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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간호사 이직 막으려면, '간호 업무'만 주어져야

우수한 간호 인재 확보 · 개발은 간호 조직성 및 증진에 기여

고유 간호 업무가 아닌 간접 간호 업무 비중 증가로 지나친 업무량에 시달린 간호사들이 이직을 선택하는 악순환이 반복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 간호사 근로현장 및 인권 개선 주제로 정책 간담회가 개최된 데 이어, 지난 3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병원 내 간호사 배치 및 업무 체계 개선' 주제로 두 번째 간호사 지속 근무환경 마련을 위한 연속 정책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경상남도간호사회 조순연 부회장(경상대학교병원 前 간호부장)이 '간호사 업무 현실 - 지방 국립대병원 현실을 바탕으로'를 주제로, 백석대학교 간호학과 김지현 교수가 '합리적인 간호사 배치와 간호업무'를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근무 시간 안에 할 일 다 못하고, 쉬는 날도 온전히 보장 안 돼"

경상남도간호사회 조순연 부회장은 "환자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고위험군 직업에 속한 간호사는 밥을 제때 먹을 시간이 없어 배가 고픈 상태에서 일한다. 환자에 대한 불안감과 해결하지 못한 일들로 머릿속은 복잡한데 온종일 서 있거나 뛰어가면서 물 한 모금 마실 시간이 없고, 화장실 한 번 갈 시간도 없으며, 의자에 한 번 앉을 시간도 없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환자와 보호자의 끊임없는 요구사항을 수용한다. 또, 무거운 남자 환자를 사고 없이 안전하게 옮기려 하다가 허리를 다쳐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못한다."라고 했다. 



2017년 6월 30일 대한간호협회가 발간한 '대한간호' 263호에 실린 최근 신규간호사 이직률을 살펴보면 2016년 기준 평균 이직률은 35.3%에 달한다. 



조 부회장은 "이직률이 상급종합병원은 29.8%, 종합병원은 38.2%, 병원급은 38%이다. 신규채용을 해도 100명 중 36명이 나가버린다. 이는 간호계의 손실이며 국가적 낭비라 할 수 있다."라고 했다.

2014년 황나미 외 12인이 발표한 '포괄간호서비스 병원 제도화 방안' 정책보고서에서 이직 의향이 있는 병원간호사의 가장 주된 이직 사유를 파악한 결과, 낮은 보수라고 응답한 경우가 30.6%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높은 노동강도 23%, 야간 및 밤 근무 15.7% 순이었다.



2016년 6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발표한 '2016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서 간호사 직장생활 만족도를 살펴보면, 노동강도가 29.4%로 가장 낮은 수준임이 확인됐다.



조 부회장은 "사직한 병원 간호사의 사직 사유를 병원 종별로 살펴보면 1위가 모두 높은 노동강도이다. 그 외 밤 근무, 휴일 근무, 직장 인간관계, 적은 승진기회, 낮은 임금수준, 건강문제 등이 있다."라고 했다.

조 부회장은 노동 강도가 발생하게 된 원인으로 ▲환자 대비 의사 · 약사 인력 부족, 지방 근무 기피 현상, 전공의 특별법 시행 등으로 인한 타 직종의 인력 부족, ▲환자 간호 업무 외 간호 영역의 심화 확대, ▲전담간호사 제도 발생, ▲간호사 이직으로 인한 결원과 이로 인한 높은 노동강도의 발생 등 악순환의 연속, ▲국가 정책 관련한 업무량 증가, ▲고경력자의 타부서 파견 등을 꼽았다.

조 부회장은 "의사 · 약사 수를 국가에서 늘리지 않아 인력이 갈수록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이 해야 할 일을 간호사가 대신 한다. 의사들의 대도시쏠림현상도 문제지만, 기존 160시간을 일했던 전공의들이 전공의법 시행으로 인해 채우지 않는 80시간을 간호사들이 보충한다."라고 설명했다.

국가 정책과 관련한 업무량 증가에서는 병원 인증평가, 하루 수십 건 쏟아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련 정책, 환자안전관리제도, 감염관리, 적출물 관리, 의무기록 전산화 정책 등이 원인이라고 했다. 병원 인증평가는 총 549문항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간호가 352문항이다. 

