘바이킹’들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기념비인 셈이다.

 

  ▶ 부산 태종대공원 입구에 있는 『의료지원단 참전 기념비』와 『국립중앙의료원』 관리동 건물. 좌측의 검은 비석이 1958년에 세워진 『국립의료원 합동건설기념비』

 

 

자료의 출처 및 도움

1. 육군 육군홈페이지(http://www.army.mil.kr)

2. www.korean-war.com

3. 주한 스웨덴 대사관

4. 주한 노르웨이 대사관

5. 주한 인디아 대사관

6. 동두천 자유수호평화박물관

7. 개성고등학교(부산상고) 동창회

8. 한국-스칸디나비아재단

9. 국립중앙의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