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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국내 바이오산업 발전 위한 기술평가 역량 키운다

한국바이오기술평가학회 창립 기념 심포지엄 개최

한국 바이오산업의 발전과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바이오기술평가와 관련된 이론과 실무 조사 연구 및 지식 확산을 도모하는 새로운 연구학회가 설립됐다. 


27일 한국바이오기술평가학회는 여의도 한국거래소 본관에서 창립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글로벌 신약 시대 바이오기술평가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한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한국바이오기술평가학회 초대 회장인 성균관대 약학대학 이상원 교수는 “제약 분야에서의 막대한 투자와 연구개발 노력에도 생산성은 크게 증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투자 규모의 확대, 기술혁신 복잡성 증대에 따라 기술의 창출과 활용에 이르는 혁신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관리 기법으로 기술가치평가의 중대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원 회장은 “바이오산업이 발전하려면 바이오기술평가에 전문적인 역량을 갖춰야 하지만 현재 한국의 바이오산업은 경험 부족과 그로 인한 과학적인 근거 미달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바이오산업의 투자 향상을 위해서도 기술평가의 중요성은 점점 증대되고 있어, 학회는 이러한 경험을 축적하고 평가에 대한 근거 기반을 이루는 것을 주 목적으로 바이오기술평가에 관심이 있는 학계, 산업계, 공공기관의 국내 전문가들이 모여 관련 정보 교류 및 이론과 실무의 조사 연구, 지식 확산을 함께 추진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날 한국바이오기술평가학회 명예회장 박하영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미국과 한국, 영국의 의료체계를 설명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각국의 시장성과 신약 도입 속도의 차이점을 전했다.


박 교수는 “한국의 경우 민간 제공, 보험료 기반 공공 재정 체계를 바탕으로 ‘건강보험’이라는 단일보험자가 강력하게 가격을 통제하고, 의료제공자의 경쟁과 행위별수가제로 인한 질 경쟁으로 새로운 의료기술 도입이 빠른 나라’라고 설명했다.


반면, 영국의 NHS 경우에는 국가 직접 공공 제공, 일반 세금 기반 공공 재정 체계로서 시설, 인력 및 운영 예산 배정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며, 신의료기술 채택에 대한 강력한 국가 통제로 신기술 도입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미국의 Medicare의 경우에는 민간 제공, 공보험 및 민간보험 재정 체계로 공보험인 Medicare, Medicaid와 다양한 민간보험이 혼재되어 있어, 의사와 병원(기관) 진료비 지불이 분리되어 있다"고 말하며, "따라서 보험자의 가격 결정력은 낮지만, 신의료기술의 도입 속도는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하영 교수는 “때문에 신약 개발해 글로벌 진출을 계획할 때에도, 타겟 마켓 설정에 있어 각국의 의료체계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교수는 규제 평가의 최근 동향에 대해 설명하며, 미 FDA의 의약품 신속심사 제도를 예로 들었다.


미 FDA의 의약품 신속심사 제도는 ▲신속심사, ▲혁신치료제, ▲신속허가, ▲우선심사 제도로 나뉘며, 우선적인 시장 진출과 추후 모니터링에 의한 평가로 신약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데서 모두 같은 기조를 가지고 있다.  


박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의료의 패러다임이 맞춤의료, 즉 정밀의료로 바뀌고 있으며, 이는 대상자의 특정화로 인해 대상자가 점차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며, “그만큼 평가에 필요한 자료 수집에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약 개발의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이며, 이를 도입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과 함께 해당 신약 기술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평가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한국유나이트제약 글로벌신약개발본부장 정원태 전무는 이날 창립 심포지엄에 참석해 글로벌 신약 시대 바이오기술평가의 중요성과 함께 학회의 연구 방향에 대한 제언 등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원태 전무는 한국 제약산업의 생존 방향에 대해 “신약에 대한 연구개발 없이 제네릭 장사만 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말하며, “한국은 차별화된 기술을 가지고 글로벌화를 진행할 수 있는 개량신약이나 신약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전무는 “한국은 27개의 신약과 90여 개의 개량신약을 개발해 보유중이지만,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제품은 극히 드물다”고 지적하며, 그 원인으로 ‘자본의 부족’을 꼽았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개량신약이나 신약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해야 하지만 그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때문에 국내에서는 신약을 개발하면 여러 회사가 공동으로 비용을 분담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마케팅 코프로모션 혹은 공동 개발 등에 있어 그 가치를 평가하는 구체적인 툴이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각기 다른 계약 관계에서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시장 요구와 기술내용이 일치하는지, ▲해당 기술이 곧 돈으로 연결되는지, ▲협상 중 제기되는 수출, 기술이전, 프랜트수출 등과 같은 다양한 요구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데 핵심이 될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기술평가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정원태 전무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한국바이오기술평가학회의 창립을 축하하며, 향후 학회의 연구 발전 방향으로 앞에서 언급한 신약과 개량신약의 글로벌화를 진행할 때 국내 제약기업이 직면하게 되는 이런 고민들을 반영해 연구해 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바이오기술평가학회는 올해까지 이사진을 20여 명으로 확대 추진할 예정이며, 주요 사업으로 학술대회 및 토론회 개최, 전문가 양성 교육프로그램 운영, 관련 도서 및 학술지 발간, 창업기업 컨설팅 지원, 사단법인화 추진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