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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료기관 평가인증 중 가장 힘든 건 '암기 · 늦은 퇴근'

현장 업무 과중시키고 이직 부추겨…반짝 인증 오명

의료기관 인증제도(이하 인증제)가 3주기를 앞둔 가운데 인증제 부담으로 휴직 · 이직을 고민하는 간호사가 무려 71.5%이며, 73%는 인증 준비로 매일 1시간 이상 연장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증 준비 중 간호사를 가장 힘들게 하는 점이 대답해야 할 규정 · 정보 암기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이 2018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서 의료기관 평가인증에 대한 보건의료 노동자 의견을 조사한 결과, 평가 이후 평가 이전 상태로 인력이 되돌아갔다는 응답이 58.7%를 차지하여 의료기관 내 반짝 인증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증평가를 경험한 응답자의 54.2%는 휴직 · 이직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직종별로는 간호사가 71.5%로 가장 높으며, 의료기관 특성별로는 사립대병원이 58%로 가장 높았다.

또한 ▲73%가 인증 준비 기간에 매일 1시간 이상씩 연장 근무를 했다고 응답했다. ▲30.5%가 1시간 이상에서 2시간 미만 매일 연장 근무했고 ▲매일 3시간 이상 연장 근무를 했다는 응답자도 21.4%를 차지했다. 심지어 ▲44.1%는 인증 준비를 위해 휴일 출근을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노동자 대부분은 인증제 준비로 인한 시간 외 근무에 대해 수당을 비롯해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한다."라고 덧붙였다.

58.7%는 평가 이후 인력이 평가 이전 상태로 되돌아갔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의료노조는 "평가 이전으로 되돌아간 이유가 현재 병원 인력은 인증 기준을 유지 할 수 있는 인력이 안 되기 때문"이라면서, "평가 기간 상태가 유지되지 못하기 때문에 인증제가 반짝 인증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증 준비 중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는 암기테스트 · 늦은 퇴근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35.5%는 대답해야 할 규정 · 정보 암기, 20.8%는 늦은 퇴근을 꼽았다.

보건의료노조는 "조사위원이 간호사 업무 행위를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한 시간 이상씩 현장 간호사에게 가상현실을 제시하고 구두 테스트를 하기도 한다. 그동안 간호사 담당 환자들은 방치될 수밖에 없다."면서, "인증 준비로 인한 늦은 퇴근 사유는 청소, 환경미화, 암기 후 시험 등 환자를 돌보는 본연의 업무 외 인증준비 업무로 인한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인증제의 '의료서비스 질 향상' 기여 점수는 49.7점, '환자 안전'은 45.3점으로, 긍정 답변이 절반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주기 인증이 시작되던 2015년보다도 더욱 부정적인 결과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인증제는 환자 안전 · 의료 질 향상에도 기여하지 못하면서 현장 업무를 과중시키고 이직을 부추기는 형식적인 조사가 됐다."고 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3주기 인증제가 현장 노동자의 고충을 덜고 실질적인 환자 안전 및 의료 질 향상이라는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인증기준, 조사방법, 조사위원, 인증체계 및 관리체계 등 의료기관평가인증제 전반의 혁신을 요구했으며, 현재 인증혁신 TF에 참여해 함께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