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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제는 국격에 맞는 재활인프라 갖출 때”

대한뇌신경재활학회 김연희 회장 인터뷰

대한뇌신경재활학회 김연희 회장이 우리나라의 재활의료 인프라가 여전히 열악하다며 정부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아울러 SSRI 처방제한 철폐같은 전문가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현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메디포뉴스는 지난 18일 서울성모병원 성의회관 마리아홀에서 열린 대한뇌신경재활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김연희 회장을 만나 우리나라 재활치료의 문제점과 발전방향에 대해 들었다.


먼저 김 회장은 SSRI 처방제한이 부당한 급여 기준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모든 질환은 치료 후 우울증이 따라올 수 있지만 SSRI 처방은 60일이 지나면 정신과 의사만 삭감없이 처방할 수 있다”며 “특히 뇌졸중, 퇴행성 뇌질환, 파킨슨병, 치매 등 뇌손상 환자들은 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SSRI 약제가 뇌손상 후 재활에서 운동기능 회복을 촉진한다는 연구도 발표되고 있다”며 “우울증약 처방을 정신과 의사만 할 수 있다는 주장은 심하게 말하면 집단이기주의다. 앞으로도 계속 반대할텐데 이렇게 오랫동안 전문가 단체 간 합의가 안될 때는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회장은 조기 집중재활치료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심평원의 뇌졸증 적정성평가에도 들어있는 내용이지만 술 후 조기에 재활의학과로 옮겨 집중적인 재활치료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며 “하지만 신경과에서 계속 반대해 합의가 안돼 집중재활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 간 합의만 중요하게 생각하면 모든 발전이 늦어진다”고 지적했다.


합의가 안되는 부분은 정부가 각각이 제시하는 근거와 자료를 바탕으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 최근 국회에서 논란이 되는 종별분류에 재활병원을 신설하는 개정안에 대한 생각도 들어봤다.


김 회장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방은 전문집중재활치료를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하고 배제해야 한다”며 “급성기 치료를 받고 간혹 한방재활병원에서 재활을 받겠다고 가는 분도 있는데 놀랍게도 기능회복이 안된 분들이 상당히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한방이나 요양병원은 간단한 물리치료 같은 것은 할 수 있지만 이 법이 만들어지는 취지는 의학적으로 전문집중재활치료를 하는 병원을 일컫는 것”이라며 “정치와 힘의 논리에 그런 부분이 혼합돼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명백히 갈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최근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입법예고 된 심뇌혈관질환예방관리법은 진료와 재활에 대한 부분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심뇌혈관질환은 예방과 치료, 재활 삼박자가 함께 가야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입법예고 초안에는 치료와 재활이 빠져있다”며 “오늘 당장 예산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 진료와 재활에 대한 내용도 추가돼야 한다. 법은 편협하게 만들어져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국격에 맞는 재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며 학회 차원에서 노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재활시스템은 국력이나 국격에 비해 너무 뒤쳐져 있다. 또 의료수준에 비해서도 재활시스템은 바닥을 달린다”며 “조기재활치료는 환자 건강으로나 사회적 비용으로 봐도 굉장히 중요하다.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고 촉구했다.


이어 “그간 학회차원에서 다양한 연구를 통해 근거를 축적했다. 정책적 입안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축적한 전문지식과 근거를 활용해 국가정책을 개선하고 국민 건강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