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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성척추염,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 옵션 고려할 수 있어야

홍승재 경희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최근 허리 디스크에 걸린 것 같다며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다. 자고 일어나거나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으면 허리 통증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면밀히 검사해보면 이런 환자들 중 상당수가 허리 디스크가 아닌 강직성척추염으로 진단 받는다.


국내에서 환자 수가 매년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강직성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발생해 척추 마디가 점차 강직이 되면서 굳어가는 대표적인 류마티스 질환 중의 하나이다. 국내 환자 수는 약 4 3천여명(2018년 기준) 정도인데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약 2.5배 정도 많으며, 20~30대의 젊은 남성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강직성척추염의 증상이 허리나 골반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디스크로 오인하거나 운동을 한 후 통증이 줄어들기도 해, 환자들이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쳐 병을 키우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강직성척추염은 척추나 관절에 변형이 시작되면 다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함께 적극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허리나 골반 통증 이외에도 비대칭적으로 무릎이나 발목이 붓고 발꿈치나 갈비뼈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내원해서 강직성척추염의 발병 여부를 확인하고 통증과 척추 변형을 막을 수 있는 전문적인 치료를 바로 시작해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쳐 척추 변형이 시작이 되면, 이로 인해 간단한 일상 생활이나 신체 활동도 어려워 질 수 있다. 또한 직업활동이나 대인관계 등 사회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수면장애나 우울증 같은 심리적 문제도 겪게 되면서 환자 삶의 전반이 피폐해 진다.


따라서 강직성척추염으로 진단을 받게 되면 약물 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여 척추 변형이 지연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목, 어깨, 허리 등을 자주 스트레칭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약물치료의 경우, 최근에 생물학적 주사제를 많이 사용하면서 치료 성적이 월등히 향상되었다. 특히, 염증을 유발하는 면역매개물질인 인터루킨-17A(IL-17A)를 억제하는 세쿠키누맙은 소염과 진통 효과와 함께 척추 변형의 진행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어 강직성척추염 환자 치료에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 실제로 4년정도 치료를 하게 되면 약 80%의 강직성척추염 환자에서 엑스레이상으로 확인되는 척추 변형이 생기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한편, 강직성척추염 치료에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TNF-a 억제제의 경우 결핵 등 여러 감염성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인터루킨-17A 억제제는 활성 결핵 사례가 보고 되지 않아 활동성 결핵 및 잠복결핵을 갖고 있는 강직성척추염 환자 치료에 장점이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나 TNF-a 억제 기전의 생물학적제제를 활용한 치료가 실패한 환자에서만 보험적용이 가능해 척추 변형 억제가 시급한 환자에서 사용이 제한적이다. 인터루킨-17A 억제제는 척추 변형을 억제하는 기전 상의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치료 장점을 강직성척추염의 초기 치료부터 적용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환자나 의료진 입장에서는 치료 옵션이 다양해졌지만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는 것이다. 강직성척추염 치료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단기간의 통증 감소뿐 아니라 장기적인 척추 변형 억제 등 다양하다. 따라서 척추 변형이 아직 발생하지 않고 기회의 창이 열려 있는 환자들이 초기부터 다양한 치료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가 뒷받침 되는 등 치료 환경 개선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