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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알고리즘 기반 의학 패러다임 변화 주도한다”

IT 기술로 각 전문가 협업 문화 이끌어 의학 진보 이끌 것

“2000년대 의학의 패러다임은 검증 기반 의학(evidence-based medicine)이었다. 다가올 2020년의 의학의 패러다임은 알고리즘 기반 의학(algorithm-based medicine)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신테카비오는 유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약물 반응 예측 ▲암과 관련된 유전체 데이터 접목 ▲임상연구에 활용될 수 있는 환자 계층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메디포뉴스는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경영총괄 사장을 지난 3월29일 광화문 신테카바이오 사무실에 만나 신테카바이오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부터 앞으로 의료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뀔지 들어봤다.[편집자주]

- 신테카바이오가 설립과정과 대표가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해 달라. 

우리 회사는 2009년 정종선 대표이사가 설립했다. 정 CTO는 NIH에서 proteogenomics(특정 유전자가 단백질로 구현되고, 이 단백질과 관련된 약물이나 영양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3D로 보여주는 학문)를 7년 동안 연구했다. 정 대표가 2015년경 엔젤투자를 받으면서, 저를 포함해 인력을 보충 했다. 당시 김규찬 박사는 질병관리본부 산하 초대 유전체센터장을 했었고, 그 이후에 MSD에서 라이센싱 책임자로 있었다. 나는 김규찬 박사와의 교류를 통해 유전체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처음 직책은 의학부 부사장이었다. 우리 회사를 알리기 위한 IR을 많이 다녔다. 운이 좋게도 알토스벤처스에 투지를 유치할 수 있게 됐다. 알토스벤처스는 세계적으로 초기 투자를 잘 하기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초기투자로 배달의민족, 쿠팡 등에 투자했다. 공공연하게 알토스벤처스에 투자를 유치한 회사는 전망이 좋다는 말이 나온다. 투자를 유치할 때 단순한 금액보다는 어떤 의미를 가진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중요한데, 알토스벤처스 투자로 이름을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회사의 내 역할을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개발한 플랫폼 사용자는 의사와 제약사 관계자다. 의사이면서 제약사에서 일했던 내가 그들의 입장에 서서 어떻게 우리 플랫폼을 구현하면, 의사와 제약사 관계자들이 쓸지 고민하는 것이 내 임무다. 제약시장은 상당히 보수적이다. 특히 의사는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약물을 처방하는 데 있어 신중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약물이 허가돼도 초기 2-3년간의 의사들끼리 약물 안전성을 추이를 지켜 본다. 이후 3-4년 정도 지나 학회 등을 통해 약효가 입증된 뒤에 그때부터 약물의 매출이 서서히 오르는 곳이 제약시장이다.  

-의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지 않고, 제약사, 벤처기업 등 이력이 남다르다. 병원이 아닌 기업을 선택한 배경은 무엇인가?

호기심이 많다. 36살에 MSD 의학부 이사로 다국적제약업계에 입문을 했다. 당시 김규찬 MSD 사이언스 앰버서더와 같이 일하며, 어떤 데이터를 만들면 상업적 가치가 높을까 많이 고민했다. 이런 과정에서 유전체 데이터 맞춤의학인 precision medicine이라는 개념이 미국을 중심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유전체 데이터를 중심으로 ‘환자 계층화’를 통해 의학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겼다. 이런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곳이 신테카바이오라고 생각했다.  

의학의 패러다임도 20년 주기로 변한다. 2000년대 이전에는 경험적 의학에서 2000년대 초반은 검증 기반 의학(evidence-based medicine), 2020년 이후부터는 알고리즘 기반 의학(algorithm-based medicine)으로 의학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알고리즘 기반 의학은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과 맞닿아 있다. 예를 들어 통상적으론 사람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당이 올라간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다수의 사람과 다르게 다른 장내세균을 가지고 있어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오히려 당이 조절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현재 군집 스터디 방식을 취하고 있는 코흐트 데이터에서 벗어난 사람(환자)다. 이런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생겨난 것이 정밀의학이다. 각 환자에 맞게 의료를 펼치자는 개념이다. 

정밀의료를 위해선 무엇보다 데이터와 이를 다룰 수 있는 도구(tool)이 중요하다. 정밀의료를 펼치기 위해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가 중요해 진 것이다. 의료와 관련된 빅데이터를 AI를 통해 학습시켜야 한다. 빅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선 클라우드가 필요하다.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를 위해 데이터를 창출하고 의사들이 더 진보된 의학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면, 나 역시 의료인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병원 체계 내에서는 의사라는 직군 속에서 각 분과 별로 소통이 쉽지 않은 구조다. 우리가 IT 기술을 바탕으로 각 의사들이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다. 

- 신테카바이오에서 펼치고 있는 주요 사업은 무엇인가? 

이름에는 바이오가 들어갔지만 사실상 우리는 IT 회사라고 봐도 무방하다. 심지어 sequencing까지 외주에 맡기고 있다. 우리 회사는 computational biology, bioinformatics를 이용해 유전체 데이터 등을 통합해 정보를 재창출하는 회사다. 