김미자 · 최정실이 2015년 8월 발표한 '종합병원 간호사의 의료기관인증제에 대한 인식과 직무 스트레스가 이직의도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서는 간호부는 평가에 대비해 많은 준비와 수검을 받아야 하는 주요 부서로, 평가 동안 업무 과중, 직무 스트레스 증가, 업무 의욕 상실로 이어지며, 이러한 스트레스는 간호사 직급 고하를 막론하고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또, 최인 · 황혜민 · 김주옥이 2017년 발표한 '중소병원 간호사의 의료기관인증제 인식 및 직무스트레스, 조직몰입이 이직의도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서는 간호사는 의료기관 인증제와 관련해 가장 많은 영역을 담당하나 기관으로부터 적절한 보상이나 인정을 받지 못했음을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3교대 근무에 대한 고충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우울증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되고 있고, 간호사 1인 담당 환자 수는 OECD 국가 중 하위이며, 보험사 제출용 서류 등 행정 업무가 많아 침상간호 시간이 감소했다. 조 부회장은 "수련병원에서는 이제 막 인턴을 마치고 들어온 1년 차 전공의가 책임을 지고 오더(진료 명령, Order)를 내린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오더가 나지 않고, 간호사들이 의사 처방전을 고치고 있다."라고 했다.

조 부회장은 열악한 근로환경과 복지제도 문제를 지적했다. 간호사는 다수의 여성 근로자로 구성돼 있어, 출산, 육아, 임신, 병가, 사직 등으로 인해 결원이 발생해 인사이동이 잦다. 이로 인해 병동에 경력간호사가 부족한 상태이며, 식사시간 · 휴식시간이 보장되고 있지 않다. 또, 하루 근로시간은 10시간 이상이 대부분이고, 업무 공백을 줄이기 위해 근무표는 항상 개인 스케줄보다 우선이며, 임신 순번제, 육아휴직 · 병가 눈치 등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또, 간호사는 직업적 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요구를 받는다고 했다. 간호사는 생명과 직결되는 고위험성 직업으로 정확성, 신속성이 매번 요구되며, 모든 진료과 분야별 전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수교육, 실무교육, 부서별 단위 교육 등 전문성 교육과 성희롱 예방교육, 안전교육, 친절교육, 의약품 관리 등 기타 의무교육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 그리고 경찰 조사 · 출두, 소송 시 수시로 기록 복사 요구 등 법적, 도의적 책임성을 요구받는 등 육체적 · 정신적 · 감성적 노동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인간관계 갈등도 지적했다. 의사의 권위적 태도와 폭언 · 폭행에 따른 심리적 위축 및 자존감 저하와 간호사 집단 내 군대식 조직 문화, 병원 내 다양한 부서 · 직종 간 갈등을 설명하며, "정해진 시간에 오더 · 콜해도 의사와 통화가 어렵고, 환자 상태가 나빠지면 큰소리로 윽박지르거나 물건을 던지고 발로 찬다. 간호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 아닌 협조해줄 수 있는 일을 당연한 것으로 명령한다."라고 했다.

