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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충분한 숙면 후에도 지속적인 졸음…'낮졸림증' 의심해야

수면 부족 · 과로가 원인, 조기진단 · 치료가 중요

버스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충분한 수면 시간 확보의 중요성과 더불어 주간졸림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자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됐다.

14일 오전 9시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의생명산업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수면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홍승철 교수가 수면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주간졸림증(이하 낮졸림증) 주제로 발제했다.



낮졸림증은 충분히 잤음에도 낮에 주체할 수 없는 졸음을 느끼는 증상이다. 낮졸림증의 원인으로는 ▲수면 부족 ▲기면증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주기적 사지운동증, 사건수면(이갈이 · 램수면행동장애) 등의 수면장애 ▲일주기 리듬수면장애 등이 지목되고 있다.

홍 교수는 "1998년 스탠포드 대학 수면클리닉에서 1년간 연수했다. 주로 수면무호흡증 · 기면증과 관련하여 연구가 진행 중이었는데, 기면증의 경우 각성 호르몬인 하이포크레틴이 이제 막 연구되는 무렵이었다."고 말했다.

수면시간은 매년 짧아지고 있다. 평균 수면시간은 1960년 8시간 30분에서 2005년 7시간 22분으로 무려 한 시간이 감소했다. 밤 10시에 자는 비율은 1960년 65%에서 2015년 24%로 급격히 줄고 있으며, 2018년도 기준 밤 10시 이전에 자는 비율은 더욱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 교수는 "밤에 불빛에 노출될 경우 수면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위성 데이터를 이용하여 밤에 빛이 밝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수면장애 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면장애와의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도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2011년 청소년건강형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평균 수면시간이 중학생 6시간 46분, 고등학생 5시간 14분으로 확인됐다.

홍 교수는 "낮졸림증을 유발하는 수면질환은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 사회적인 문제이다. 실질적으로는 안전을 위협한다."면서, "교통사고 감축을 위해 2011년부터 고속도로 · 국도에 설치하기 시작한 졸음쉼터는 2018년 4월 기준 290개소가 존재한다. 2012년 기준 졸음쉼터 설치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14명인 34%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졸음쉼터가 설치된 구간의 사고 발생 건수는 28%, 사망자 수는 55%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경기도 버스 운전기사 304명 대상으로 홍승철 교수팀이 수면 상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운전기사의 불면증 · 수면무호흡증이 낮졸림증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해 졸음운전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운전기사 중 ▲낮졸림 증상을 호소하는 운전기사는 13.2% ▲불면증을 호소하는 운전기사는 40.1% ▲자신의 수면의 질이 불량하다고 느끼는 운전기사는 68.4%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낮졸림증 진단 방법으로 ESS(The Epworth Sleepiness Scale, 주간 졸음 자가 평가 척도)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ESS는 ▲앉아서 책을 읽을 때 ▲텔레비전을 볼 때 ▲극장 · 회의석상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가만히 앉아 있을 때 ▲1시간 정도 계속 버스나 택시를 타고 있을 때 ▲오후 휴식 시간에 편안히 누워 있을 때 ▲앉아서 누군가에게 말을 하고 있을 때 ▲점심 식사 후 조용히 앉아 있을 때 ▲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교통 체증으로 몇 분간 멈추어 있을 때 등 8가지 상태와 관련하여 0점(결코 졸리지 않다)에서 3점(매우 졸리다)까지 점수를 매긴다. 총점 10점 이상이 낮졸림증 기준이다.

이와 더불어 수면 중 뇌파, 안구운동, 호흡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로 수면장애 검사가 가능하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한 수면 양상 분석 이후 낮잠검사로 불리는 MSLT(Multiple Sleep Latency Test, 반복적 입면잠복기 검사)를 이용하여 기면증 진단을 내릴 수 있다. MSLT는 2시간 간격으로 4~5회에 걸쳐서 30분씩 낮잠에 빠져드는 속도를 검사한다. 잠이 든 후 15분 이내에 렘수면이 2번 이상 발생 시 기면증 가능성이 높다. 

홍 교수는 "기면증 환자의 경우 게으르다는 얘기를 자주 듣고, 회사에서 해고당하며, 교통사고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또, 유전적 요인도 강하게 작용한다."면서, "약물치료를 실시하면 70%는 상태가 호전된다. 낮졸림증 환자에게 항우울제, 흥분제, 각성 촉진제 등의 약물을 투여하지만, 약물치료로 증상이 전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낮졸림증을 주소로 한 수면무호흡증의 경우 혀 위치로 진단을 내린다. 클래스는 1(혀 뒷부분의 목젖이 완전히 보이는 상태)부터 목젖이 완전히 보이지 않는 4까지 총 네 단계로 구분되며, 보험급여 시 사용되고 있다.

양압기(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CPAP) 치료과 관련해서는 "압력으로 공기를 불어 넣어 폐쇄된 부분을 열어준다. 공기로 숨구멍을 벌리는 원리이다. 숨을 잘 못 쉬던 사람이 CPAP에서 발생한 압축 공기를 상기도에 넣어주는 마스크 착용 시 숨을 잘 쉬게 된다."라고 했다.

하지불안증후군도 잠을 못 자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은 다리에서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 같은 증상을 느끼며, 밤에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불편을 느낀다.

홍 교수는 낮졸림증 경감 방법으로 ▲충분한 수면시간 확보 ▲낮졸림증 유발 수면장애 진단 · 치료 ▲졸음쉼터 활용 ▲Wake up Korea 등 낮졸림증 치료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캠페인 진행 등을 제안했다.

홍 교수는 "낮졸림증은 사회 안전과 관련한 주요 증상이다. 낮졸림증의 대표적인 수면장애는 기면병,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불면증 등이며, 수면 부족 및 과로가 원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수면다원검사가 진단평가에 도움이 되며, 조기진단 · 치료가 낮졸림증을 경감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