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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복지부-약사회의 ‘동상이몽’, 이제는 끝낼 때

계묘년을 맞아 희망찬 한 해가 시작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진행된 약계 신년교례회에서는 토끼의 큰 귀처럼 항상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정계 및 기관/단체장들의 담화가 이어진 가운데, 올해는 본격적으로 업계와 보건당국과의 갈등이 확산될 조짐이 보여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신년교례회에서 보건복지부를 대표해 나온 박민수 제2차관이 업계 관계자들과 긴밀하게 논의하면서라도 올해 비대면 플랫폼과 관련한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물론 정부가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했지만, 박 차관보다 앞서 축사에 나선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실내 마스크마저 해제까지 논의되는 판국에 코로나19로 논의됐던 비대면 진료가 유지될 필요는 없다”며 “비대면 해제 여부를 고민하는 것조차도 이해 할 수 없다”고 강경하게 입장을 밝혔다.

약사의 입장에서 비대면 진료 시스템을 반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비대면 진료가 정착되면 비대면 약 처방 및 배달이 자리잡는 것은 시간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비대면 진료 반대에 대한 충분한 설득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약사회가 비대면 문제에 대해 ‘국민의 안전 보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반대 의사를 내세우기에는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왔다.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적지 않게 주어졌지만 정부와 국민들에게 이렇다 할 근거 제시나 설득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보건당국도 마찬가지다. 비록 코로나19가 계기가 되긴 했지만 비대면 진료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면서 아직까지 의료계나 약사 사회에서 충분히 납득할만한 별다른 합의점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약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비단 비대면 이슈뿐만이 아니다. 의료계와 불거진 성분명 처방 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특히 내부적으로도 최근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의 이탈 등이 발생한 만큼 회원들끼리의 결속력 다지기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어떤 한 사안에 있어서 양측이 모두 만족할만한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제 각자의 주장만을 펼치고 있을 때는 지났다. 약계와 보건당국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 최적의 결론을 도출해낼 때다.

2023년이 다른 해보다 더 기대되는 점은 계묘년을 의미하는 ‘검은 토끼의 해’가 지혜와 영민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올해에는 약계와 보건당국의 활발한 소통으로 지혜롭고 영민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