환자 및 보호자 측면에서는 간호사에게 보호자 · 간병인 역할까지 요구하는 등 환자의 권리 요구 증가, 고령화, 복합적 질병 등 환자군의 변화, 분노의 감정 표출 및 억지 떼쓰기, 술 취한 보호자로부터의 생명 위협 등을 제시했고, 저임금과 관련해서는 높은 노동 강도에 비해 임금이 매우 낮은 수준이며, 대형병원과의 임금 격차로 인해 중소병원에서는 간호사를 구하기 어려우나 간호사 임금 인상은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전자의무기록(EMR)과 관련해서는 복잡하고 수시로 변경되며 내용이 많고 어렵다고 했다. 조 부회장은 "구세대의 경우 독수리 타자를 고수하며 EMR을 두려워한다. 또, 건강보험정책과 병원시스템 변화 시 전산시스템도 변경돼, 변경된 EMR을 익히고 실행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국립대병원의 경우 인력 정원제로, 정규직을 채용하고도 상당 기간 비정규직으로 일하게 한다. 사회적 인식도 문제이다. 사람들은 의사를 실력 · 권위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는데, 간호사는 권위 없이 순종하는 직업으로 인식한다."라면서, 노티(보고, Notify) · 근무 교대 시 환자 상태 인계에 대한 부담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끝으로 조 부회장은 과제 및 대안으로 ▲간호 행위에 대한 수가 산정, ▲중소병원의 간호사 임금 체계 개선, ▲간호등급제 수가 상향 조정, ▲정부 지원 확대, ▲공공병원 정원제 해결 및 고위험직군 '비정규직' 불가 법제화, ▲의료기관 인증제의 실태 조사 후 평가를 위한 항목은 삭제 또는 보완, ▲간호사 노동 강도, 부담 및 역할 관련 논의 · 연구 활성화, ▲'간호사의 환자상태보고에 대해 의사는 시간, 장소, 위중 불문하고 상태 보고 자체에 대해 문제 제기할 수 없다' 법제화, ▲만취자의 폭언 · 폭행 대비 정부 부담으로 병원 내 경찰 병력 의무 배치 및 폭언 · 폭행 발생 시 만취자 · 간호사 즉시 분리 조치, ▲고유한 의료행위 중 폭언 · 폭행 시 과중 처벌, 면허 일시 정지 등을 제시하며, ▲의사인력 부족은 의사직에서 해결하고 간호사에게 떠넘기지 않을 것을 주문했다.

◆ "간호인력의 적정배치 원칙 실현해야"

백석대학교 간호학과 김지현 교수는 "우리 시대의 간호사는 간호전문지식과 간호실무기술을 갖춘 감정노동자로, 천사라는 이름의 슈퍼우먼"이라면서, 간호인적자원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인적자원관리는 조직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인력자원을 계획 · 활용 · 개발 · 보상 · 유지를 담당하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설명하며, "최근 병원환경의 변화, 고객의 다양한 요구 등에 따른 간호서비스 제공의 우수성이 점점 중요해지는데, 병원 전체 운영비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간호사는 다른 조직에 비해 노동집약적이며, 구성원 개개인의 능력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간호인력 적정배치 원칙은 ▲간호사 능력 · 직무특성을 동시 고려해 적합성을 최대화하는 '적재적소', ▲개인 능력 외 조직 전체 상황을 함께 고려해 형평성을 유지하는 '균형주의', ▲간호사가 새로운 직무에 도전해 성취감 · 자기실현을 이루도록 돕는 '인재육성주의', ▲간호사 능력 ·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직무를 배정하고 실력에 상응하는 대우가 따르는 '실력주의'가 있다.

