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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디지털 시대’ 노인 정보 격차 완화 위해 ‘디지털 원주민’들 나섰다

국회의원 연구단체 ‘약자의 눈’, 연세대 의학 학술회 ‘ARMS’ 공동주관… “삶의 질과 연결되는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디지털 대전환 시대, 노인 건강불평등 현황과 과제’ 토론회

디지털이 일상화되고, 많은 정보가 디지털로 제공되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디지털 접근이 어려운 노인층의 읽고 적용하는 능력인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자 대학생들이 목소리를 냈다.

2월 6일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국회의원 연구단체 ‘약자의 눈’과 연세대학교 의학 학술회 ‘ARMS’가 공동주관한 ‘디지털 대전환 시대, 노인 건강불평등 현황과 과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를 주최한 보건복지위원회 및 국회의원 연구단체 ‘약자의 눈’ 소속 김민석 국회의원은 개회사에서 “디지털 전환은 한편으로는 편리함과 자유를 가져다 주지만, 그것이 편안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장벽이 된다”며, “약자의 눈과 연대 의학 학술회 ‘ARMS’가 함께 하는 오늘 자리가 문제 의식을 발전시켜서 법과 정책에 반영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운동 의학 학술회 ‘ARMS’의 지도교수를 담당하는 박윤길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장)는 “ARMS는 그동안 운동과 건강 지식을 분석해 올바른 정보를 대중에 전달함으로써 건강한 사회를 만들자는 목적으로 온라인 정보 공유, 서적 출판 등을 해왔다. 오늘 세미나는 향후 ARMS의 방향과 활동 설정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인 계층의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현황과 정책에 대한 세 가지 발표가 이뤄졌다. 먼저 현 ‘ARMS’의 회장 연세대 의학과 2학년 안철우 학생이 ‘건강정보 유통 방식의 디지털화와 건강 불평등’이라는 제목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안철우 학생은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는 디지털을 통해 건강정보를 찾고, 이해하고, 평가하고, 적용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코로나19 시기에 정보 취약 계층으로 나타난 이주민, 시각 장애인, 노인 등의 정보 격차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특히 가장 디지털 접근성 및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가 떨어지는 계층은 노인이며,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감소는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연세대 경제학부 4학년 이재형 학생이 ‘노인 디지털 헬스 리터리시 향상을 위한 국내 정책과 향후 방향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재형 학생은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를 디지털 접근, 검색력, 문해 및 독해력, 응용 및 활용력 4단계로 정의하며, 각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책들에 대해 분석했다. 이어 향후 방향성으로 ▲공식 용어 통일 및 표준화 + 개념 정립, 지역 균형 정책 마련, 국가 차원의 디지털헬스리터러시 수준 모니터링,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교육 체계화 등을 제안했다.

이재형 학생은 특히 ‘모든 단계가 이어지는, 원스톱 정책’의 필요성을 제안하며 “ARMS의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자문단 활동을 통해, 취약 계층의 디지털 접근과 검색력만 높일 경우 허위, 과장 건강정보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의 각 단계를 통합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원스톱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총괄 부처, 관리 부서에 대한 논의 및 협의가 필요하고, 사후 대처가 아닌 사전 예방의 정책이 필요하다”며, ▲건강정보의 신뢰성 판단 기준 제공, ▲허위, 과장 건강정보에 대한 체계적 규제, ▲노인 맞춤형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국가 주도 건강정보 채널의 양방향성 플랫폼 전환 등과 함께, ▲국민건강증진 종합계획 헬스플랜 2030에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정책을 반영할 것을 요청했다.

다음 발표를 진행한 연세대 간호학과 3학년 박지선, 박지원 학생은 ‘진정한 의미의 건강 불평등 해소를 향한 포용적 접근’이라는 제목으로 디지털 비 이용자로서의 노인에 대해 분석했다.

특히 노인은 디지털 이용 동기가 없는 집단으로서, 디지털 활용에서의 사회적 지지와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는 점과 함께 고령층에서 ‘디지털 조력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노인의 정보화 교육과 함께 디지털 원주민인 청년층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증진 봉사단’의 활성화를 제안했다.


발표 후에는 토론이 이어졌다.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유문수 사무관은 현재 정부에서 진행중인 노인층 디지털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한 주요 사업으로 거치형 AI 스피커를 활용한 스마트 앱 기반 관리 사업을 소개했다. 

유문수 사무관은 “예산 관련 협의의 어려움이 있지만, 올해 사업을 86개소에서 141개소로 50% 정도 확대할 계획이다. 문해력 교육은 직접 시행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보건소에서 수요를 받아서 진행할 수는 있지만 노인층의 문해력을 높이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나영 연구위원은 “고령층의 디지털화 정보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서울 외 지역에 대한 디지털 환경 조사가 거의 없다. 발표에서 헬스플랜 2030 관련 논의를 의미있게 봤다. 5년마다 개정되는 정책 반영을 위해 대국민 리터러시 현황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교육 중심, 개인 차원으로 진행된다. 사회적, 구조적, 전반적으로 디지털 환경을 조사하고, 디지털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보건복지부 AI 사업의 노인 대상 성과가 높게 나타나고 있어 확대가 필요하고, 디지털 건강 형평성을 위한 사업을 활발하게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고령화서비스단 김택식 단장은 “노인 대상 사업을 하며 느끼는 것은 노인의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참여 약속을 철회하는 부분도 상당히 많고, 준비하는 사업이 쉽게 진행되지 않아 효과가 있는지 분석하기 위한 데이터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사업 관련 R&D가 많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구위기대응TF를 운영하고 있는데, 노인의 스마트 케어를 활성화하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작게 시범사업을 하고 설득하고 있는 상황으로, 앞으로 더 확산돼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노인층과 함께 디지털 취약 계층 전체를 아우르는 정책의 필요성과, 노인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정책의 지속 가능성 확보 부분과 함께 어느 부서가 관련 사업을 담당해야 하는가까지 실제 정책 수립까지 당면한 과제는 많이 남아 있지만, 노인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향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