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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국내 진행성 간세포성암 치료환경 개선..2차약제 접근성은 과제

유창훈 교수 "렌바티닙, 절제 불가능 간세포성암 1차치료서 주요옵션 될 것"
김승업 교수 "후속치료에 대한 급여기준 마련 필요"

국내 진행성 간세포성암 치료환경이 개선됐다. 10여년만에 새로운 치료제가 1차 옵션으로 등장하면서 암에 대항할 무기가 늘어났다. 최근에는 건강보험 적용으로 접근성도 확대됐다. 다만, 급여조건은 2차치료제의 선택을 제한하고 있어 후속 대응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는 16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한국에자이 미디어 세션'에서 진행성 간세포성암 치료전반을 소개했다.


유 교수는 간세포성암은 다양한 단계를 가지고 있다“0, A 단계는 수술적 절제가 가능하고 생존율 개선 기회가 있지만 B, C, D 등 절제불가능 단계는 전신 항암제 등으로 진행을 지연시키는 시도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지난 10여년간 C단계 이상 환자에게 표준치료제는 소라페닙(제품명:넥사바, 제약사:바이엘)이었다지금까지 다양한 약물들이 소라페닙을 뛰어넘으려고 했지만, 성공한 케이스는 한 차례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2차 환경에서는 레고라페닙(스티바가바이엘), 카보잔티닙(카보메틱스입센코리아), 라무시루맙(사이람자릴리등 다양한 약제가 제시됐다. 그러나 1차에서는 수니티닙(수텐, 화이자), 엘로티닙(타쎄바, 로슈), 니볼루맙(옵디보, BMS오노약품공업) 등이 소라페닙보다 우수한 효능을 증명하지 못했다. 그러다 2017년 절제 불가능 간세포성암 1차치료에 새로운 옵션이 나타났다.


유 교수는 렌바티닙(렌비마, 에자이)은 다중 키나아제 억제제(TKI)”라며기본적으로 혈관내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VEGFR)에 작용해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VEGFR을 조절하면, 암은 살아남기 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FGFR)라는 내성기전을 보인다렌바티닙은 FGFR까지 억제하며 약효를 유지하는 효과까지 보인다고 부연했다.


렌바티닙의 간세포성암 치료효능은 REFLECT(3∙무작위배정)에서 확인됐다. 이 연구는 치료 경험이 없는 수술 불가능한 간세포성암 환자 95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진은 478명에게 렌바티닙, 476명에게 소라페닙을 투여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1차유효성평가변수는 전체생존기간(OS), 2차평가변수는 무진행생존기간(PFS) 등으로 정해졌다.


그 결과, OS 중앙값은 렌바티닙군 13.6개월로 소라페닙군(12.3개월) 대비 비열등했다. PFS 중앙값은 렌바티닙군 7.4개월, 소라페닙군 3.7개월이었다. 이는 렌바티닙이 소라페닙에 견줘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약 34% 감소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또 질병 진행까지의 시간(TTP)은 렌바티닙군과 소라페닙군에서 각각 8.9개월, 3.7개월로 조사됐다.


특히 객관적 반응률(ORR)의 경우 렌바티닙군(24.1%)이 소라페닙군(9.2%)보다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변형된 고형암 반응평가기준(mRECIST)에서 양 그룹간 반응률 차이는 더 벌어졌다. 세부적으로 렌바티닙군 40.6%로 소라페닙군(12.4%)에 비해 약 3배 높았다. 이 밖에도 간암종양표지자(AFP)수치 보정 결과에서 렌바티닙군은 소라페닙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OS 개선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렌바티닙군에서 보고된 흔한 부작용은 고혈압, 피로, 식욕감소 등이었다. 심각한 부작용으로는 간성뇌증(5%), 간부전(3%) 등이 관찰됐다.


이 연구결과는 급여등재로 이어졌다. 렌바티닙은 지난 1일부터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간세포성암 1차 치료에서 건강보험을 적용 받고 있다. , 3기 이상 및 ECOG 수행능력평가 0-1 등의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유 교수는 연구에서 렌바티닙은 ORR 24.1%을 기록했다투여 환자 4명 중 1명은 종양이 30%이상 줄어들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어 그는 “높은 반응률은 종양 축소를 이끌어 생존기간 연장을 불러올 수 있다이런 점을 고려하면 렌바티닙은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성암 1차치료에서 선택 가능한 주요옵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당 암종에 대한 1차 옵션은 강화됐지만, 2차치료제 선택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어진 강연에서 연세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승업 교수는 이 같은 국내 상황을 진단했다.


김 교수는 렌바티닙의 급여 적용에 따라 환자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한 가지 아쉬운 점은 2차 치료제의 선택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내에서는 렌바티닙 후속치료에서 보험을 적용 받는 2차 약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렌바티닙 1차 투여 후 다른 약제로 후속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OS가 상대적으로 길었던 점을 고려하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FLECT 사후분석에서 후속치료를 받은 환자군을 들여다보면, 렌바티닙 1차 투여군이 소라페닙 1차 투여군보다 우수한 경과를 보였다.


다른 국가는 렌바티닙 이후 대안을 잘 준비하고 있다.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렌바티닙 후속치료에서 소라페닙을 고려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일본과 호주 등도 가이드라인을 통해 렌바티닙 이후 대안으로 소라페닙 등을 권고하고 있다. 캐나다는 렌바티닙 후속치료에서 레고라페닙, 카보잔티닙에 대해 급여를 인정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들 국가의 치료방향에는 합당한 근거가 있을 것이라며 “반면 한국은 렌바티닙 후속 약제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환자들이 더 좋은 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법적으로 제한돼 안타깝다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