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관제는 개선되는데, 전달체계는 더 악화돼

대형병원 펠로우까지 외래 환자 예약 차고 넘치는 데 동네의원은 고사 직전

“문제는 의료전달체계다. 대형병원 펠로우까지 외래환자 예약이 차고 넘친다. 반면 동네 의원은 고사 직전이다. 그나마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은 그간 요구한 사항들이 잘 반영돼 나아지고 있다.”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가 2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23회 학술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박근태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언급했다.

박근태 회장은 “중시하는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 현안은 의료전달체계다. 급진적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 때문에 지금 대학병원 특진료가 없어지고, 2인, 3인 병실 본인부담이 많이 적어지면서 대형병원 쏠림이 너무 심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 강남성모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은 외래 환자로 차고 넘쳤다. 심지어 임상강사 펠로우까지 외래 환자의 예약진료가 차고 넘쳤다. 그래서 환자 대기실 늘려야 되나 괴민한다고 한다.”고 우려했다.

박 회장은 “반면 의원급은 고사 직전이다. 환자가 떨어져 여름을 어떻게 날지 걱정이다. 대형병원은 외래 환자가 차고 넘쳐 정말 의료전달체계를 개선 않으면 의료가 왜곡되는 중요한 문제다.”라고 우려했다.

그나마 통합형 만관제(통합형 고혈압 당뇨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은 그간 내과의사회의 개선 요구 사항들이 반영되면서 나아지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 회장은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중이다. 처음엔 공단(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우리 의견을 반영 안하고 만들어 어려웠다. 상급 단체인 대한개원내과의사회도 지난 4월14일 춘계학술대회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만관제 시범사업의 여러 가지 애로 사항을 말했었다. 그때 이후 공단과 간담회도 했다. 이후 요구 사항이 반영돼 많이 좋아 졌다.”고 했다.

“개선되면서 만관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개원가 의료기관이 점점 늘고 있다. 만성질환 시범사업이 고혈압과 당뇨만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까지 1년간 진행 한다.”면서 “내년에는 천식 COPD(만성폐쇄성 질환)까지 시범사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케어는 재앙케어 공짜의료 중단하라는 결의문을 채택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적정수가 보상 없이 일차의료 미래 없다 *의료계의 동의 없는 심사개편 반대한다 *문케어는 재앙케어 공짜의료 중단하라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아래는 결의문 전문이다.

대한민국 의료의 저수가 문제는 어제 ,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저수가는 필연적으로 업무량 과중과 질석 하락을 불러올 수밖에 없으며 의료의 질을 올리려는 노력의 가장 첫 번째의 단계는 바로 기형적인 저수가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정상화는커녕 정반대로 가고 있다. 복지부는 올해 5월, 제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병원 2~3인실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2~3인실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데 이어 병원급 의료기관에도 같은 혜택을 준 것이다. 그러나 동네의원은 입원 기능이 필수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2~3인실 건강보험 적용을 배제시켰다. 동네의원을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말살하는 정책으로 올인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의사협회와 건강보험공단간의 2020년 의료수가 협상을 살펴봐도 정부의 이런 태도를 분명히 알 수 있다. 협상 전에 미리 추가소요재정(밴딩폭)을 정해놓고서 선심쓰듯 유형별 수가협상에 임하는 의사들을 제로섬게임으로 농락하고 있는 것이다. 진실로 정부가 의료전단체계를 바로 세우고 일차의료기관을 살리고자 한다면 근본적으로 건강보험재정에 마땅히 더 예산을 투자해야하고, 포퓰리즘적인 문재인케어로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쓰러져가는 일차의료 실리기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과 책임 있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

정부의 헛발질은 이 뿐만이 아니다. 국가암검진 대상 암종에 폐암검진을 추가하면서 종합병원과 대형검진센터만 유리하도록 만들고 있다. 만일 종합병원 이상에서만 시행되는 폐암 검진을 기존 방식대로 그대로 시행한다면 동네의원에서 멀쩡히 국가검진과 사후 관리를 잘 반고 있는 수검자 수십만 명이 대형병원으로 이동하여 일반검진과 5대 암 검진까지 받게 될 것이 뻔하며 무분별한 대형병원 이용으로 의료전달체계는 더욱 훼손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 암검진과 같이 무조건 동시에 하도록 강제하지 말고, 교차검진을 시행해서 즉. 2년 주기 대신, 1년 주기로 금연에 대한 체크와 교육·상담 역할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을 방문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정부가 우려하는 수검률 저하, 국민 편의성 문제는 한마디로 기우일 뿐이다. 오히려 교차검진으로 동네의원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고 의원급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 냄으로써 수검률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깃이다.

의료계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백척간두의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비급여의 급여화가 더 진행되고 심사 체계 개편, 상대 가치 개정 등이 모두 정부의 입맛대로 진행되어, 의사들은 책임은 무한대로 지면서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하는 노예처럼, 회원들이 겪어야 할 고통과 파탄은 거의 살인적인 정도에 다다르게 되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극단적인 저수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재의 비양심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의료시스템에 대한 의존을 포기하고 정상적인 의료 제도의 구축에 나서야 한다. 인내의 한계에 이르러 대한민국 의료가 뿌리까지 무너져 내려 국민의 피해와 국가적 재앙이 발생한다면 그 모든 책임은 의료계가 아닌 오로지 거짓과 착취로 일관한 정부 당국에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하는 바이다.

우리 서울시 개원내과의사 일동은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적정수가 보상없이 일차의료 미래없다.

하나. 의료계의 동의없는 심사개편 반대한다.

하나, 문케어는 재앙케어 공짜의료 중단하라.

2019년 6월23일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 회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