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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치매안심병동 인센티브’ 성공하려면 치매안심병원 운영 바뀌어야

양동원 대한치매학회 이사장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 27일 중증치매환자 집중 치료를 지원하기 위한 ‘치매안심병동 성과기반 인센티브 제공’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행동심리증상(폭력, 망상, 배회 등)·섬망 증상으로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운 치매 환자에 대해 집중 치료하고 지역사회로 복귀한 성과를 평가해 시범사업 기관에 수가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는 사업이다.

특히, 올해인 2023년에는 노인인구가 951만2000명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2025년에는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만큼 치매 노인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번 ‘치매안심병동 성과기반 인센티브 제공’ 시범사업이 앞으로 치매 노인 환자를 돌보는 데 있어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는 상황.

이에 양동원 대한치매학회 이사장(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과 ‘치매안심병동 성과기반 인센티브 제공’ 시범사업이 어떤 사업이고, 현재 진행 상황은 어떠하며, 2차 시범사업에서 우려되거나 개선이 필요한 점 등은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치매안심병동 성과기반 인센티브 제공’ 시범사업은 어떤 사업인가요?

A. 본 사업은 치매안심병원 및 전담팀을 갖춘 치매안심병동 설치 공립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치매안심병원은 보호자들을 힘들게 하는 신경 행동증상·섬망 증상을 동반한 치매 환자를 치료해서 초기에서 중기의 치매 환자가 불필요하게 요양시설로 가지 않고 지역사회 내에서 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설치한 병원입니다. 

따라서 본 사업은 치매 환자가 치매안심병원 입원 전부터 퇴원 후 연계까지 전 과정을 집중치료·관리 제공하는 과정을 평가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입원 기간 ▲퇴원 후 경로를 모두 평가해 입원기간을 단축하고 퇴원 후 적절하게 지역사회로 돌아갈 경우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시범사업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Q. 1차 시범사업 때에 성과는 어떠했나요? 또 어떤 문제점이 도출됐나요?

A. 치매안심병원과 본 시범사업의 경우 지역사회에서 치매 환자를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으나 의료 현장에서의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한 부분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코로나 19 장기화로 환자 발굴‧퇴원‧연계 등 치매안심병원 운영과 관련해 전반적인 위축 상태여서 어려움이 컸습니다. 

이와 함께 공급자 측면에서는 전문인력(신경과․정신과 의사, 임상심리사 등) 채용에 어려움이 있었고, 인력과 시설자원 투입 대비 충분치 못한 수가 수준으로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힘들었습니다. 

또한, 공급자 통제가 어려운 보호자 결정(퇴원 여부, 경로 등)에 의해서 인센티브 미지급이 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는 점도 공급자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부분입니다. 

수요자인 치매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는 지역사회 돌봄 연계‧지원 시스템 부족으로 인해 가정 등 지역사회 복귀(퇴원)할 동기가 낮았고, 시범사업 참여 대상기관 수(7개소)가 부족하며, 지역(대전·경북 등)이 제한돼 있어서 입원 결정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범사업에 참여한 환자 수가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는 있지만 신경 행동증상 환자 평균 입원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고,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서 치매 환자 지역사회 연계 관리 시스템을 정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Q. 이번에 진행되는 2차 시범사업은 어떤 내용이 담겨있으며, 1차 시범사업과 차이점은 무엇이 있나요?

A. 우선 치매안심병동 설치 공립요양병원까지 참여 병원 범위를 확대했으며, 이에 따라 사업명도 ‘치매안심병동 성과기반 인센티브 제공 시범사업’으로 변경됐습니다. 

또한, 1차 시범사업에서 인력 기준 충족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인력 기준을 완화했으며, 인센티브 제도도 개선해 인센티브를 인상하고, 입원 기간을 ‘90일 → 120일까지’로 추가 인정해 인센티브 미지급 발생을 줄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와 함께 시범사업 참여 전담팀 인력에 대한 인센티브 환류 권고 사항을 지침에 명시해 시범사업 참여 기관이 수령한 인센티브 금액이 시범사업 참여 인력의 실질적 처우개선에 활용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했습니다. 

