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매학회가 10년 된 진료지침을 새롭게 개정한다. 또 내년에 준회원 학회 등급에서 정식학회로 승급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14일 대한치매학회가 추계학술대회를 기념해 마련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박기형 총괄학술이사는 이번 진료지침 개정 결정 취지에 대해 “개정한 지 이미 10년 정도가 지났고 그에 따라 진단법 등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개정을 결정하게 됐다”며 “개정을 더 빨리해야 했는데 여러 이유로 못하고 있다가 드디어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진료지침 개정은 대한노인정신의학회와 공동으로 참여하지는 않고 치매학회 내에서만 단독으로 이루어질 계획이다. 진료지침 발표 시기는 올해 4월이 목표였는데, 코로나19 등 여러 사항으로 힘들게 됐다. 발표 시기는 내년 초가 될 예정이다.
이에 박 이사는 “객관적인 진료지침이 제시될 수 있게끔 기준을 강화하고 차근차근 이행과정을 밟으며 진행해나가다 보니까 조금 늦어질 수는 있어도 폭넓게 반영해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4월에 취임해 학회를 이끈 지 7개월여 된 박건우 이사장도 진료지침 개정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내부 조직 역량 강화와 정식학회 승급, SCI 논문 등재, 국제학술대회 개최 등을 다짐했다.
박 이사장은 “이번에 회칙도 개정하고 교과서도 나왔다. 그동안 학회가 내부적으로 관리가 잘 되어왔다고 생각한다”며 “대한치매학회가 준회원 학회인데 올해 정식학회 합의안을 만들 예정이고 내년이면 정식학회로 발족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좀 더 넓고 오픈된 치매 관련 학문 플랫폼으로서의 변형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라며 “코로나19 등 외부적인 환경 영향으로 힘들더라도 내부적으로 학회를 강화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고, 노인정신의학회 등 다른 학회와 커뮤니케이션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내년 11월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고도 했다.
박 이사장은 코로나19와 치매 간의 상관관계도 설명하고 치매안심센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치매환자를 악화시킨 것은 사실”이라며 “이분들은 마치 식물과 같아서 식물이 잘 가꿔주지 못하면 말라 죽는 것처럼 치매환자는 자기표현을 잘 못하기 때문에 케어가 잘 되지 못해 치매환자가 갖고 있던 원래 지병이 악화하면 사망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매안심센터에 대해 “치매 인프라를 전국적으로 깐다는 것은 치매 예방의 방어막이 쳐진 것이고 거기에 전문가가 없다는 것만 약점이지 환경은 조성됐다고 보고 성공했다고 본다”며 “꼭 신경과나 정신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치매에 관심이 있는 선생님이라면 그분이 치료를 안 해도 치료 잘하는 선생님에게 인도해주면 되는 것이고, 주변 시스템을 잘 엮어서 지역 내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연계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치매학회는 ‘Vascular Contribution to Cognitive Impairment and Dementia’를 주제로 치매를 유발하는 혈관성 인지의 역할이 중점적으로 이번 학술대회에서 논의됐다.
첫 세션인 Current issue에서는 최근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를 위한 후보 물질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젬백스(GV1001)’와 ‘Aducanumab(GV-971)’의 임상 시험 결과와 최신 이슈가 다뤄졌다.
초청강연에서는 보스턴대학의 Ann McKee 교수가 외상성 뇌손상과 신경퇴행변화에 대해, 한양대병원 김승현 교수가 퇴행성 뇌질환의 세포 사멸 메커니즘에 중요한 RNA와 단백질의 항상성 및 신경염증에 대해 강의가 이뤄졌다.
이날 오후 세션에서는 뇌혈관 병변이 인지기능 저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기초 및 임상연구자들의 연제발표가 이뤄졌으며, 이와 별도로 뇌졸중 환자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후유증인 무시증후군과 실어증에 대한 강의와 치매임상진료지침 개발현황 소개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