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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화이자, 혈우병 치료 혁신의 일등공신 노린다

치료 패러다임 바꾼 ‘베네픽스’부터 유전자 치료제 'PF-06838435’ 개발까지

세계 최초의 유전자재조합 혈우병B 치료제 ‘베네픽스(성분명 노나코그 알파)’의 개발로 혈우병 치료 패러다임에 혁신을 일으킨 화이자제약이, 이번에는 유전자 치료(Gene Therapy)로서 혈우병B 치료제 개발이 순항 중에 있어 또 한번 혁신의 주역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혈우병은 응고인자의 결핍에 따른 유전성 출혈질환으로, X염색체를 통해 유전된다는 것은 1920년대 초반에 밝혀졌지만, 혈액 응고인자를 활용한 본격적인 치료는 1980년대에 들어서야 시작됐다.


하지만 당시 혈우병 치료제는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있는 혈장 유래 응고인자로, 혈우병 환자들이 치료과정에서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와 C형 간염(HCV)에 감염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으며, 때문에 오히려 혈우병 환자가 ‘잠재적 보균자’라는 대중의 오해를 낳는 원인이 됐다.


이렇듯 오랜 시간 동안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정체기를 맞았던 혈우병 치료 분야는 1997년 ‘베네픽스’가 등장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15일 화이자제약에 따르면 ‘베네픽스’는 세계 최초의 유전자재조합 혈우병B 치료제로 1997년 미국 FDA의 허가를 받아 올해 전 세계 출시 20주년(국내 출시 15주년)을 맞았으며, 현재 전 세계 88개국에서 허가된 가장 많이 처방된 혈우병 치료제다.


'베네픽스'는 전 제조과정에 모든 인간∙동물유래 물질을 배제하여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낮추었고, 다단계 바이러스 안전성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 간염 바이러스 등 혈액을 통해 전달될 수 있는 병원균의 유입가능성을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혈우병 환자들은 투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의 위험에서 벗어나 보다 안전하게 치료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베네픽스’는 출혈시 지혈만을 목적으로 하는 ‘보충요법(on-demand)’에서 주기적으로 응고인자를 보충하여 자연적인 출혈을 막아주는 ‘유지요법’으로 혈우병 치료 패러다임이 자리잡는 데 큰 기여를 했다.


1980년대 이후, 치료제의 개발 및 대량 생산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크게 혈우병 환자들의 수명은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향상됐으나, 환자들은 여전히 평생 동안 출혈 및 이로 인한 합병증 위험으로 고통 받았다.

 

기존 치료법인 ‘보충요법’으로는 환자의 자연출혈 및 출혈에 따른 관절병증을 예방할 수 없어, 이로 인해 일부 환자들은 관절 주위 조직이 만성적 변형돼 운동성을 상실하는 등, 급격한 삶의 질 저하를 겪어야만 했다.


이후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혈우연맹(WFH)은 1995년 중증 혈우병 환자에 응고인자 활성도를 중등증 수준으로 끌어올려 혈우병으로 인한 질환 부담을 낮추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유지요법을 권고했다.


'베네픽스'는 보충요법 대비 유지요법의 혜택을 확인한 혈우병B 치료제이다. '베네픽스'의 유지요법에 대한 치료 만족도를 확인한 여러 연구에서 환자 10명 중 9명 이상은 과거 치료 경험 유무와 관계없이 '베네픽스'의 치료효과를 ‘아주 뛰어남’ 혹은 ‘좋음’으로 평가했다.


최근에는 '베네픽스' 주 1회 유지요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베네픽스의 출혈 예방 효과는 물론 보충요법 대비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주 1회 유지요법은 주 2~3회 응고인자를 보충해야 하는 현재 유지요법에 비해 투여 시행 횟수를 줄여, 환자들의 치료 편의성과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


'베네픽스' 보충요법과 두 가지 유지요법(주 1회 100 IU/kg 및 주 2회 50 IU/kg)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400 study의 결과, 베네픽스 두 가지 유지요법 간의 연간 출혈 발생률(annualized bleeding rate, ABR)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며, 보충요법 대비 연간 출혈 발생률을 89.4%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임상시험 기간 동안 혈전 생성이나 항체 발생, 알레르기 반응이 관찰되지 않아 보충요법 대비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여주었다.


'베네픽스' 보충요법 대비 주 1회 유지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1010 study에서도 이러한 베네픽스의 출혈 예방 효과와 안전성은 일관적으로 나타났다.


'베네픽스' 주 1회 유지요법 시행 시의 연간 출혈 발생률은 2.0%로 보충요법의 33.6%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혈전 생성이나 항체 발생과 관련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고, 이상반응으로 인해 연구를 중단한 환자는 없었다.


화이자는 동시에 ‘베네픽스’의 치료 편의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는 지난 2007년 혈우병B 치료제 중 최초로 재구성이 쉽고 간편한 ‘R2 키트(Rapid Reconstitution)’를 제공했으며, 지난 2014년에는 제조 후 24개월까지 실온보관을 할 수 있도록 허가 받으며, 실온보관이 가능한 최초의 혈우병B 치료제가 되었다.


화이자제약의 혈우병 치료에서의 혁신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희귀질환 치료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유전자 치료(Gene Therapy)를 혈우병 치료에 접목시키기 위한 연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PF-06838435(개발명)'는 화이자가 스파크 테라퓨릭스(Spark Therapeutics) 사와 공동 개발 중인 혈우병B 치료제로, 생물학적으로 조작된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 캡시드이다. 고활성 사람 인자 IX인 'PF-06838435'는 현재 1~2상 임상을 거쳐 단 한 번의 투여만으로 효과를 내는 치료제로 연구 중이다.


'PF-06838435'는 이미 2015년 9월에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으며, 이듬해인 2016년 7월 혁신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신속 심사 혜택을 받게 됐다. 또한 올 3월에는 유럽의약청(EMA)으로부터 프라임 프로그램(PRIME (PRIority MEdicines) program) 지원이 확정되며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신속 심사 혜택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혈우병 치료 역사에 근본 치료제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때문에 미국과 유럽 보건당국에서도 현재 화이자와 스파크 사가 공동으로 연구개발 중인 이 치료제의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단 한 번의 치료로 치료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면 혈우병 환자들에게는 엄청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2상 임상 결과 그 뛰어난 효과가 입증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자국의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신속심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화이자의 희귀질환 치료제 중 혈우병 치료제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화이자 희귀질환사업부는 유전자 치료제 개발이 위험 부담이 높은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혈우병 치료제 혁신 신약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뿐만 아니라 혈우병 치료환경 개선과 환자 프로그램 지원 등 다각적인 활동을 통해 지원 중이며, 이는 국내도 다르지 않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혈우병B 치료제 베네픽스의 공급 외에도 국내 혈우병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응급 치료가 필요한 혈우병 환자를 위한 전국적인 치료제 신속보급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다각적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이외에도 혈우병 인지도 재고 및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공익 캠페인 및 사회공헌 활동, 혈우병 환자 및 보호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환자중심주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