Q. 2차 시범사업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시며, 어떤 보완 등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A. 2차 시범사업은 1차 시범사업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그 부분을 해결하고자 노력한 부분은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치매안심병원 제도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 해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치매안심병원 활성화를 위해서는 접근성이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편중된 공공요양병원 중심으로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참여 기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 인력 기준을 완화한 측면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치매에 대한 전문인력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치매안심병원과 치매안심병동이 일반 요양병원과 차별성을 가지기가 힘들어지게 되고, 시범사업의 결과 역시 더욱 왜곡될 우려가 큽니다.

이와 함께 치매 환자들이 신경 행동증상 혹은 인지기능 저하로 인한 증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만성질환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보다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에 대한 고민도 부족합니다. 

따라서 치매안심병원 운영 방안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미 시설 투자가 이루어진 비수도권 지방 공공요양병원의 경우 무리하게 입원 기간을 단축시키려 하기보다는 지방의 열악한 의료 시설을 보완하고 치매 환자 보호자들이 안심하고 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는 치매 전문 요양병원으로 활용하면서 지역 치매 환자 관리를 담당하게 해야 합니다.

또 수도권과 대도시 주변과 같이 의료 인프라가 활성화된 곳 중심으로 치매 환자의 급성기 치료를 담당하는 치매안심병원을 운영하면서 관련 노하우를 쌓아가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치매안심병동 성과기반 인센티브 제공 시범사업 외에 치매와 관련해 어떤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느끼시나요?

A. 치매가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치매 관리에 있어서 의료 분야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치매 환자와 보호자가 겪는 어려움을 덜어주는 복지 정책은 매우 중요하지만,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보건과 복지가 함께 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치매에 대한 정책이 활발하게 이뤄져 왔지만, 아직 의료 현장에서 치매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많습니다. 

특히, 치매 환자가 의료 시스템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치매 환자를 돌보는 분들에게 치매에 대한 이해와 환자 돌봄 방법을 교육하는 치매 가족 상담료 수가 도입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또한, 치매 예방효과가 입증된 인지중재치료에 대한 급여화도 치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의료 정책이라고 판단합니다. 

아울러 이미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치매안심병원 제도는 물론, 새로 시작되는 치매안심주치의 사업 역시 의료 현장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의 좀 더 세심한 노력이 요구됩니다. 

Q. 올해 학회의 사업계획과 향후 사업방향 등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작년에 20주년을 맞이한 대한치매학회는 그동안의 성과를 돌아보고 새로운 미션과 비전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치매로 고통받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한다’라는 미션 아래 치매 관련 연구, 학술, 교육 및 정책 개발을 공유함으로써 치매로 고통받지 않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우리 학회의 역량을 글로벌하게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국제협력 사업을 통해서 세계 속의 대한치매학회가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큰 그림 안에서 올해는 그동안 해왔던 치매 관련 학술 활동과 사회 기여 활동 및 정책 대안 제시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다양한 단체와 연계를 맺고 활동 범위를 더욱 넓혀가고자 합니다. 

2년에 한 번 대한치매학회가 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인 IC-KDA를 더욱 풍성하게 진행하고, 작년에 대한치매학회와 MOU를 맺은 미국의 Alzheimer's Association과 본격적인 협력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대한치매학회의 역량을 국제적으로 확대해나갈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2023년 1월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제로 항체치료제가 FDA 승인을 받게 되면서 주 치료 대상이 되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의 인식개선과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을 모색 중입니다. 

Q. 그 밖에 정부 및 의료계, 국민 등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급속한 고령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치매 문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고, 해결이 시급한 중요한 사회적 문제입니다. 

지난 10년간을 돌아보면 정부 및 치매 전문가, 국민들이 노력한 덕분에 우리나라의 치매 관련 연구 수준과 정부의 정책 대응은 세계적으로도 앞서나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2023년 발표된 FDA 치매 신약 사용 승인과 인지 중재 치료의 성과 등으로 인해 치매 치료와 관리에 있어서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성과의 의미가 퇴색될 우려가 큽니다. 

이와 관련해 이미 대한치매학회는 작년에 있었던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부분을 언급하면서 치매 치료와 관리에 있어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특히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끝으로 치매 분야를 대표하는 학회로서 앞으로도 학술 활동과 정책 대응 및 사회 기여에 대해서 이러한 부분이 반영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정부 당국과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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