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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뇌사판정기준 완화, 효율적 뇌사판정위 개선 필요”

뇌사판정위 폐지 필요 동의 54.6%

부족한 이식 장기를 더 많이 확보하고 장기이식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서 더 효율적인 방향으로의 뇌사판정위원회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뇌사 관련 정책적인 홍보와 학술적인 토론 및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기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3효과적인 뇌사판정 절차와 장기기증 현안이라는 주제의 온라인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서 뇌사판정 절차의 문제점과 해결점을 짚고, 사회적 변화에 따른 기증 현안에 대해 토론했다.

 

효과적인 뇌사판정을 위한 제언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발표한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조광욱 교수는 “2019년 한 해에만 약 2100명 정도가 장기이식을 기다리다가 사망했고, 매일 5.9명 정도가 이식을 기다리다가 사망하고 있다장기 기증자가 많이 없는 것도 문제이지만, 뇌사가 아닌 환자가 뇌사환자인 것처럼 통보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인력이나 시간적으로 낭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조 교수는 해당 환자를 담당하고 있는 주치의와 환자 보호자, 코디네이터 간의 소통과 협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뇌사 추정자 통보는 치료가 실패했다고 생각해 의료진으로 하여금 뇌사판정을 주저하게 만들어 결국에는 장기의 심각한 손상으로 이어져 이로 사망하거나 이식을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뇌사추정 통보를 언제 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광욱 교수가 신경외과의를 대상으로 뇌사판정을 위한 최소한의 치료 기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1~2주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약 68%가 답했다. 이유는 너무 빠른 뇌사결정은 회생의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잘못 판단할 우려가 있어 최소 1주일 이상의 경과 관찰이 필요하고, 그렇다고 2주일 이상의 치료는 다른 장기의 심각한 손상으로 이어져 뇌사로 판정 되더라도 이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아서였다.



조 교수는 한국의 뇌사판정기준은 상당히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뇌사자를 정확하게 판단해 오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검사를 대기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사망하거나 불필요한 검사를 반복하는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뇌사판정기준의 간소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한국의 뇌사판정기준은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없을 때 자발호흡을 하지 않을 때 동공 확대, 고정 뇌간반사의 완전 소실 30분 이상 평탄뇌파 등이다. 이에 더해 EEGApnea Test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형태의 Ancillary Test의 적용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고, 근무환경과 근무시간의 단축으로 인해 휴일 또는 공휴일의 뇌사판정을 위한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아닌지 검토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대책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뇌사판정위 개선 필요하다는 데 동의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뇌사 장기 기증자는 지속 감소하고 있어 양자간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이식대기자는 26584명에서 201935257명으로 증가한 데 반해, 뇌사자 발굴 건수 감소 등으로 장기 기증자는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현행 법 체계 하에서의 뇌사 장기 기증 및 관리 체계로는 심화되고 있는 장기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서명용 장기이식관리과장은 뇌사자 판정절차를 간소화하는 등의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뇌사자 외 이식 가능 장기의 확대 필요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광욱 교수의 발표에 대해 서 과장도 국내 뇌사판정 절차가 엄격하는 데 공감하고, 뇌사판정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고 뜻을 모았다.

 

서 과장은 그동안 뇌사판정위원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으며, 많은 연구를 통해 뇌사판정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있어왔다“2019인체조직 기증 활성화를 위한 종합계획 수립에 관한 연구를 통해 뇌사판정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장기이식 의료기관 의료인 97명을 대상으로 현행 뇌사판정 절차의 개선 필요 여부와 개선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뇌사판정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75.3%로 나타났고, 판정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가 61.6%, (판정)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26%로 나타났다뇌사판정위원회 폐지 필요성은 54.6%가 동의했고, 이유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가 80%로 높게 나타나 위원회의 실질적인 역할 한계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서명용 과장은 장기 기증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를 최소화하는 가운데 현행 뇌사판정 절차를 최대한으로 간소화해 부족한 이식장기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뇌사판정 절차의 제도적 체계 개선을 적극 검토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 안암병원 이재명 교수는 기증 장기 수를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뇌사장기기증자 의뢰 및 관리 의료진, 코디네이터, 기증환자가족 보상 강화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