인공지능으로 유전체 데이터를 학습시켜 제약사나 의료진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번에 네이버와 MOU를 맺은 PMAP에 소개해 보겠다. 인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 염기서열에 따라 Phenotype(표현형)이 달라진다. 각 표현형과 관련된 질환정보를 가진 회사가 있다. 우리는 이와 관련된 여러 회사의 정보를 사온 뒤 정보를 통합해 환자의 패턴을 발견한다. 즉, 유전자 패턴에 따라 특정 질환에 걸릴 확률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우리는 한국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목표다. 차세대유전자사업단에 들어가면서 3-4년동안 해외에 있던 유전자 빅데이터 IGCE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한국인 데이터를 취합해 알고리즘을 잡는데 상당히 오래 걸렸다. 

AI 신약개발을 위해 유전자를 학습시켰다. 전문적으로 말하자면, Genomic fingerprint를 deep learning 시킨 것에 molecular fingerprint를 deeplearning시킨 정보를 통합(conversion)했다. 현재 이와 관련된 데이터는 서양인 중심의 데이터다. 우리는 한국인과 관련된 데이터를 모으려 한다. 

인실리코(in silico) 임상은 쉽게 말해 GPU(가속 컴퓨팅; 그래픽 처리 장치(GPU)와 CPU를 함께 이용하여 과학, 분석, 공학, 소비자 및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처리속도를 높이는 것) 기술 때문에 가능하다. 또한 현재 동물실험의 윤리적 문제와도 직결돼 in silico 실험이 각광받고 있다.

또한 우리 플랫폼은 초기 약물을 대상으로 유전자 패턴을 이용하는 것에 유용하다. 전 세계 유전자데이터 GDSC(Genomics of Drug Sensitivity in Cancer)라는 오픈 데이터가 있다. 250여개 암세포를 페트리 디쉬에 배양해서 암세포가 얼마나 죽었는지 기록한 데이터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우리 시스템을 활용해 플랫폼에 넣었더니, 이 암세포가 얼만큼 죽을지 예측할 수 있다. 이 페트리 디쉬에서 배양한 암세포가 특정 약물을 가했을 때 얼마나 죽는지, 머크, 화이자,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모두 실험을 수행한 놓은 자료를 가지고 있다.그러나 이런 다국적제약사들처럼 공룡기업들이 갑자기 유전체 데이터 연구를 따라잡기가 어렵다. 그래서 다국적 제약사들이 유전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 인공지능을 활용한 약물 개발은 어떻게 활용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평균적으로 약물을 개발하는 데 12-13년 정도가 걸리는데, 이중 절반이 전임상 단계이다. 이 단계가 임상 시험 중 가장 적은 규모의 자본이 소요된다. 3상 통과해서 허가를 받은 약물도 시판후 조사 등 임상 4상을 통해 좀더 많은 임상데이터를 보수적으로 보고, 대학병원 의사들이 그 약물의 경험을 컨퍼런스 등을 통해 논의를 충분히 한 후에 해당 약물 처방 건수가 서서히 올라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전임상 단계의 세포실험 또는 동물실험을 효율적으로 할 수록 도와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고, 이미 허가받은 약물 또는 임상 1상은 통과했지만 그 이후에 실패한 약물들에 대해 다른 적응증과 약물 효과군에 대한 유전자 타입등을 찾아주어서 정밀의료 플랫폼을 구축을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허가받은 약물들은 대부분 서양인 데이터 중심인데, 예를 들어 항암제를 보더라도 나라별로 인종별로 지역별로 호발하는 암이 다 다르다.

신테카바이오가 추구하는 것은 신약개발 과정의 시간과 실패 리스크 줄이고, 성공확률을 높이면서 환자에 꼭 필요한 맞춤의약품 개발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다. 

-임상 적용 사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우리가 하는 것은 신약을 개발이 아니라, 이미 개발된 약물에 대한 반응률을 측정해서 환자에 맞는 약물을 매칭해 주는 것이다. 즉, 코흐트 데이터를 통해 1,2상에는 통과했으나 3상에 실패했다면 100명 중 end point로 3명을 잡으면, 꼭 이 3명에는 꼭 효과를 봐야 한다. 그래서 2.9999명이면 임상에 실패한다. 분명히 환자 1-2명에 대해서는 효과가 있는데, 다른 환자에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를 계층화해서 end point를 맞추는 것이다. 

- 현재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 단계를 진단해 달라. 

다국적 제약회사는 민첩하게 잘 하고 있는 회사와 협업을 할 것이고, AI 신약개발 회사들이 컨셉을 검증하는 과정에 있다. 따라서 Frist-mover로 다들 비슷한 선상에 있다고 본다. AI모델에 대한 실질적 세포실험부터 임상시험까지 가장 빠르게 잘 보여주는 회사만 결국 살아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임상을 단계를 수행하는 세포실험 종사자와 동물실험 종사자, 임상의, 각 분과 별 의사를 한데 아우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김 대표는 IT 기술을 통해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시대가 됐고, 이를 통해 의료가 한 단계 진보할 것이라고 했다. IT 기술을 활용한 알고리즘 기반 의학으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의학의 진보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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