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소비자 입장에서 본 병원 마케팅은 예약, 접수, 수납, 진료 및 검사 등 모든 분야에서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네트워크경제연구팀 지경용 팀장은 26일 대한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병원회 제18차 정기이사회에서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병원 마케팅 혁신 방안’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지경용 팀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의료기관을 찾는 횟수가 일본, 슬로바키아, 체코, 헝가리에 이은 세계 5위 수준(2002년)이기 때문에 여기에 한국의 강점인 IT를 접목하면 병원서비스 품질과 생산성도 좋아질 것”이라고 전하고 “또한 많은 병원들이 유비쿼터스 헬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 팀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병원들의 U-헬스 마케팅에 부족한 점이 많아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이 눈에 띈다”고 덧붙였다.
지 팀장에 따르면 현재 의료소비자들이 병원을 이용하는 형태는 병원방문 전 자가진단과 예약을 거쳐 병원을 방문해 접수 및 수납, 대기, 진료, 처방전 수령을 한 후 약국을 방문해 처방전을 전달하고 조제 및 수납을 하는 순환구조이다.
이 같은 일반적인 의료서비스 이용 프로세스에 대해 지 팀장은 각 단계별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서 설명했다.
먼저 의료소비자들은 신체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할 시 자가진단을 통해 병원이나 약국 방문을 결정하는 데 보통 부모님 문의나 인터넷 검색, 또는 병원 및 약국에 문의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다.
그러나 자가진단 시 답변 내용에 신뢰도가 낮으며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해 증상에 대한 판단도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가정의료백과사전과 같은 상세 항목을 담은 신뢰성 있는 자가진단 웹사이트가 필요하며 공인된 신뢰성 있는 상담 센터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 팀장은 병원들의 예약제도에 대해 이는 유명무실한 제도라고 못박았다. 예약한 시간에 병원에 도착해도 1~2시간 더 기다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
지 팀장은 “현재는 예약을 해도 중간에 환자를 끼워 넣거나 응급환자로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는 병원외부에 있는 환자에게는 시간단위 알림 서비스를 하고 내부에 있는 환자에게는 10분 단위의 알림 서비스를 해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동선을 고려하지 않은 현재의 접수 수납 시스템은 환자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에 온라인 예약 및 수납시스템을 도입해 예약 및 수납도 유무선을 통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병원간의 절차가 다르고 부스 위치가 상이해 초진의 경우 애로사항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며 적어도 협력병원끼리라도 통일된 시스템을 공유했으면 한다는 바램을 전했다.
짧은 진료시간에 대한 불만도 함께 제기됐다. 그는 “현 의료 서비스 구조상 짧은 진료시간에 대한 불만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환자는 본인의 증상에 대한 상세한 정보제공을 원한다”면서 “메일을 통해 진료기록 및 상세설명을 해주거나 진료 후 진료기록을 프린트 해주는 서비스의 도입도 생각해 볼 만 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함께 꼭 병원 근처의 약국에 가야만 약이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환자들이 처방전을 들고 다녀야 해서 매우 불편하며 가끔 처방전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것. 직장인들은 대기시간이 길어서 약국을 방문할 시간이 부족한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 팀장은 “약국 통합 사이트를 통해 약국의 재고상태가 파악돼 처방전 수령 후 근처의 조제 가능 약국 검색이 가능하도록 개선해야 하며 검색 후 처방전 전달, 결제, 배송이 온라인에서 이뤄질 수 있으면 더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약국에서 조제된 약의 경우 약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상세한 약 정보를 전달해주는 시스템을 요구한다고 부연했다.
지 팀장은 “의료소비자들은 자신이 먹는 약이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궁금해 하는데 이 같은 욕구들을 해소해주기 위해 조제된 약의 성분, 특성, 부작용, 복용방법 등을 메일로 환자에게 전달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
200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