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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응급시술에 수가 가산 집중하고 인력 충분히 투입해야(Ⅱ)

대한뇌졸중학회 배희준 이사장

정부가 지난 12월 8일 필수의료 대책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안에는 필수의료 문제가 불거지게 된 계기인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고의 원인 중 하나인 인력 문제를 비롯해 그동안 필수의료와 관련해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이 포함됐다.

하지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의 시각에서 무용지물인 대책들로 이뤄져 있다면 필수의료 대책은 탁상공론에 불과한 법.

이에 이번 정부가 발표한 대책들이 실효성이 있는지,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지 등을 알아보고자 대한뇌졸중학회 배희준 이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정부가 ‘전공의 지원 강화’ 추진과 현장 인적 네트워크를 ‘전문치료팀’으로 구성하는 등 다양한 인력 수급 및 확충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A. 전공의 인력이 지금 필수의료에서 점점 말라가고 있다. 지원을 안 한다. 그리고 인력을 고려하지 않고 전공의 TO를 결정하는 것도 문제다. 지금 있는 심뇌혈관 질환의 전공의 수급체계로는 버티기도 힘들며, 10년이 지나면 사람들이 다 없어질 것 같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힘든 일을 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으나, 힘든 일을 한도 끝도 없이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지금 일반인들은 42·50시간 근무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전공의 체계 문제는 주 90시간 근무 하나를 못 지키고 있다는 것에 있다. 그러니까 일주일에 근무를 90시간보다 더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전공의 근무시간은 주 60~70시간 근무 정도에서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필수의료의 근간인 센터와 수련병원에 주 60~70시간 근무에도 충분히 전공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인력들이 집중돼야지 그 다음에 다른 이야기들을 할 수가 있다.

또한, 지금 주니어 스태프들이 심뇌혈관 질환을 맡지 않으려는 이유로는 본인이 전공의 때처럼 혼자 당직 서는 것을 전공의 때에는 수련 때문에 했었지만, 병원 직원(STAFF)이 되고 난 이후에도 10~20년 이상 한도 끝도 없이 하는 것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월급을 2배로 준다고 할지라도 다들 주말·휴가가 있는 삶을 원하고 있다.

필수의료에서도 힘들게 일하더라도 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돈도 남들만큼만 받으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사람들에게 수련기간 4년도 아니고 평생을 주말도 없이 살라고 하는 것은 이야기하지 못하겠다.

인력 문제는 기본적으로 충분한 인력이 투입돼야 해결할 수 있다. 최소한 권역센터 30개 마련 및 해당 권역센터에서 전공의와 전문의들이 여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지역센터는 꼭 24시간 체계는 아니더라도 일단 설 수 있도록 인력 충원이 이뤄져야 한다.

여유가 된다면 지역센터 등에서도 24시간 체계로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도 고려돼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인력을 투입하라는 것도 아니다. 효율성이 재고돼야 한다. 자기가 하는 역할을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인력 구조가 필요하다. 제도를 만들어 놓고 모니터링을 하면서 끊임없이 조정·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Q. 수가 가산 및 공공정책수가 반영 등 보상 강화안이 공개됐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시술·수술과 관련해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elective(대기)’와 ‘emergency(응급)’으로 나뉜다는 점이다.

‘elective’는 선택해서 하는 시술·수술이다. 날짜를 골라 예약해 시술·수술을 받는 것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으며, 의사가 시술·수술이 필요할 때에 필요한 만큼만 하면 된다.

따라서 수가 전체를 올려버리면 사람들이 편한 ‘elective’로 몰리게 되며, 응급수술을 할 사람이 없어지게 되며, 제주대병원에 근무하는 의사가 서울·수도권에 있는 종합병원으로 빨려 들어가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실제로도 일전에 제주대병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제주대병원 원장님이 수가를 일제히 다 올려버리면 제주도에 심뇌혈관 내과 의사가 다 비워질 수 있음을 걱정하고 계셨다.

필수의료 대책에서 원하는 것은 응급과 급성기 치료에 충분히 인력이 가길 원하는 것이므로 해당 분야의 수가를 올려주면 된다.

다만, 건정심에서 수가 하나 심사하는데 정말 많고 치열한 토론을 이어나가야 된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또는 심뇌혈관 질환 시술과 관련된 모든 수가를 하나하나 올리는 걸 따지면 1년 동안 회의를 해도 모자랄 정도다.

따라서 권역센터나 지역센터와 같은 특정 시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곳에 해당 시술을 행할 때마다 50%, 100% 수가를 가산하고, 병원에서 인력·시설에 투자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며, 수가 가산도 공공정책수가도 이중 구조가 필요하다.

아울러 지역센터나 취약지역의 병원 등은 비용-효과성을 따져 비용이 너무 많이 들면 헬기나 장비가 갖춰진 구급대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고민해봐야 한다.

Q. 그 밖에 필수의료 대책에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 있다면?

A. 거버넌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심뇌혈관질환 관리 중앙지원단장을 3년 동안 하면서 보건복지부에 과가 되게 많다고 느꼈다.

당시 심뇌혈관질환 문제 해결을 위해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과’가 10개나 되고, ‘국’은 3~4개에 달했다. 이와 함께 복지부 공무원들이 서로 이야기를 잘하지 못하고, 위에서 조율을 해줘야 하나 국장들끼리도 조율이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지금까지 제도에 대한 이해가 깊고 준비한 복지부 실장·국장들은 1~2년 지나면 바뀐다. 그러면 새로 오는 사람들의 의제·관심에 심뇌혈관질환 의료체계 구축이 있을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심뇌혈관질환 의료체계 문제는 단순히 1~2년 내에 해결되는 사안이 아닌 만큼, 현장에서 리더십을 가지고 제도를 일관성 있게 끌고 나가며, 권역센터로 인력 파견 및 인력 교육 등을 도와줄 수 있는 ‘국립암센터’와 같은 심뇌혈관질환 관리를 챙길 수 있는 ‘중앙센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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