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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고령화사회..13가 백신으로 폐렴 예방해야"

가톨릭의대 강진한 교수 "국가예방접종인 '23가 백신', 폐렴 예방 효과 떨어져.."

폐렴 등을 유발하는 ‘폐렴구균’(S.pneumoniae)은 항생제로 극복하기 힘들어 백신이 최선의 예방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 국가예방접종사업을 통해 65세 이상 연령대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23가 다당질 백신’(PPSV23)의 경우 폐렴을 예방하는 효과가 다소 떨어졌다. 이에 따라 폐렴 예방 효과가 뛰어난 13가 단백결합 백신(PCV13)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견이 제기됐다. 

가톨릭의대 백신바이오 연구소장 강진한 교수는 5일 서울 센터포인트 광화문에서 열린 ‘화이자 2019 프리베나13 백신클래스’에서 이 같이 밝혔다. 

강 교수에 따르면, 폐렴구균은 평소 체내에 존재하다 면역력이 저하될 경우 활성화된다. 주로 호흡기로 전파되고, 영아와 고령자에게 감염을 일으킨다.

폐렴구균은 뇌수막염∙패혈증∙균혈증 등 침습적 질환과 부비강염∙급성중이염 등 비침습적 질환의 원인이다. 폐렴의 경우 침습적일수도 있고, 비침습적일 수도 있다고 강 교수는 풀이했다. 

특히 지역사회획득 폐렴(의료기관 외 일상생활에서 감염되는 폐렴) 원인의 절반은 폐렴구균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 교수는 “폐렴구균은 항생제에 노출되면 살아남기 위해 변이한다. 항생제로는 극복할 수 없는 골치 아픈 균”이라며 “결국 백신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2009~2013년 발생한 지역획득폐렴환자 1398명의 폐렴구균 혈청형 가운데 79.6%가 다제내성을 보였다. 폐렴에 의한 사망자도 2006년 9.3명(인구 10만명당)에서 2016년 32.2명으로 10년새 크게 증가했다. 2016년 기준 사망원인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강 교수는 “이는 인구고령화에 따른 결과로 ‘폐렴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며 “의료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백신이 가장 믿을 만한 보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현재 폐렴구균 백신은 13가지 균을 예방하는 13가와 23가지 균을 방어하는 23가 등으로 구분된다. 정부는 국가예방접종을 통해 12세 이하 아동에게 10가 혹은 13가, 65세 이상에게는 23가 백신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23가 백신은 폐렴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재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 교수는 “나이가 들면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생기기 쉽다”며 “만성질환자는 폐렴구균 폐렴의 위험이 건강한 성인에 견줘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3가 백신은 점막감염인 폐렴을 예방하는 효과가 매우 낮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이미 알려진 이야기”라며 “반면 13가 백신은 폐렴 예방 측면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이런 효과는 고령환자에게도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프리베나13(제약사:화이자)은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고령의 만성질환자에게 폐렴을 예방하는 효과를 보였다. Capita로 명명된 시험에는 65세 이상 당뇨병 환자들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참여자의 일부에게 프리베나13을 투여하고, 나머지에게 위약을 투여하며 지역사회획득 폐렴(VT-CAP)예방 효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프리베나13 투여군은 지역사회획득 폐렴 발생 위험이 45.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 교수는 “23가 백신은 반복 접종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며 “반면 13가 백신은 면역기억 반응을 형성한다. 항체가 형성돼 한 번만 맞아도 장기예방이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한감염학회는 만성질환자에게 두 가지 폐렴구균 백신을 모두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며 “높은 항체 형성을 위해 13가 백신을 맞은 뒤 23가 백신을 접종 받는 순서를 권장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를 진행한 독일 아헨대병원 마크 반 데 린덴 박사는 “한국에서는 ‘19A’ 혈청형이 꾸준히 관찰되고 있다”며 “13가 백신은 19A 혈청형에 의한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13가 백신 접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질병관리본부 "13가 백신 효과 알지만 고려할 점 많다"

13가 백신의 효용성은 질병관리본부 정책연구용역과제에서도 확인됐다. 이 연구는 고려대 송준영 교수의 주도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진행됐다. 65세 이상 대상 ①23가 백신 단독 접종(현재 국가예방접종사업), ②13가 백신 단독 접종 ③ 13가 백신 접종 후 23가 백신 순차 접종 등 3가지 전략에 따른 폐렴구균 백신효과, 질환 발생률, 사망률, 의료 및 사회경제적 비용이 분석됐다.

그 결과, 점진적 비용-효과비(ICER)는 전략②($797 per QALY)→전략③($1,228 per QALY)전략①($25,786 per QALY) 순으로 높았다. ICER는 삶의 질 보정 생존연수(QALY)가 1년당 높아지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말하며, QALY는 질병의 부담정도를 측정하는 지수다. ICER가 낮을수록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판단한다. $25,000 미만일 경우 매우 비용-효과적, $25,000~$38,000 일 경우 중등 비용-효과적으로 평가한다. 

이 결과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가끔 국회에서도 65세 이상 국가예방접종을 ‘13가 백신으로 바꿔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며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비용효과 외 안전성, 예산, 타 백신과의 관계 등 고려할 부분이 많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를 테면 13가 백신이 폐렴 예방에 효과적인 반면 23가 백신은 예방할 수 있는 혈청 범위가 넓다. 혹은 완전히 새로운 백신을 도입할 수 있는 선택지도 있다”며 “또 13가 백신 도입에 따른 추가예산을 고려하면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국가예방접종 신규 편입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예산은 한정되다 보니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며 “같은 논의가 인플루엔자 백신 '3가'와 '4가'에 대해서도 지속 이뤄지고 있다. 국민건강 증진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