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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IT

국산 의료기기 글로벌화, ‘병원’의 역할이 핵심이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 성장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 위해 병원-기업 협력 강조

최근 국내 의료기기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출시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는 현장 니즈 파악, 임상시험, 인허가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애로사항이 많다.

이에 병원이 의료기기 개발의 협력 주체로서 의료진의 참여를 통해 제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연구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개발 과정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마트의료기기 상생포럼과 한국스마트의료기기산업진흥재단(MeDiF)은 지난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38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3)에서 ‘국산 의료기기 글로벌 선점을 위한 병원-기업의 역할’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성장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병원과 기업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국내 혁신 스마트의료기기 기업들의 제품 및 기술, 연구개발, 시장 진출 사례 소개 ▲병원들의 의료기기 기업 지원 프로그램 소개 ▲국산 의료기기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선점을 위한 병원과 기업의 역할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


시작에 앞서 한국스마트의료기기산업진흥재단 허영 부이사장은 ‘스마트의료기기 산업의 글로벌화 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ICT 융합 등으로 점점 스마트해지는 의료시장에서 과거의 지원 및 개발 프레임만으로는 혁신의료기기를 맞이하기 부족하며, 대대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영 부이사장은 “2003년부터 2021년까지 세계 시장에서 국산 제품이 2%에도 미치지 못했다. 앞으로 우리 디지털 혁신의료기기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려면 지금 같은 패턴으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며,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부분을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좋은 기업과 제품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지원 정책과 국제 기준에 맞는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앞으로 디지털 치료기기 규정(MDR)에는 굉장히 중요한 게 임상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의료진과 병원 시설을 갖고 있으니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우수한 병원과 시스템, 거기에 연구 열정을 담으면 국산 의료기기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있을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서 나선 클라리파이 김종효 대표는 ‘AI 의료기기의 신뢰성 평가’를 강조했다.

김종효 대표는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들이 나서서 AI 의료기기의 신뢰성을 보증해주는 체계가 마련된다면, 기업은 신뢰성 보증을 획득하고, 의료 사용자는 투명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며, 결국 AI 의료산업 주도권 글로벌 선점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삼성병원 손영민 의공학연구센터장은 병원과 기업간 협력 개발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손영민 센터장에 의하면 의료기기 업체를 대상으로 혁신의료기기 연구개발 과정에 어려운 점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 대다수의 기업이 제품 기획부터 인허가, 시장정보 수집, 제품화와 사업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임상시험에 대한 어려움이 크게 나타났으며, 손영민 센터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객관화된 임상시험 설계와 양질의 임상 데이터를 마련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병원의 참여를 통해 임상 현장에 대한 이해와 타깃을 명확히 설정하고, 개발 제품에 대한 체험과 임상 근거 기반 검증과정을 거치는 시스템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산업과 의료계의 협력 구축이 가능하며, 혁신의료기기 개발과 사업화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병원과 기업간 협력 사례도 공유됐다. 손영민 센터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디지털 치료제와 전자약 분야의 신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해 구축한 병원 중심 연구협력 플랫폼 K-DEM(Digital&Electronic Medicine) Station을 소개했다. K-DEM Station은 연구 타당성 확보 및 인허가 추진을 위한 전략 설계 지원부터 임상 연구 전략 수립과 근거 창출, 사용적합성 평가, 의료현장의 미충족 수요 반영을 통한 혁신적인 치료법 개발 등 전주기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전북대병원 고명환 의생명연구원장은 현재 전북대병원에서 운영히는 탄소소재 생체적합성 의료기기 지원센터와 의료기기중개 임상시험지원센터 사례를 언급했다. 탄소소재 생체적합성 의료기기 지원센터와 의료기기중개 임상시험지원센터에서는 탄소 의료기기 제조(성형·성능평가), 임상용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시제품 제작, 정형재활의료기기 관련 아이디어 도출, 임상시험, 인허가, 시판 후 모니터링부터 해외 협력기관, 연구 및 개발기관 등 필요한 기관과의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단국대병원 국제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 모지훈 센터장은 충남대병원과 광기반 의료기기의 사용적합성 및 인허가를 지원하기 위해 ‘광융합기반 혁신의료기기 실증지원센터’를 운영한다고 소개했다. 병원 인프라를 활용해 국제 규격에 부합하는 상용화를 지원하고,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는 설명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우세준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의 국산 의료기기 개발 및 실증 지원을 담당하는 의료기기연구개발센터를 소개하며, 국산 의료기기 개발에 관해 병원과 의사가 임상에서 느낀 개선점을 기업에 적극 제시할 것을 강조했다. 

우세준 교수에 따르면 5년간 의료기기 기업 대상 심포지엄에서의 수요조사 결과, 기업들은 특히 임상시험 계획 승인, 임상시험 문서 개발 및 지원, 임상전문가와의 지원 연계 등 실제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의사들과의 컨택과 자문을 가장 많이 바랐다.


발제 이후 진행된 패널토의에서는 국산 의료기기 글로벌화의 핵심은 병원의 역할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고명환 연구원장은 병원이 중심이 돼 기업과 신뢰를 쌓아 같이 협업하고, 서포트를 해주며 올바른 장비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인허가 전 공식적으로 임상에서 사용해 볼 수 있는 법적인 제도가 뒷받침 되고, 이를 병원에서 적용할 수 있다면 기술이전과 대량생산으로의 길로도 나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세준 교수는 제품 판매에는 병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병원이 국산 의료기기를 많이 사용하면 의사들도 따라서 살 수 있다며, 중국에는 자국 의료기기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하는 제도가 있다는데, 병원급에서 의원급으로 전파될 수 있도록 그런 류의 정책이 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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