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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EMR 등 데이터 베이스 구축·활용은 의료계 4차 산업혁명의 시작

병원계. 주도적으로 변화 이끌어 나가야…정부·사용자, 일정부분 비용 지불해야

PACS EMR 등으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 활용하는 것이 의료분야 4차 산업혁명의 완성은 아니며, 병원계가 더 확대되는 변화를 주도함으로써 의료계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야 할 것으로 제언됐다.

이호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의료정보센터장(핵의학과)이 대한병원협회지 계간지 '병원' 최근호(Summer 2019 Vol. 375)에 '4차 산업 혁명과 병원계의 역할'을 기고했다.

최근 의료계에 디지털 데이터화와 이를 이용하는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 센터장은 "현재의 EMR(Electrical Medical Record)을 살펴보면, 종이 차트에 의무기록을 작성하고 검사와 투약을 위한 슬립지를 작성하는 데서 시작하여 단순한 OCS(Order Communication System)을 거쳐서 오늘날의 완전한 전자의무기록 형태로 발전했다."면서 "종이 차트에 작성된 기록들을 대출하여 밤새 연구 및 통계를 위하여 기록했었던 기억들이 많은 전문의들에게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의 PACS(Picture Archiving Communication System) 또는 EMR 이전의 기록들은 말 그대로 단순한 기록으로 이를 이용하기 위하여 많은 수고와 노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단순한 기록들을 디지털화함으로써 데이터로 변환이 되게 되었고 쉽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환경 변화로 오늘날에는 병원에서 이뤄지는 의료진의 행위, 환자의 변화, 검사의 결과 등을 모두 기록하고 데이터화함으로써 작게는 각 환자의 정보를 보다 빨리, 보다 많은 의료진이 공유하고 활용함으로써 빠르고 적절한 진단 및 치료행위를 할 수 있다. 보다 크게는 병원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이것이 의료계에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을 까? 그렇지 않다는 게 이 센터장의 생각이다.

이 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 의료계의 4차 산업혁명은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먼저 EMR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의료진이 보다 정확한 판단을 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환자의 다른 전문분야의 결과를 공유하여 환자 전체의 진단 치료 방침을 정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결과들이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의료진의 정확한 판단을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다른 진료과에서 진료 중에 발생한 알레르기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유사한 투약에 의한 알레르기를 사전에 방지 할 수 있다. 또한 환자의 최근 신기능을 기준으로 환자의 CT 조영제 사용으로 인한 신기능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의 공유와 활용은 단순히 한 의료기관에서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간의 정보 공유로 인하여 보다 더 안전한 의료 환경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반복적인 의료인의 업무나 판단에 있어서 개인간의 차이나 인간의 오류를 줄여 주는데 있어서도 IT기술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영상 판독에 있어서 판독자 개인 간의 차이도 있고, 동일한 판독자라 하더라도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이러한 오류를 IT기술의 도움으로 줄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더불어 IT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다양한 생체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들이 소형화되고 실시간 및 24시간 측정이 간단한 기기로 가능해 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발달로 병원과 일상  생활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 또한 이로 인하여 의학적으로는 질환의 새로운 측면을 인지하고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 센터장은 “과거에는 주로 환자의 상태에 대한 정보는 주로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관찰과 검사 결과 등으로 행해졌으나, 병원에서의 측정과 모니터링이 병원 밖에서도 가능하게 되고 이것들을 디지털화하여 기록하고 의료인에게 제공하게 됨으로써 환자의 병원 밖에서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반응을 알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 결과 과거에는 알 수 없었던 질병과 관련된 정보들을 접근 할 수 있게 되고 또한 질병 전의 정보도 데이터화 할 수 있게 됐다.

이 센터장은 "이러한 데이터의 축적은 가까운 미래에 질병 중심에서 질병의 예방과 관리 중심으로 의료가 변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다. 결국 정보통신 기술을 잘 활용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정밀한 의료 행위를 수행하여 환자 및 국민 건강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그렇다면, 이러한 흐름 속에 병원계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센터장은 “4차 산업 혁명의 방향에 있어서 병원계의 우려 섞인 시선도 있으나, 이러한 변화가 꼭 필요한 환자가 있다. 더구나 이미 핵가족화 되어 있으며 고령사회가 되어가고 출산율이 낮아지는 우리 사회의 변화에 있어서 이러한 기술의 도움이 필요한 환자는 늘어날 것이다. 보다 병원계가 전문가로서 주도적으로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계는 정부 중심으로 수동적으로 이러한 변화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인의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궁극적으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4차 산업 혁명의 변화가 우리의 의료 현실에 시행착오 없이 구현되도록 주도적으로 노력해야 하고 적극적으로 정부에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사용자도 일정 부분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의료계 4차 산업혁명에 동참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이 센터장은 “정부도 이러한 4차 산업 혁명의 흐름을 의료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적절한 비용과 노력이 필요함을 인식해야 한다. 결국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일정 비용이 발생하여 이러한 시스템의 혜택을 받는 사용자들도 일정 부분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정부도 이를 지원함으로써 보다 빠르게 미래의료 환경이 우리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