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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2019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의 발견, 어떤 치료경과 이끌까

빈혈·암 등에 대한 새로운 치료전략 기대..영감 받은 약물은 'roxadustat'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의 영예는 미국 하버드대 William Kaelin 교수, 존스홉킨스대 Gregg Semenza 교수, 그리고 영국 옥스퍼드대 Peter Ratcliffe 교수에게 돌아갔다. 3명은 세포의 산소 조절기전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이런 발견은 암과 빈혈 등에 대한 새로운 치료전략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 받는다. 실제로 수상자로부터 영감 받은 의약품은 이미 상용화 준비를 마쳤다. 아스트라제네카·FibroGen의 빈혈치료제 ‘roxadustat’는 지난해 중국에서 허가됐다. GSK의 경우 ‘daprodustat’의 허가신청서를 일본에서 제출했다.


◇ 3명의 수상자, 세포 산소농도 조절 기전 퍼즐 완성


노벨위원회의 설명에 따르면, 인간은 체내 충분한 산소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이와 관련, 경동맥체에는 혈중산소농도를 감지하는 특별한 세포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동맥체는 산소농도를 파악하고, 이를 뇌에 전달해 호흡횟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산소농도에 반응하는 또 다른 요소는 적혈구생성인자(EPO). 신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저산소증(hypoxia)에 반응해 생성이 증가한다. EPO의 중요성은 20세기초 조명됐지만, 산소농도에 스스로 반응하는 기전은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였다.


Semenza 교수는 이런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를 실시했다. 동물실험결과, EPO 주변에 존재하는 DNA 분절(segment)이 저산소증에 대한 반응을 중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Semenza 교수는 해당 DNA 분절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발견했고, 저산소증유도인자(HIF)로 이름 붙였다. 세포가 산소를 잃으면 HIF 수치가 올라가는 현상도 관찰했다.


이와 함께 Ratcliffe 교수와 Semenza 교수는 세포의 산소농도감지 메커니즘이 신장뿐만 아니라 인체의 모든 조직에서 일어난다는 결론에 각자 도달했다.


Kaelin 교수는 본히펠린다우 증후군(VHL)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었다. 이 질환은 VHL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하며 암발병률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Kaelin 교수는 연구를 통해 VHL 유전자가 저산소증 반응 조절에 관여한다는 단서를 찾아냈다.


나아가 Ratcliffe 교수는 VHL 유전자가 HIF와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VHL 유전자는 정상 산소농도에서 저하된다는 점 역시 파악해냈다.




이들의 발견을 종합하면, 정상 산소농도에서 HIF는 VHL에 의해 파괴된다. 그러나 산소농도가 떨어지면 VHL HIF를 파괴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HIFEPO를 자극해 적혈구 생산을 돕고, 산소농도를 정상에 맞추는 기전으로 정의된다.    


◇ 빈혈∙암치료 분야서 활용도 기대


이런 발견은 만성신질환으로 인한 빈혈, 그리고 암 치료 등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Semenza 교수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인체가 산소에 반응한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웠고, 이런 발견은 만성신질환에 따른 빈혈 치료에 활용될 전망”이라며 "이제 약물을 통해 EPO 생성을 자극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항암분야 활용도에 대해 Semenza 교수는 암세포는 빠르게 분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산소를 소비한다대부분 항암화학요법제는 충분한 산소를 품은 암세포를 살상하도록 고안됐다. 반면 산소가 결핍된 암세포의 경우, 항암화학요법으로부터 살아남아 문제를 일으킨다고 언급했다.


심혈관계질환 분야에 대해선 "허혈 조직에 대한 관류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며 "또 당뇨병에서 큰 문제가 되는 하지허혈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 영감 받은 약물은 'Roxadustat' 등 HIF-PHI


Bloomberg지는 수상자들의 발견에 영감 받은 약물을 안내했다.


Roxadustat가 대표적이다. 이 약물은 경구용 저산소증 유도인자 프롤린수산화효소 억제제(HIF-PHI)다. 만성신장질환으로 발생하는 빈혈을 치료한다. 2018년 12월 중국에서 허가됐으며, 일본에서는 지난 9월 승인됐다. 미국에서의 신약 허가신청은 올해 3분기 중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중국 허가를 이끌어낸 임상시험(FGCL-4592-806)에서 roxadustat는 표준치료인 적혈구생성자극제(ESA)에 견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구체적으로 roxadustat 투석이 필요한 환자의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이는 경과를 이끌어냈다. 또 트랜스페린(철결합단백질)을 증가시키고, 혈청 철 수치를 유지시키는 효능을 보였다.


FGCL-4592-808 연구에서는 투석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효능이 평가됐다. 그 결과 roxadustat은 위약에 견줘 헤모글로빈 수치를 유의하게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roxadustat는 미국 허가를 위한 ROCKIES(3)에서 1차 유효성평가변수를 만족시켰다. 유럽허가를 위한 ALPS와 글로벌임상인 OLYMPUS에서도 같은 결과가 확인됐다.


지난 8월에는 중국에서 적응증이 확대됐다. roxadustat는 투석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의 빈혈치료에도 허가됐다. 


정보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roxadustat를 향후 4년내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약물로 지목하기도 했다. Roxadustat의 매출은 2023 19억 달러( 22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Roxadustat의 후발주자들도 조만간 등장할 예정이다. daprodustat와 vadadustat(오츠카 외 3개사) 등은 현재 HIF-PHI로 개발되고 있. GSK는 최근 일본에서 daprodustat의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