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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전당뇨 가진 '비만' 소아 · 청소년, 대부분 당뇨로 진행된다

당뇨의 근본적 원인인 소아비만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최근 소아비만 급증으로 제2형 당뇨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비만한 청소년이 정상 청소년보다 당뇨병 · 전당뇨 유병률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당뇨의 근본적 원인인 소아비만의 적극적 관리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13일 오후 2시 서울성모병원 마리아홀에서 열린 '2018 한국당뇨병예방연구(KDPS)사업단 추계심포지엄'에서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이하 강 교수)가 '우리나라 소아비만 및 제2형 당뇨병의 역학적 특성' 주제로 발제했다.



강 교수는 "얼마 전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국가비만대책을 발표할 정도로 국내 비만 문제가 매우 심각해졌다. 우리나라 비만은 서양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분석에서는 남아 소아 · 청소년 비만율이 OECD 평균을 넘어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아이들이 10년 후 성인이 되는데, 그 때는 성인 비만이 OECD 평균을 넘어설까 싶어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소아비만과 제2형 당뇨병의 역학적 특성을 알아보기 위한 자료원은 △교육부의 학생건강검사 표본통계 △교육부 · 복지부 ·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의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복지부 · 질본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등이 있다. 

2017년 학생건강검사 표본통계에 따르면, 비만학생 비율은 △경도비만 8.3% △중등도비만 7.0% △고도비만 2.0%로, 전체 비만학생 비율은 전년도보다 0.8%p 증가한 17.3%로 나타났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비만율이 올라가며, 전 연령층에서 남아가 여아보다 비만도가 높았다. 

강 교수는 "우리는 넓은 들판에서 뛰어다니는 농촌 지역 학생들의 비만도가 낮을 거라고 흔히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도시보다 읍 · 면 지역 소아청소년 비만율이 더 높다. 왜 그런가 살펴봤더니 농촌 지역도 전화만 하면 치킨 등의 패스트푸드가 배달되며, 대중교통이 발달해있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또, 찻길 · 보도가 도시보다 불분명하기 때문에 안전 문제나 절대거리로 차량을 더 많이 이용한다. 야간에 밖에 나가 운동하기 어렵고 인구가 적다 보니 운동 시설도 미비해 오히려 비만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초등학생 68.0% △중학생 78.5% △고등학생 80.5%로 나타났고, 아침 식사 결식률은 △초등학생 4.7% △중학생 13.5% △고등학생 18.1%로, 고학년으로 갈수록 비율이 증가했다. 주 3일 이상 격렬한 운동을 기준으로 하는 권장운동량 실천율은 △초등학생 58.3% △중학생 35.7% △고등학생 24.4%로, 고학년으로 갈수록 감소했다.

2017년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남학생 비만율은 18.5%로 9.0%인 여학생보다 약 2배 더 높게 나타났으며, 2011년 이후 남 · 여학생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신체이미지 왜곡은 정상체중인데 뚱뚱하다고 느끼거나 말랐는데 표준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으로, 여학생이 32.5%로 남학생(20.1%)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과일 · 채소반찬 섭취율은 감소하는 반면,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아주 뚜렷하게 초 · 중 · 고 남 · 여학생 모두에서 증가했다.

신체활동 실천율도 매우 낮다. 남학생은 19.5% 여학생은 7.5%로, 중학생 때는 20% 수준에 머물다가 고등학교 때 급감한다. 강 교수는 "입시 · 학업에 대한 압박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비율은 소폭이나마 올라가고 있어 위안이 된다."라고 했다.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전체 13.3%로 나타났고, 남학생 15.3%, 여학생 11.1%로 남자가 더 높게 나타났다.

강 교수가 질본 지원을 받아 2005년부터 진행한 과제에 따르면, 소득에 따른 지역별 비만율 격차가 크게 벌어졌으며, 성조숙증 · 성성숙도 조사에서도 비만아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강 교수는 "비만아를 치료할 때 엄마는 적극적이지만, 할머니가 방해를 많이 한다. 할머니 입장에서는 애가 안쓰러워서 그렇다. 성장 시 다 키로 가는데, 괜히 애를 잡는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엄마가 병원에 데리고 다녀도 뒤에서 초코파이를 쥐여주는 게 할머니이다. 할머니가 성장했던 시기에는 그 말이 옳다. 영양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조금 통통해도 성장기 때는 홀쭉해지면서 키로 간다. 그런데 요즘은 워낙 먹은 게 많아 뚱뚱한 아이는 뚱뚱한 어른이 된다."라고 언급했다.

통통한 아동의 경우 빨리 성장하기 때문에 대개는 키가 크다. 강 교수는 "아이에게 다이어트를 시키면 나중에 키 작은 어른이 될까 우려한다. 키는 나중에 안 크니까 일단은 통통한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추적 조사에 따르면, 같은 학년 때는 비만아가 정상아보다 더 크지만, 성장판이 빨리 닫혀 성인이 되면 최종적으로 키가 더 작게 된다. 여성도 똑같은 패턴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 번 비만하면 영영 못 돌아온다고 했다. 강 교수는 "비만아와 정상아 그룹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BMI도 마찬가지이다. 간격이 전혀 좁혀지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나중에 만회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면서, "저소득층의 경우 마른 아이도 많으며, 비만한 아이도 많다."라고 했다.

한편, 과거 소아청소년의 당뇨병은 제1형 당뇨병을 일컫는 경우가 흔했지만, 최근 소아비만 급증으로 제2형 당뇨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강 교수는 일종의 성인형인 제2형 당뇨병이 비만과 관련이 높다고 했다. 

2005년부터 2014년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19세 당뇨병 유병률은 2005년 0.1%에서 2014년 0.6%로 6배 상승했고, 전당뇨 유병률은 2005년 0.6%에서 2014년 25.9%로 급증했다. 또한, 비만한 10~19세 청소년은 정상 청소년보다 당뇨병 · 전당뇨 유병률이 월등히 높았다. △당뇨병의 경우 비만 청소년은 1.6%, 일반 청소년은 0.1%이며 △전당뇨는 비만 청소년 23.6%, 일반 청소년 12.4%로 조사됐다. 

강 교수는 "이 아이들이 나중에 성인이 됐을 때 상당수가 당뇨로 넘어갈 수 있다. 어른 시기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소아당뇨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당뇨의 근본적 원인인 소아비만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이번에 복지부가 발표한 국가비만대책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간 학교는 복지부 관할이 아니어서 깊이 관여를 못 했는데, 이번 대책에 있어 다부처가 함께 계획을 세우고 협조하기로 했다. 이는 학교건강증진사업 중 비만예방관리사업이 좀 더 강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했다.

보건복지부 정영기 건강증진과장은 "금년 7월 말 범정부 차원의 국가비만대책을 복지부 주관으로 마련했다. 본 대책은 전문가 의견과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었는데, 발표하고 나서 예상치 못하게 많은 이들이 격려해줬다. 수많은 격려에서 비만의 심각성을 전문가 위주로 인식하여 정부 대책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동 대책이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실행방안을 꼼꼼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정 과장은 "현 트랜드는 30~40대 고도비만 증가율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30~40대의 고도비만 인구가 아동기에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해서 그 형상이 20년 뒤인 지금에 와서 나타난 것이다. 또, 청소년기 고도비만율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20년간 정부가 비만 관련 정책을 도전적으로 시행해 대응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정부에서는 이번 대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