적정배치 원칙과 관련해 김 교수는 ▲신규 및 경력 간호사들의 능력 · 특성을 파악해 간호 단위나 직무를 배정했는지, ▲간호사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배치했는지, ▲간호사들의 성장욕구를 파악해 직무를 배정했는지, ▲새롭게 부여받은 직무가 업무성취감을 느끼게 하고, 그로 인해 자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지, ▲스스로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다고 믿게 하는지, ▲간호사 능력 · 성과에 맞는 대우를 하고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근무표 작성배치 원칙으로 개별성, 융통성, 공정성, 책임성을 들면서, ▲병원의 공정한 근무배정 정책 수립을 위해 주당 근무시간 결정, ▲같은 시간대 신규 · 경력 직원 적절히 섞어 배치, ▲근무표 시행 전 직원들에게 공개해 의견 수렴 절차 거치기, ▲휴일 없이 연속 5일 이상 근무하지 않도록 하기, ▲야간근무는 3일 이상 배정하지 않고, 마지막 Night Duty(밤번) 후 Off(휴일) 제공, ▲공휴일에 Off를 배정하는 원칙을 세워 공정하게 이루도록 하기, ▲모든 간호사에게 가능한 동일한 개수의 Day(아침번), Evening(오후번), Night, Off 제공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간호업무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조직의 간호인적자원 관리에 대한 명확한 목표 수립, ▲과중한 간호업무 부담 완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 도입, ▲실제적 간호업무량을 산정해 적정인력 확보 및 이직률 최소화, ▲직무만족과 몰입을 도모하기 위한 다양한 경력개발 프로그램 도입, ▲우수간호인재 보유를 위한 적절한 보상 제공, ▲조직문화 개선, ▲직무기술서에 근거한 간호업무수행 등의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인력관리 목표를 수립할 때 생산성 목표와 유지목표의 균형, 연공주의와 능력주의의 조화, 직무환경 향상 등을 고려해야 한다."라면서, "생산성 목표는 조직의 이익 · 가치를 우선시하는 것이고, 유지목표는 간호사의 인간적 욕구 ·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다. 연공주의는 구성원의 승진에 연령 · 근속연수 위주의 체계를 반영하는 것이고, 능력주의는 개인이 창출하는 생산성 · 업무능력에 의해 달라지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과중한 간호 업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야간전담제, 휴일전담제, 시간제 간호 등 다양한 근무형태가 도입돼야 하며, 시간제 간호사 수가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적 간호업무량을 산정할 때는 ▲환자에게 직접 제공되는 간호활동에 소요되는 시간인 '직접간호업무량', ▲직접간호를 준비 혹은 수행하기 위해 일어나는 일련의 활동에 소요되는 시간인 '간접간호업무량', ▲간호교육시간, ▲휴식시간, 식사시간 등 '개인시간' 등이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간호사가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지식, 기능, 판단력 등을 향상하는 다양한 경력 개발 프로그램과 우수 간호인재 보유를 위한 적절한 보상이 제공돼야 한다. 또, 창의적 발상 및 직무만족을 저해시키는 위계적, 강압적 조직문화의 탈피가 필요하다."라면서 간호사에게는 간호업무만 주어져야 하고, 직무기술서에 근거한 간호업무만이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육아지원 등 근무환경 개선 노력으로 30대 간호사의 경력 단절 완화, 유휴간호사 복귀 촉진 방안 모색, 고충 처리 전담부서 및 기구 마련 등이 이뤄져야 한다."라면서 무엇보다도 적정 간호 인력 확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신규간호사 중소병원에서 일하다 말고 상급종합병원에서 부르면 이직

한편, 이날 자유토론에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오경환 간호부원장, 인천백병원 장수영 간호부장, 부천예손병원 백성숙 간호부장, 단국대학교 김영은 간호부장, 서울의료원 이진자 간호부장, 포천의료원 김성희 간호과장, 중소병원간호사회 김영애 회장, 삼천포제일병원 김현숙 전 간호본부장, 이화여자대학교 간호대학 김미영 교수, 신한대학교 간호대학 박소영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인천백병원 장수영 간호부장은 "중소병원에서 간호인력을 어떻게 유지할까를 고민했다. 우리 병원에서는 기본에 충실하자는 원칙으로 의식주 부분을 해결해줬다. 지방에서 간호사들이 올라왔을 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구축했다. 원룸 규모의 기숙사를 마련해 간호사들에게 편한 잠자리를 제공했고, 간호사의 부모님들을 위해 남는 방을 사용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했다."라고 말했다.

장 간호부장은 "정서적 부분도 해결하려 했다. 모든 간호사 대상으로 원하는 부서를 적게 해서 그 부서를 우선 조치했다. 그리고 로테이션에 명확한 순번을 알려줘서 다음 시기에 원하는 부서에서 일할 수 있게 조치했다."라면서, "병원 발전을 위해서는 남 간호사를 많이 써야 한다는 주의이며, 남 간호사도 육아휴직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라고 했다.

서울의료원 이진자 간호부장은 "우리 병원은 공공병원이다. 간호사들 입사 사유를 들어보면 대부분 복지 때문에 왔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병원은 월급이 많지 않다."라면서, "작년에 임금이 13%가 올랐다. 그런데 오르고 난 후 이직률이 극감했다. 복지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돈'이다. 돈으로 보상하면 간호 인력 문제가 해결된다."라고 주장했다.

