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대 교수들의 정년은 65세이다. 그렇다면 개원의들이 생각하는 그들의 정년은 과연 몇 살일까?
우리나라의 교수들의 정년은 일반적으로 정년이 낮은 제조업(56.5세), 건설업(56.5세) 도·소매업(56.2세) 등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교적 정년이 높다는 광업(58.4세), 운수업(58.0세)도 교수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하지만 개원의들이 생각하는 자신들의 정년은 의대 교수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구에서 개원중인 내과 개원의는 “55세를 개인적인 정년으로 보고 있다”면서 “집사람은 아이들이 모두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는 일하라는 데 사실 그 때까지 일할 자신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개인적인 정년까지 앞으로 10년 남았는데 요즘 같은 추세라면 55세가 될 때까지라도 병원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강남구에서 개원중인 성형외과 개원의는 “욕심 같아서는 60세까지 하고 싶지만 그 때까지 환자가 오겠느냐?”면서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물러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개원의들이 희망하는 정년으로는 60세나 그 이상을 말하기도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55세 내외가 아니겠느냐는 입장을 전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정년 평균은 2000년 57.2세, 2001년 56.7세, 2002년 56.6세, 2003년 56.7세 2004년 56.8세로 56세 언저리를 항상 맴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의사들 중에는 개원의를 포기하고 정년보장이 확실한 공무원 등으로 진로를 틀어버린 경우도 종종 있다.
이와 함께 넘쳐 나는 의사 수를 조절하기 위해서라도 개원의에게 정년퇴직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계는 인력구조상 사망이나 폐업 등의 자연 퇴출이 아니고서는 퇴출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개원의 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정년퇴직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현재 독일의 경우 보험의협의회에 끼워 주지 않는 방법으로 정년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 개원의는 “예전 선배들이 자주 했던 ‘의사는 환자가 없는 날이 정년’이라는 말이 이제는 옛말이 된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