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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직능별 혁신 신약개발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여재천 사무국장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10월 12일 개최된 2022 KoNECT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국제 컨퍼런스에서 SK바이오팜의 조정우 대표의 글로벌 뇌전증 치료 신약인 ‘엑스코프리’의 성공 경험에 대한 기조강연을 들었다. 

‘엑스코프리’는 신약개발 초기단계 연구부터 임상 허가, FDA 승인, 보험 마케팅의 전주기에 걸친 미국 현지화 전략을 통해서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적인 신약이다. 조 대표는 혁신 신약개발의 고진감래의 성공 요인을 명확한 데이터 확보와 유능한 인재 영입이라고 일갈했다.
 
절대적으로 공감이 가는 말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개발 수준을 투영 해 볼 때 자못 걱정이 앞서게 된다. 왜냐하면 국내의 일부 신약개발 연구책임자들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연구자들의 개발 경험이 일천하기 때문에 물질의 약효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초기 임상시험 설계가 미흡할 뿐만 아니라 임상전담 인력과 조직 또한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글로벌 신약의 기근 현상을 빨리 탈피하기 위해서 선택 집중해야 할 1순위를 고르라면 당연히 임상시험의 설계와 통계에 대한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인력 양성 투자에 손을 들 수밖에 없다.

글로벌 신약개발을 하려면 물질과 임상시험 데이터가 연계된 튼튼한 개발 논리 구조가 담긴 허가신청서 작성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글로벌 빅 파마들은 의학, 약학 라이센스 취득자 뿐만 아니라 통계전문가, 규제 관련 법학자, FDA 등 정부 규제기관의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해외 주요국의 허가 등록 실무 문서 작성 능력, 허가심사제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연구개발비의 투자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미시 전략 수립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글로벌 빅파마들의 사례를 보더라도 벤처창업, 기술이전, 인수합병의 연속적인 성장 전략을 통해서 몸집을 키워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오픈이노베이션 파트너에 대해서 전략적인 직접 투자와 함께 R&D 기반을 확장해 왔다. 심지어는 대학교와 공공R&D에도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서 연구자원을 늘려왔다. 필요한 시설과 인력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오픈이노베이션-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LG화학이 미국 FDA에서 승인 받은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AVEO Pharmaceuticals를 800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서 인수하기로 했다고 한다. 도전적인 인수가 이뤄진다면 신약개발 최고의 전략중의 하나인 오픈이노베이션의 희소식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인수합병 투자금 조성이 덜 되어 있고 신약 위주의 기업 구조가 성숙되지 않은 국내의 대다수 제약바이오기업 입장에서 본다면 이러한 그룹사의 투자 전략을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룹사와는 달리 대부분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장기간 연구비 투자는 물론 기업 인수를 할 수 있는 지금 여력과 전문 경영 능력 또한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도 이미 수년전부터 말한바 있지만 최근에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분석해 보면 향후 3년이 우리나라의 혁신적인 신약개발을 확장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상당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전망이 아니라 신약개발은 신약후보물질 스크리닝 후 효력평가연구, 독성연구, CMC 연구 과정을 포함하는 비임상 연구단계를 거쳐 임상단계로 진입하게 되고, 임상 1, 2, 3상 단계를 거치며 규제기관의 신약의 허가 즉 시판승인 후에 출시하게 되고, 출시 후에도 지속적인 약물감시와 신약 재심사 단계를 통해서 지속적인 안전성 등에 대한 약물감시 결과가 허가에 반영되는 마라톤의 대장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현실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물론 연구인력 중심으로 구성된 신약개발 스타트업이나 바이오벤처들은 신약개발 전 과정에 대한 이해 부족과 Health Authority의 규제 정합이 필수적이라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연구현장의 연구원들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서 짐작해 볼 때 우리나라 MFDS의 각종 규정이나 법규에 대한 이해는 고사하고 그러한 것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르고 연구하고 개발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요새 MFDS의 전문인력 확충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다. 당장 연구자의 전문 식견의 함양이 절실하다.

각설하고, 지금 이순간 부터 우리나라 신약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 신약 개발을 통해서 ongoing 기업 확장에 투자할 수 있는 빅 파마가 나오려면 첫째, 재직자 교육을 중심으로 한 직능별 혁신 신약개발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둘째, 연구개발비의 투자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미시 신약개발 전략 수립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 외부 컬럼과 기고는 메디포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