이 간호부장은 "현재 간호대학이 너무 많다. 인력이 넘쳐나게 될 텐데 나중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 싶다. 또, 조직문화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의사 · 간호사 사이 문제, 환자 폭행 문제, 환자 · 간호사 사이 문제 등이 개선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소병원간호사회 김영애 회장(서울성심병원 간호부장)은 "간호사회에서 조사해보니 간호사 부족 없는 곳은 연봉이 3800~3900만 원 선이다. 3200~3400만 원인 곳은 간호사 이력서를 볼 수 없다고 한다. 중소병원은 처우개선이 우선인 듯싶다."라면서, "신규간호사들은 중소병원에서 일하다 말고 상급종합병원에서 부르면 이직한다. 이렇게 되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환자 서비스가 끊기고, 새로운 간호사를 반복해서 가르쳐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육아 · 분만휴직도 주고 싶지만, 대체인력을 뽑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우리 병원에서는 기숙사비가 없다. 쌀과 김치를 제공하고, 식권도 준다. 본인이 쓰는 돈이 없어서 일 년 동안 사천만 원을 모은 간호사도 있다. 이런 식으로 처우를 개선하면 간호사들이 중소병원에 남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면서, "우리 병원에서는 의사를 제외하고 간호사 페이가 가장 많도록 바꿨다. 그래서 간호사들이 타 직종과 갈등 가지지 않게 했다. 또, 면허수당도 30만 원으로 올렸다. 약사가 20만 원이다. 이런 식으로 간호사가 좀 더 프라이드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오경환 간호부원장은 "신규간호사 대상으로 충분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우리 병원이 상반기에 간호사를 모집하다 보니 학생들이 4학년 1학기 이후로 공부를 안 해서 교수님들이 어려움을 토로한다. 국가고시가 일정하게 있는 것처럼 간호사도 일정한 시기에 모집했으면 한다."라면서, "우리 병원은 300명이 필요한데 일부러 예비 50명을 더 모집한다. 간호사들이 여러 병원을 지원하다 보니 포기 비율을 생각해서 더 뽑고 있다."라고 말했다.

삼천포제일병원 김현숙 前 간호본부장은 "임금을 많이 준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라면서, "현재 간호사, 의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등 업무 경계성이 너무 모호하다. 업무가 분명해져야 한다. 의사 업무를 간호사가 했을 시 벌칙이나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前 간호본부장은 "긴 안목으로 업무를 분명히 하고, 힘 관계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고, 아닌 것을 아니라 말했을 때 정당한 일을 했다고 지지받는다면 간호사들이 떠나지 않는다. 지금 문제는 간호사 업무량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물품관리, 기록 등 형식적인 업무를 줄여야 한다."라고 했다.

이화여자대학교 간호대학 김미영 교수는 "간호사들이 어떻게 여가를 보내는지에 관한 연구를 보면, 20대 미혼 대부분 잠잔다고 답했다. 문화생활이나 자기 계발이 아주 적었다. 다른 20대 여성들보다 노동강도가 굉장히 강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결과다. 간호사는 하루 2~3시간 이상을 오버타임 한다. 이러한 실태를 다 알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오픈됐으면 한다. 병동 간 · 병원 간 서로 비교해보는 게 해결방안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수 인력 보유를 위한 보상 제공은 당연하다. 신규 이직이 많다 보니 경력 간호사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 경력에 관심을 둬야 한다. 경력간호사 보유 수가 가산 제도 등이 마련돼 의료기관 평가 인증 시 반영되면, 보상을 제공할 재원이 마련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신한대학교 간호대학 박소영 교수는 "간호는 생명을 다루는 영역이기 때문에 많은 신규간호사가 두려움을 표한다. 또, 1년 이상 트레이닝 받아야 할 신규간호사가 하나의 인력으로 배치돼 어린 간호사들이 감당할 수 없다. 정부의 제도적 · 재정적 지원으로 1년 미만 간호사가 앞으로 5년 10년 더 근무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신규가 들어오면 경력자들이 힘들어진다고 한다. 이 병원에 오래 안 있을 거라고 판단되면, 차라리 빨리 나가도록 하는 게 낫다고도 말한다. 경력간호사 대상으로도 지원책이 필요하다."라면서, "2015년에 의료법이 간호사 업무 관련해서 개정됐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돼 벌써 1년이 지나고 있다. 그런데 구체적인 업무는 명시돼 있지 않다. 꼭 필요한 간호 업무만 할 수 있도록 세칙이 마련돼야 한다. 또,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간호사들이 상담 · 교육 업무를 하게 됐다. 이 부분에 있어서 수가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고민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단국대학교 김영은 간호부장은 "밤번 간호사들이 육아 문제로 고민하는데, 3교대로 돌아가는 직장들은 어린이집을 24시간 자체 운영하도록 법적으로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